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마전현의 풍수를 논한 목효지의 상서
목효지(睦孝智)가 상서(上書)하기를,
"지리(地理)의 술(術)이 사람의 길흉 화복에 가장 큰 것인데, 혹자들은 그 이치는 연구하지 않고 도리어 음양서(陰陽書)를 가지고 허탄하다 하여 조금도 유의하지 않으니, 참으로 웃을 만한 일입니다. 그 법이 적송자(赤松子)의 《청랑경(靑囊經)》에 근원하였는데, 지금은 그 경(經)이 없어져 세상에 전하지 않으오나, 삼대(三代) 이전의 경서에 보인 것에, ‘그 음양(陰陽)을 상본다.’ ‘집을 상보아 낙양(洛陽)을 정한다.’ 하였으니, 이것이 모두 성현(聖賢)의 저서(著書)에서 입언(立言)한 깊은 뜻입니다. 한(漢)나라 때에 미쳐서 회음후(淮陰侯)가 그 어머니를 장사하는데, 높고 건조한 땅옆에 만 집을 둘 만한 곳을 경영하려 하였으니, 여기에서 산천의 형승(形勝)과 지리의 학술이 유래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魏)나라에는 관로(管輅)가 있었고, 진(晉)나라에는 곽박(郭璞)이 있었고, 수(隋)나라에는 소길(蕭吉)이 있었고, 당(唐)나라에는 일행(一行)과 이순풍(李淳風)이 있었고, 오대(五代) 때에는 범월봉(范越鳳)이 있었고, 대송(大宋)에는 진희이(陳希夷)가 있었는데, 모두 옛사람의 전하는 것을 얻어서 세상에 이름났으니, 이것으로 본다면 땅을 상보는 술을 더욱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신(微臣)은 이 술(術)을 배운 지도 여러 해 되었습니다. 신유년에 특별히 성상(聖上)의 은혜를 입사와 여항(閭巷)에 편안히 있으면서 아침 저녁으로 조심하여 여러 글을 섭렵하여 대강 그 이치를 안 지 지금 8년이 되었습니다. 그 연원(淵源)과 정의(精義)의 묘한 것을 능히 알 수 없지마는, 그러나 그 대략만은 산수(山水)의 향배(向背)와 기맥(氣脈)의 취산(聚散)에 불과한 것입니다. 곽씨(郭氏) 《장서(葬書)》에 이르기를, ‘전기(全氣)의 땅은 구불구불하여 자유로 왔다갔다 하고 빙 둘러서 겹겹하고 싼다.’ 하고, 또 말하기를, ‘와서 쌓이고 그쳐 모이어 양(陽)과 음(陰)이 조화된다.’ 하였으니, 세상 사람이 혹 기운이 모인 땅을 만나면 신령이 편안하고 자손이 번성하옵지만, 만일 기운이 흩어진 땅을 만나면 신령이 편안하지 못하고 자손이 쇠잔하여지니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 주문공(朱文公)의 《경제문형(經濟文衡)》에 이르기를, ‘장(葬)이라고 말하는 것은 감춘다는 말이니, 그 조고(祖考)의 체(體)를 감추는 것이다. 자손으로서 그 조고의 체(體)를 감추려면 반드시 신중하고 정성스럽고 공경하는 마음을 다하여, 견고하고 편안하고 장구한 계교를 하여 형체가 온전하고 신령이 편안하게 하면 자손이 번성하여 제사가 끊어지지 않음은 자연한 이치이다. 근세 이래로 복서(卜筮)의 법은 폐하여졌으나, 땅을 선택하는 말은 아직 남아서 사서(士庶)가 조금 사력(事力)이 있는 집에서는 그 조선(祖先)을 장사하려 하는 자가 술사(術士)를 널리 초빙(招聘)하고 명산(名山)을 널리 찾지 않는 이가 없어서 가장 좋은 곳을 택한 연후에 쓰는데, 혹 택하기를 정하게 하지 못하여 땅이 길하지 못하면 반드시 수천(水泉)·누의(螻蟻)·지풍(地風) 등속이 있어 안에 해하여 형신(形神)을 편안하지 못하게 하고 자손도 또한 사망하고 멸절하는 근심이 있으니 두려운 일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신이 그 술법을 대단히 좋아하여 차마 손에서 놓지를 못합니다.
지난해 병인년 겨울에 양주(楊州)로부터 마전현(麻田縣) 북쪽에 이르러 그 강산의 형승(形勝)이 웅위(雄偉)하여 범상치 않은 것을 보고 한 산(山)을 찾아 얻었는데, 대리(大利)한 남향에 계좌정향(癸坐丁向)인데, 그 땅이 심히 옛사람의 말에 합하였습니다. 조산(祖山)의 내맥(來脈)이 고양산(孤陽山)으로부터 굴곡되고 뇌뇌 낙락(磊磊落落)하여 혹은 크고 혹은 작고 혹은 일어나고 혹은 엎드리고 천을(天乙)·태을(太乙)이 좌우에 따라 끼이어 여러 산이 옹위하였으니, 《장서(葬書)》에 말한, ‘형세가 만마(萬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 같으면 거기에는 왕자(王者)를 장사한다. ’는 것과 같았습니다. 형(形)으로 들어가는 곳에 이르러서는 주산(主山)이 높이 서고, 혈판[穴道]이 풍후(豐厚)하고 명당(明堂)이 넓으며, 평탄하고도 깊고 긴밀하고, 청룡·백호가 구불구불하여 둘러싸고 가로놓인 안산이 중중(重重)하고, 조대(朝對)가 첩첩으로 되어 있고, 수구(水口)와 한문(捍門)에 놓은 봉우리가 우뚝 서 있고, 양편 산이 빗장 지르듯 하여 하늘 밖을 범하지 않았으니, 《장서(葬書)》에 말한, ‘형상이 병풍을 진 것 같고 높직한 가운데에 서 있으면, 법에 그친 곳에 장사하면 왕후(王侯)가 굴기(崛起)한다.’ 한 것과 같고, 시내 물은 모여 들어 명당 안에 둘러 안고 대강은 유유하게 안산 밖에 둘렸으니, 《장서(葬書)》에 말한 ‘유유(悠悠)하고 양양(洋洋)하여 나를 돌아보고 머무르려고 한다. 그 오는 것은 근원이 보이지 않고, 그 가는 것은 흐르는 것이 보이지 않아서 산이 오고 물이 돌아오면 귀하고 수하고 재물이 있다.’ 한 것과 같았습니다. 도간(陶侃)의 착맥부(捉脈賦)에는, ‘자취를 발한 것이 멀고 멀고 형용이 단정하다. 좌우가 완전하게 굳고 산수가 모이고 응하면 젖가슴 사이에 혈법이 일정하여 있다. 신혼(神魂)이 이것으로 말미암아 편안하고 자손이 길이 길이 창성한다.’ 하였습니다. 신이 여러 말을 참고하여 이 산에 질정하여 보니, 옛사람의 말에 어긋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특별히 지리에 정통한 자를 명하여 다시 그 형세를 상고한 뒤에 수목을 심어서 미리 산 기운을 기르시면, 이것이 신의 지극한 소원입니다. 그러나 신이 비루하고 그릇된 술(術)을 가지고 우러러 천총을 번독하였으니, 황송하고 두려운 것이 마음에 얽히었습니다. 만번 죽을 죄를 범하였으니 몸 둘 곳을 알지 못합니다."
하니, 풍수학(風水學)에 내리었다.
- 【태백산사고본】 38책 120권 6장 A면【국편영인본】 5책 60면
- 【분류】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출판-서책(書冊) / 역사-고사(故事) / 정론(政論)
○甲戌/睦孝智上書曰:
地理之術於人, 吉凶禍福最大也, 而或者不究其理, 反以陰陽書爲誣誕, 略不加意, 誠可笑也。 其法源於赤松子 《靑囊之經》, 今其經旣亡, 不傳於世。 三代而上, 其見於經者, 曰相其陰陽, 曰相宅卜洛, 此皆聖賢著書立言之深意也。 降及於漢, 淮陰侯之葬其母也, 欲營高燥之地, 令旁可置萬家。 於是山川之勝、地理之學, 有自來矣。 魏有管輅, 晋有郭璞, 隋有蕭吉, 唐有一行、李淳風, 五代有范越鳳, 大宋有陳希夷, 皆得古人之傳, 以名于世。 由玆觀之, 相地之術, 尤不可不察也。
微臣之學此術, 蓋亦有年矣。 歲在辛酉, 特蒙上恩, 安居閭巷, 夙夜戰兢, 而涉獵諸書而粗知其理, 于今八年矣, 若其淵源精義之妙則非臣之所能知也。 然其大略, 不過山水之向背、氣脈之聚散耳。 郭氏 《葬書》云: "全氣之地, 宛委自復, 回環重復。" 又云: "來積止聚, 沖陽和陰。" 世之人或遇氣聚之地, 則神靈安而子孫盛, 若遇氣散之地, 則神靈不安而子孫凌替, 其可忽諸! 朱文公 《經濟文衡》云: "葬之爲言, 藏也, 所以藏其祖考之體也。" 以子孫而藏其祖考之體, 則必致勤重誠敬之心, 以爲固安久遠之計, 使其形體全而神靈得安, 則其子孫盛而祭祀不絶, 此自然之理也。
近世以來, 卜筮之法雖廢, 擇地之說猶存, 士庶稍有事力之家, 欲藏其先者, 無不廣招術士, 博訪名山, 擇其善之尤者, 然後用之。 其或擇之不精, 地之不吉, 則必有水樂螻蟻地風之屬, 以賊乎內, 使其形神不安, 而子孫亦有死亡滅絶之憂, 其可畏也。 以是微臣(酤)〔酷〕 嗜此術, 不忍釋手, 而去歲丙寅冬, 自楊州至于麻田縣北, 見其江山之勝, 雄偉非常, 尋得一山, 大利南向, 坐癸向丁, 其地甚合古人之說。
祖山之來脈, 自孤陽山委蛇曲折, 磊磊落落, 或大或小, 或起或伏, 天一太乙夾從左右, 群山擁衛, 如《葬書》所謂勢如萬馬自天而下, 其葬王者也。 至於入形入處, 主山高峙, 穴道豐厚, 明堂寬平而邃密, 龍虎蜿蜒而回抱, 橫案重重, 朝對疊疊, 水口捍門, 高峯卓立, 兩山關鎖, 不犯天外, 如《葬書》所謂形如負扆, 有隴中峙, 法葬其止, 王侯崛起者也。 溪澗朝集而環抱於明堂之內, 大江悠洋而繞纏橫案之外, 如《葬書》所謂悠悠洋洋, 顧我欲留, 其來無源, 其去無流, 山來水回, 貴壽而財也。
陶侃 《捉脈賦》: "發跡迢迢, 形容端正。 左右交固, 山水朝應。 胸乳之間, 穴法一定。 神魂由是安(馬)〔焉〕 , 子孫綿緜昌盛。" 臣參考衆說而質諸此山, 則似不違於古人之說, 伏望特命精於地理者, 更考其形勢, 而後栽植樹木, 預養山氣, 此臣之至願也。 然而微臣以鄙繆之術, 仰塵天聰, 悚悸交心, 輒昧萬死, 罔知攸措。
下風水學。
- 【태백산사고본】 38책 120권 6장 A면【국편영인본】 5책 60면
- 【분류】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출판-서책(書冊) / 역사-고사(故事) / 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