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 112권, 세종 28년 5월 27일 갑오 2번째기사
1446년 명 정통(正統) 11년
승도들을 모아 경을 대자암에 이전하다
승도(僧徒)들을 크게 모아 경(經)을 대자암(大慈菴)에 이전하였다. 처음에 집현전 수찬(集賢殿修撰) 이영서(李永瑞)와 돈녕부 주부(敦寧府注簿) 강희안(姜希顔) 등을 명하여 성녕 대군(誠寧大君)의 집에서 금(金)을 녹이어 경(經)을 쓰고, 수양(首陽)·안평(安平) 두 대군(大君)이 내왕하며 감독하여 수십 일이 넘어서 완성되었는데, 이때에 이르러 크게 법석(法席)을 베풀어 대군(大君)·제군(諸君)이 모두 참예하고, 이 회(會)에 모인 중이 무릇 2천여 명인데 7일만에 파(罷)하였으니, 비용이 적지 않았다. 소윤(少尹) 정효강(鄭孝康)이 역시 이 회에 참예하였는데, 효강이 성질이 기울어지고 교사(巧邪)하여 밖으로는 맑고 깨끗한 체하면서 안으로는 탐욕을 품어, 무릇 불사(佛事)에 대한 것을 진심(盡心)껏 하여 위에 예쁘게 뵈기를 구하고, 항상 간승(奸僧) 신미(信眉)를 칭찬하여 말하기를,
"우리 화상(和尙)은 비록 묘당(廟堂)에 처하더라도 무슨 부족한 점이 있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6책 112권 27장 B면【국편영인본】 4책 676면
- 【분류】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