의정부에서 정업원의 혁파와 그 노비의 구처를 청하다
의정부에서 예조의 정문(呈文)에 의거하여 아뢰기를,
"정업원(淨業院)을 점차로 혁파(革罷)할 것을 이미 일찍이 수교(受敎)하였사오나, 양반(兩班)의 부인(婦人)이 남편이 죽은 뒤에 머리를 깎고 여승이 되는 것은 정절(貞節)을 온전히 하려고 함이오니, 반드시 집을 버리고 친족을 떠나서 못난 여성들과 패를 지어 밖에서 군거(群居)하는 것이 아니며, 또 주지(住持)의 호(號)가 중[僧]과 구별이 없사오니 더욱 옳지 못합니다. 마땅히 급히 파(罷)하여 각각 그 종(宗)으로 돌아가서 부도(婦道)를 온전하게 하고, 그 원우(院宇) 및 소속한 노비와 전토는 해조(該曹)로 하여금 구처(區處)하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예조 판서 허후(許詡)가 아뢰기를,
"원하옵건대, 정업원(淨業院)을 중부 학당(中部學堂)으로 삼고, 서울에 있는 노비를 그대로 주되, 만약 서울에 있는 노비의 수가 너무 많다면, 양현고(養賢庫)에 나누어 붙이고, 혹은 북부 학당(北部學堂)을 이 원(院)에 더 두어서 그대로 노비를 붙이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정업원은 본시 불우(佛宇)이므로, 사사(寺社)를 수리하는 일로써 장차 대신들과 의논해 하고자 하며, 노비는 상림원(上林園)에 주고자 한다."
하였다. 뒤에 모두 전농시(典農寺)에 붙이니, 서울에 있는 노비가 4백 84명이고, 주현(州縣)에 산재(散在)해 있는 자가 3천 25명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38책 122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5책 106면
- 【분류】윤리(倫理)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신분-천인(賤人) / 사상-불교(佛敎)
○議政府據禮曹呈啓: "淨業院漸次革罷, 已曾受敎。 兩班婦人, 夫死之後, 剃髮爲尼者, 欲全貞節, 不必棄家離族, 朋比庸尼, 群居於外。 且住持之號, 與僧無別, 尤爲未便, 理宜亟罷, 各歸其宗, 以全婦道。 其院宇及所屬奴婢土田, 令該曹區處。" 從之。 禮曹判書許詡啓: "願以淨業院爲中部學堂, 仍給其居京奴婢。 若以爲其居京奴婢之數過多, 則分屬養賢庫, 或加置北部學堂于此院, 仍屬奴婢。" 上曰: "淨業院, 本是佛宇, 欲以修寺社, 將議諸大臣爲之。 奴婢則欲給上林園。" 後皆屬典農寺, 居京奴婢四百八十四, 散在州縣者, 三千二十五口。
- 【태백산사고본】 38책 122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5책 106면
- 【분류】윤리(倫理)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신분-천인(賤人) / 사상-불교(佛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