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가 평안도 도절제사를 혁파할 것을 의논하다
세자(世子)가 우승지 이의흡(李宜洽)·좌부승지 안완경(安完慶)·우부승지 이사순(李師純)·동부승지 이계전(李季甸)을 인견하고, 평안도 도절제사를 파할 것을 의논하니, 의흡(宜洽)은 말하기를,
"다만 폐단이 있는 일을 제거할 것이고 한 도의 주장(主將)을 갑자기 혁파할 수 없습니다."
하고, 완경(完慶)은 말하기를,
"마땅히 혁파하여야 합니다."
하고, 계전(季甸)은 말하기를,
"신이 평안도에 친히 가 보지 않았으나, 박강(朴薑)에게 들었는데, ‘평안도에는 비록 절제사가 없더라도, 이미 강계(江界)·삭천(朔川) 두 절제사가 있으니 한 도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다.’ 하였으니, 이것으로 본다면 절제사를 혁파할 수 있습니다."
하고, 사순(師純)의 뜻은 계전과 같았다. 이때에 의논하는 자가 말하기를,
"도절제사는 한 방면의 병정(兵政)을 총할하는 것으로서 하삼도(下三道)에도 모두 두었거늘, 하물며 평안도는 나라의 중한 번진(藩鎭)이어서 하루도 주장이 없을 수 없는데, 이제 폐단이 있다 하여 혁파하고자 하니 이것이 무슨 뜻인가. 평안도의 폐단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8책 120권 30장 B면【국편영인본】 5책 73면
- 【분류】군사-지방군(地方軍)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世子引見右承旨李宜洽、左副承旨安完慶、右副承旨李師純、同副承旨李季甸, 議罷平安道都節制使。 宜洽曰: "但除有弊之事耳, 一道主將, 不可遽革。" 完慶曰: "當罷之。" 季甸曰: "臣於平安一道, 未曾親至, 聞諸朴薑云: ‘平安道雖無節制使, 旣有江界、朔川兩節制使, 可以將一道之兵。’ 以此觀之, 節制使可革也。" 師純之意, 與季甸同。 時議者曰: "都節制使, 摠一方兵政, 下三道亦皆置之, 況平安爲國重藩, 不可一日無主將也。 今以有弊, 欲革之, 是何意也? 平安之弊則不在乎是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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