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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104권, 세종 26년 6월 9일 정해 2번째기사 1444년 명 정통(正統) 9년

신급제·황효원 등이 은영연을 하사한 것에 전문을 올려 사례하다

신급제(新及第) 황효원(黃孝源) 등이 전문(箋文)을 올려 은영연(恩榮宴)을 하사한 것에 대하여 사례하였다. 그 전문에 이르기를,

"천지(天地)가 넓게 조화(造和)하여 곡진하게 만물을 기르시매, 초야(草野)의 미천(微賤)한 자취가 특별하신 은총을 잘못 입사와, 돌이켜 보아도 맞지 아니하여 감격과 부끄러움이 가슴을 설레입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 등은 연참(鉛槧)095) 의 얕은 재주와 무예[橐鞬]의 말기(末技)로서, 지식은 어로(魚魯)를 분간하지 못하오니 어찌 오거(五車)의 글을 읽었으며, 재주는 활도 잘 쏘지 못하는데 어찌 육도(六鞱)를 쓰겠습니까. 오랫동안 교육의 보람을 저버렸사오매, 스스로 헤아리건대, 도태되어야 마땅할 것으로 여겼사오니, 어찌 외람되게 등용될 줄을 기약했으며, 어찌 외람되게 과거에 뽑혔겠습니까. 여창(臚唱)096) 이 대궐 안에 전하매, 궐내에는 전하의 임어(臨御)가 계시었고, 추종(騶從)의 떠드는 소리가 거리에 수(繡)놓으매, 도성(都城) 사람들의 듣고 보는 것을 드높게 하였습니다. 혹은 벼슬을 주시어 은총은 더하시고, 다시 잔치를 내리시어 영광을 더하시어, 신선의 음악이 공중에 울리매, 하늘 같은 은택을 쏟아 적시고, 궁화(宮花)가 해에 비치매, 광채는 봄날 우로(雨露)에 어리었습니다. 취한 기운은 뼈를 훈훈하게 하고, 상서(祥瑞)의 빛에 눈을 닦았습니다. 공경히 생각하옵건대, 주상 전하께서는 신(神)이시며, 성인(聖人)이시오라, 문(文)과 무(武)를 믿으시며, 우조(虞朝)의 사문(四門)을 열으시매, 영웅과 호걸을 망라(網羅)하였습니다. 주(周)나라 육예(六藝)를 흥기(興起)시키매, 문장(文章)으로 치평(治平)을 이루시어, 드디어 노둔(駑鈍)한 무리들로 하여금 홍은(鴻恩)의 성함을 입게 하셨습니다. 신 등은 삼가 마땅히 뒷날의 공효를 올리기 위하여 초심(初心)을 닦사옵니다. 의리를 지키기는 경전(經傳)에 의거하매 주상을 도우는데 욕됨이 없게 하고, 절개를 다해서 적을 막으매, 맹세는 투구 끈을 맬 때부터 변함이 없겠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3책 104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4책 563면
  • 【분류】
    인사-선발(選拔) / 어문학-문학(文學)

  • [註 095]
    연참(鉛槧) : 문필(文筆).
  • [註 096]
    여창(臚唱) : 급제자가 호명되어 전상(殿上)에 들어가 알현하는 것.

○新及第黃孝源等上箋謝賜恩榮宴。 其箋曰:

乾坤洪造, 曲遂群生。 草茅微蹤, 謬霑殊渥。 省循非稱, 感愧交懷。 伏念臣等鉛槧譾材, 蠹鞬末技。 識昧魚魯, 寧窮五車之書; 才謝蝨輪, 敢聘六韜之策? 久負作新之化, 自揣揚汰之宜。 何期猥入於甄收, 竝得濫與於科選? 臚傳紫霄, 裏儼重瞳之昭臨; 騶哄綺陌, 閒聳都人之觀聽。 或爵而加寵, 復宴以增榮。 仙樂飄空, 霈宣雲天之澤; 宮花映日, 光凝雨露之春。 醺骨沈酣, 拭目焜耀。 恭惟主上殿下, 乃神乃聖, 允武允文。 闢朝之四門, 網羅英傑; 興家之六藝, 黼黻治平。 遂令駑鈍之徒, 杖荷鴻恩之腆。 臣等謹當激昻, 後効砥礪。 初心守義據經, 期無忝於補袞; 竭節禦侮, 誓不渝於結纓。


  • 【태백산사고본】 33책 104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4책 563면
  • 【분류】
    인사-선발(選拔)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