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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105권, 세종 26년 7월 10일 정사 1번째기사 1444년 명 정통(正統) 9년

연생전에 벼락이 떨어져 궁녀가 죽다

비가 오고 우레하였다. 벼락이 연생전(延生殿)에 떨어져 사기(司記) 차씨(車氏)가 죽었으며, 연지동(蓮池洞)에서 한 여자가 벼락을 맞았고 창덕궁 옛 중추원(中樞院)에도 벼락이 떨어졌다. 임금이 우의정 신개(申槪)·좌찬성 하연(河演)·우찬성 황보인(皇甫仁)·좌참찬(左參贊) 권제(權踶)·우참찬 이숙치(李叔畤)를 불러 이르기를,

"오늘 연생전에 벼락이 떨어져 궁녀가 벼락에 죽었으니 어찌 재변(災變)이 아니겠는가. 옛날 명나라홍무(洪武) 때에는 근신전(謹身殿)에 천둥하고 벼락이 떨어졌으며, 영락(永樂) 때에는 봉천(奉天)·화개(華蓋)·근신(謹身)의 세 궁전에 벼락이 떨어져 화재가 나니, 두 황제가 다 근신하여 몸을 닦고 반성하였으며, 천하에 대사령(大赦令)을 내려 하늘의 꾸짖음에 보답하였다. 지금 하늘이 내전(內殿)에 벼락을 떨어뜨려 꾸짖는 뜻을 보이니 내가 매우 두렵다. 사령(赦令)을 내려 비상한 은혜를 베풀고자 하는데 어떻겠는가. 무릇 백성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의논하여 아뢰라."

하니, 여러 사람들이 의논하여 아뢰기를,

"하늘의 천둥·벼락은 양기(陽氣)가 서로 부딪치는 것으로, 그 기운에 저촉되는 자는 죽는 것입니다. 나무와 돌과 새와 짐승에 이르기까지 또한 간혹 벼락을 맞아 죽는 일이 있는 것이온데, 어찌 사람의 일이 선하고 악한 것에 관계가 있겠습니까. 또 연생전(延生殿)은 본래 정전(正殿)이 아니옵고, 또 큰 벼락이 이른 것도 아니므로 재변(災變)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백성을 즐겁게 할 일은 근간에 한재로 인하여 남김없이 거행하였으므로 지금 다시 아뢸 것이 없습니다."

고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궁녀(宮女)와 궁중의 취사부(炊事婦)들이 오래도록 내전에서 답답하게 지내니, 내가 그 수를 줄여서 내보내고자 한다. 또 민간(民間)의 포흠(逋欠)도 또한 수량을 헤아려 감면하고 싶다. 나이가 80세 이상 되는 노인으로서 시위(侍衛) 영(營)이나 진(鎭)에 소속되어 복무(服務)함이 이미 오래 된 자와 각 관사의 이전(吏典)으로서 한산인이 되어 임명을 기다리는 자에게는 품계(品階)에 따라 벼슬을 제수하고, 시위 갑사(寺衛甲士)의 수(數)를 줄이며, 양계(兩界)의 성 쌓는 공사를 정지하고자 하는데 어떻겠는가."

하니, 모두 말하기를,

"한산인(閑散人)이 된 이전(吏典)이나 노인들에게 벼슬을 제수하는 등의 일은 임금의 분부가 진실로 마땅합니다. 그러나, 궁녀는 그 어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분해 골라서 내보낼 것이며, 취사부(炊事婦)는 번(番)을 나누어 교대로 입번하게 하면 거의 편의하고 유익할 것이옵니다. 또 영·진에 시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에 있어서는 그 수가 적지 않으므로 골고루 관작(官爵)을 줄 수는 없겠습니다. 갑사(甲士)는 총수가 1 천 인 이내인데, 양계에 부방(赴防)하는 사람을 제외하면 시위의 수는 7백여 인에 지나지 않을 뿐이오며, 포흠(逋欠)에 대하여는 지난해에 한재가 있다고 하여 이미 일찍이 감면하였는데, 지금 또 감면한다면 나라에 저축이 없어질 것이옵니다. 또 동서 양계의 방어는 가장 긴급한 것이므로 그곳의 성들은 점차로 축조해야 마땅할 것이옵고 이 일로 인하여 폐지할 수 없사오니, 예전 그대로 하는 것이 온당하겠습니다."

고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경 등의 말이 그럴듯 하다. 궁중 취사부의 번(番) 나누는 일과 이전이나 노인에게 벼슬을 제수하는 등의 일을 도승지 이승손(李承孫)으로 하여금 성안(成案)하여 아뢰게 하라."

하고, 계속하여 명하기를,

"사령(赦令)을 내리는 것은 소인(小人)들에 다행한 일로서 아름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재변(災變)이 일어나니 감히 하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불쌍히 여겨 너그러운 은전(恩典)을 베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각 해의 사유(赦宥)한 전례를 조사하여 아뢰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4책 105권 4장 A면【국편영인본】 4책 568면
  • 【분류】
    과학-천기(天氣) / 역사-고사(故事) / 군사-중앙군(中央軍) / 군사-관방(關防) / 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

    ○丁巳/雨。 雷震延生殿, 司記車氏死, 及震一女于蓮池洞昌德宮、古中樞院。 上召右議政申槪、左贊成河演、右贊成皇甫仁、左參贊權踶、右參贊李叔畤謂曰: "今日震延生殿, 宮女震死, 豈非災變歟? 昔洪武時, 雷震謹身殿; 永樂時, 奉天華盖謹身三殿災, 二帝皆側身修省, 大赦天下, 以答天譴。 今天震內殿, 以示譴責, 予甚懼焉, 思欲赦宥, 以示非常之恩, 何如? 凡所悅民之事, 僉議以聞。" 僉議啓: "天之雷震, 陽氣擊搏, 觸其氣者死, 至於木石禽獸, 亦或有震死, 豈係於人事之善惡乎? 且延生殿, 固非正殿, 而又不至於大震, 未可謂之災變也。 悅民之事, 近因旱災, 擧行無遺, 今復無所啓。" 上曰: "宮女及執饌婢子, 久鬱於內, 予欲減出。 且民間逋欠, 亦欲量數蠲除, 年八十以上老人侍衛營鎭屬從仕已久者及各司吏典就閑待差者, 隨品除職。 減侍衛甲士之數, 停兩界築城之役, 何如?" 僉曰: "就閑吏典老人除職等事, 上敎允當。 若宮女則擇其賢否而出之; 執饌婢子, 分番遞入, 庶乎便益。 至於侍衛營鎭之人, 其數不少, 不可遍施官爵。 甲士一千內, 除兩界赴防, 則侍衛之數, 不過七百餘人而已。 逋欠則去年因旱, 已曾蠲減, 今若又減, 則國無所儲。 且東西兩界, 防禦最緊, 其城子宜當漸築, 不可以此而廢之也, 仍舊爲便。" 上曰: "卿等之言然矣。 執饌婢子分番事及吏典老人除職等事, 令都承旨李承孫磨勘以啓。" 仍命曰: "赦者, 小人之幸, 非美事也。 然災變荐臻, 敢不畏天恤民, 以示寬恩? 其考各年赦宥舊例以聞。"


    • 【태백산사고본】 34책 105권 4장 A면【국편영인본】 4책 568면
    • 【분류】
      과학-천기(天氣) / 역사-고사(故事) / 군사-중앙군(中央軍) / 군사-관방(關防) / 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