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117권, 세종 29년 8월 18일 정축 1번째기사
1447년 명 정통(正統) 12년
문·무신의 중시를 치르다
임금이 정전(正殿)에 나오지 않고 영집현전사(領集賢殿事) 하연(河演) 등에게 명하여 중시(重試)를 치를 문신(文臣)들을 근정전(勤政殿) 뜰에서 시험보이는데, 시제(試題)를, ‘집현전(集賢殿)에서 팔준도(八駿圖)를 올리는 전(箋)을 모의(模擬)함[擬集賢殿進八駿圖箋]’으로써 하였다. 이날에 사옹(司饔)·다방(茶房)·예빈시(禮賓寺)에서 구례(舊例)에 따라 음식과 술을 조금 차렸는데, 임금이 중관(中官)에게 명하여 내온(內醞)과 진수(珍羞)를 하사하니, 실로 유림(儒林)의 성사(盛事)이었다. 연(演)이 인하여 팔준시(八駿詩) 절구(絶句) 1수(首)를 지으니, 팔준(八駿)이란 것은 태조(太祖)가 잠저(潛邸) 시절에 전쟁할 때 쓰던 말이다. 임금이 또 문신(文臣)들에게 명하여 그 시(詩)를 화답(和答)하게 하여 족자[軸]를 만들어 집현전(集賢殿)에 간직하게 하였다. 이튿날에 책문[策]을 내어서 별시(別試) 볼 유생(儒生)들을 시험하였는데, 강경(講經)에 입격한 50인이 들어와 응시하였다. 또 금성 대군(錦城大君) 이유(李瑜)와 영중추원사(領中樞院事) 이순몽(李順蒙)·우찬성(右贊成) 김종서(金宗瑞) 등에게 명하여 무과(武科)를 광화문(光化門) 밖에서 시험하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7책 117권 9장 B면【국편영인본】 5책 33면
- 【분류】인사-선발(選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