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군·제군·부마·백관 등 순서를 정하여 빈전에 진향하도록 하다
임금이 양녕(讓寧)·효령(孝寧) 두 대군(大君)으로 하여금 아울러 빈전(殯殿)에 진향(進香)할 것을 준비하게 하고, 다음은 경녕(敬寧) 이하 제군(諸君)이고, 다음은 이백강(李伯剛) 이하 부마(駙馬)이고, 다음은 왕비의 여러 형제의 순서로서, 날을 돌려가며 진향(進香)하고, 의정부(議政府)는 백관을 거느리고 진향(進香)하게 하고, 또 동궁(東宮)과 여러 대군(大君)과 공주(公主)·옹주(翁主)로 하여금 또한 각각 진향하게 하며, 또 편부(便否)를 의정부(議政府)와 예조에 물으니, 모두
"가합니다."
하였다. 서연관(書筵官)이 사사로 의논하는데, 김문(金汶)이 말하기를,
"왕비 생시(生時)에 왕자가 풍정(豐呈)을 베풀 수 없으니, 요전(澆奠)043) 은 평생시(平生時)를 형상한 것이다. 무슨 불가할 것이 있는가."
하였다. 어효첨(魚孝瞻)·하위지(河緯地) 등이 불가하다고 말하고, 인하여 아뢰기를,
"조석전(朝夕奠)은 동궁(東宮)이 주장하고, 은전(殷奠)044) 은 주상(主上)께서 주장하시는데, 지금 동궁(東宮)과 여러 대군(大君) 이하가 조석전(朝夕奠) 이외에 또 요전(澆奠)을 베푸니, 마치 동궁이 여러 대군의 전(奠)에 참예하는 것 같아서, 옳지 못할 것 같고, 주상(主上)으로서 참예하지 않은 것도 또한 불가합니다. 옛날 당(唐) 덕종(德宗)의 소덕 황후(昭德皇后)가 붕(崩)하였는데, 왕공(王公)과 대신(大臣) 이성(李晟)이 서로 차례로 요전(澆奠)하고, 친황자(親皇子)는 은전(殷奠)의 예(例)가 없었으니, 지금 동궁과 여러 대군이 진향(進香)하는 것이 또한 미안(未安)할 것 같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승정원(承政院)에 이르기를,
"이 예(禮)를 나도 의심하고, 서연관(書筵官)도 또한 말하는데, 동궁과 여러 아들과 공주(公主)가 산릉(山陵)을 치른 뒤에 혹은 혼궁(魂宮)에 전(奠)하고, 혹은 산릉(山陵)에 헌(獻)하고, 또한 빈전(殯殿)에 전(奠)하는 것이 어떠한가. 예조(禮曹)와 의정부(議政府)로 하여금 함께 의논하게 하라."
하였다. 정부(政府)에서 아뢰기를,
"빈전(殯殿)에 진향(進香)하는 것은 의리에 해로울 것이 없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6책 112권 2장 A면【국편영인본】 4책 664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上令讓寧、孝寧兩大君, 竝備進香于殯殿, 次敬寧以下諸君, 次李伯剛以下駙馬, 次王妃諸兄弟, 輪日進香, 議政府率百官進香, 又令東宮及諸大君公主翁主亦各進香。 且問便否于議政府與禮曹, 皆以爲可, 書筵官私自議之。 金汶曰: "王妃生時, 王子得設豐呈澆奠, 所以像平生也, 何不可之有?" 魚孝瞻、河緯地等以爲: "不可。" 仍啓曰: "朝夕奠, 東宮主之; 殷奠, 主上主之。 今東宮諸大君以下, 於朝夕奠外, 又設澆奠。 若東宮參諸大君之奠, 似爲未便, 以主喪而不之參, 又爲不可。 昔唐 德宗 昭德王后崩, 王公及大臣李晟等, 相次澆奠, 而親皇子無殷奠之例。 今東宮諸大君進香, 又恐未安。" 上謂承政院曰: "此禮, 予亦疑之, 書筵官亦言之。 東宮及諸子公主, 於山陵後或奠魂宮, 或獻山陵, 抑亦奠于殯殿何如?" 令禮曹議政府同議。 政府以爲: "殯殿進香, 無害於義。"
- 【태백산사고본】 36책 112권 2장 A면【국편영인본】 4책 66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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