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사 유수강이 칙서와 관복을 가지고 북경에서 돌아오다
사은사(謝恩使) 유수강(柳守剛)이 칙서(勅書)와 관복(冠服)을 싸 가지고 북경으로부터 돌아오니, 왕세자(王世子)가 군신을 거느리고 오리정(五里亭)에서 맞이하였다. 그 칙서에 이르기를,
"조선은 나라의 동번(同蕃)이 되여 왕의 선조(先祖)들은 조정의 명령을 공경하여 받들고 지경을 보전하여 백성을 편하게 하고, 상국을 섬기는 정성이 오래 될 수록 더욱 정성스러워서 우리 조종(祖宗) 때로부터 은혜와 예도로써 회무(懷撫)하였으며, 다른 번국(蕃國)보다 더욱 융성하고 후하게 하였다. 짐(朕)이 대통(大統)을 이음에 왕도 잘 선지(先志)057) 를 이어서 충성하고 공경함이 진실로 돈독하였고, 조공(朝貢)을 때때로 하며, 모든 유시하는 바 변방의 일을 모두 잘 좇아 받들어 어긋나고 게으름이 없으니, 왕은 참 어질도다. 이제 사신 중추원 부사(中樞院副使) 유수강(柳守剛)이 돌아가기에 특별히 관복(冠服)을 주어 권우(眷遇)하는 뜻을 표시하노니, 왕은 짐(朕)의 지극한 마음을 몸받아 공경히 예도로서 준수하여 한가지로 태평을 즐기고 길이 후세에 전하라. 혹 부근의 오랑캐들이 국가의 기강(紀綱)을 소란하게 하여 변방의 걱정꺼리가 되는 자는 왕이 어루만져 편안하게 하며, 심한 자는 주문(奏聞)하고 토벌하여 잡는다면, 더욱 왕의 나라에 충성하고 백성을 보호하려는 뜻을 족히 볼 것이니 공경할지어다. 그리고 면복(冕服)으로 구류향조추사 평천관(九旒香皂皺紗平天冠) 1정(頂), 구장 견지사곤복(九章絹地紗袞服) 1부(副)로서, 심청장화 곤복(沈淸粧花袞服)·백소 중단(白素中單)·훈색장화 전후상(纁色粧花前後裳)·훈색장화 폐슬(纁色粧花蔽膝)·훈색장화 금수(纁色粧花錦綬)·훈색장화 패대(纁色粧花珮帶)·홍백소 대대(紅白素大帶), 옥규(玉圭) 1개, 대홍소저사석(大紅素紵絲舃) 한 쌍, 대홍평라 소금운룡협포보(大紅平羅銷金雲龍夾包褓)의 큰 것 3개, 홍주 견단(紅紬絹單) 하나, 천홍 포과전(茜紅包裹氈) 셋이고, 상복(常服)은 향조추사 익선관(香皂皺紗翼善冠) 1정(頂), 옥대(玉帶) 1개, 포복(袍服) 3습(襲)으로 각각 3건(件)이니, 저사 대홍직금 곤룡암 골타운포(紵絲大紅織金袞龍暗骨朶雲袍)·청암화답획(靑暗花褡𧞤)·흑록암화 철릭(黑綠暗花貼裏), 사대홍직금 곤룡암골타운포(紗大紅織金袞龍暗骨朶雲袍)·청암화답획(靑暗花褡𧞤)·앵가록화 철릭(鷪哥綠花貼裏), 나대홍직금 곤룡포(羅大紅織金袞龍袍)·청소답획(靑素褡𧞤)·유청소철릭(柳靑素貼裏), 조록비화(皂鹿皮靴) 한 쌍, 대홍숙견 관록(大紅熟絹冠) 1개, 대홍숙견 단포보(大紅熟絹單包褓) 5개, 주홍칠 복갑(硃紅漆服匣) 1개를 반사(頒賜)한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3책 103권 30장 B면【국편영인본】 4책 548면
- 【분류】외교-명(明)
- [註 057]선지(先志) : 선왕의 뜻.
○謝恩使柳守剛齎勑書及冠服, 回自京師, 王世子率群臣迎于五里亭。 其勑曰:
朝鮮爲國東蕃, 王之先世, 祗膺朝命, 保境安民, 事上之誠, 益久益虔。 自我祖宗懷以恩禮, 視諸蕃國, 尤爲隆厚。 朕承大統, 王克紹先志, 忠敬誠篤, 朝貢以時, 凡所諭邊事, 悉能遵奉, 罔有違怠, 王其賢矣哉! 今使臣中樞院副使柳守剛回, 特賜冠服, 以表眷遇之意。 王其體朕至懷, 恪遵禮度, 同樂太平, 傳之永世。 或附近夷人干擾國紀, 爲邊患者, 王其撫安之, 甚者奏聞勦捕之, 尤足見王忠國保民之意。 欽哉! 頒賜冕服九旒香皂皺紗平天冠一頂、九章絹地紗袞服一副、深靑粧花袞服白素中單纁色粧花前後裳纁色粧花蔽膝纁色粧花錦綬纁色粧花珮帶紅白素大帶玉圭一、大紅素紵絲舃一雙、大紅平羅銷金雲龍夾包袱大三、紅紬絹單一、茜紅包裹氈三。 常服香皂皺紗翼善冠一頂、玉帶一、袍服三襲各三件、紵絲大紅織金袞龍暗骨朶雲袍靑暗花褡𧞤黑綠暗花貼裏紗大紅織金袞龍暗骨朶雲袍靑暗花褡𧞤鸚哥綠花貼裏羅大紅織金袞龍袍靑素褡𧞤柳靑素貼裏皂鹿皮靴一雙、大紅熟絹冠盝一、大紅熟絹單包袱五硃紅漆服匣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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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류】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