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승차하여 제수된 사람을 검핵하지 않고 고신에 서명한 대간과 이를 사은을 베풀어 무마시키려 한 이보흠 등을 벌하다
이 앞서 병조(兵曹)에서 착오로써 부사직(副司直) 이보흠(李甫欽)을 사직(司直)으로 승차하여 제수하였는데, 이때에 대간(臺諫)들도 이를 모두 검핵(檢覈)하지 않고 고신(告身)에 서명(署名)하였던 것이었다. 〈늦게야〉 병조(兵曹)에서 이를 깨닫고 장차 개정하려 하는데, 좌랑(佐郞) 김종순(金從舜)이 가만히 보흠에게 일러주니, 보흠(甫欽)이 지레 사은을 행하였다. 드디어 병조 판서 정연(鄭淵)·참판(參判) 신인손(辛引孫)·좌부승지(左副承旨) 황수신(黃守身)·정랑(正郞) 원자직(元自直), 좌랑(佐郞) 여효온(余孝溫)·김종순(金從舜)과 대사헌(大司憲) 민신(閔伸)·집의(執義) 이중윤(李中允)·장령(掌令) 이숭지(李崇之), 지평(持平) 권기(權技)·신자수(申自守), 좌사간(左司諫) 신기(愼幾)·지사간(知司諫) 신자근(申自謹)·우헌납(右獻納) 손사성(孫士晟)·좌정언(左正言) 윤면(尹沔)·우정언(右正言) 우계번(禹繼蕃) 등을 의금부(義禁府)에 내려 조사하게 하였더니, 의금부에서 아뢰기를,
"이보흠(李甫欽)이 생각하기를, ‘만일 사은을 지레 행하면 특별히 임금님의 덕을 입어 그대로 사직(司直) 벼슬을 주실 것이라.’ 하여 은택(恩澤)을 희망하였사오니, 율이 곤장 1백에 해당하옵고, 여효온과 원자직은 곤장 70대에, 김종순은 곤장 1백 대에 해당됩니다."
하니, 명하여 보흠은 장(杖) 1백 대를 속(贖)바치고, 효온은 1등을 감하여 장 60대를 속바치게 하며, 자직은 공신의 아들이라 하여 논의하지 않고, 대간(臺諫)은 모두 좌천하였으며, 종순도 역시 공신의 자손이라 하여 그 직책만을 파면하고, 연·인손·수신 등은 특별히 사면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3책 103권 3장 B면【국편영인본】 4책 534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사법-행형(行刑)
○丙辰/先是, 兵曹誤以副司直李甫欽, 陞授司直, 時臺諫皆不檢覈, 已署告身。 兵曹覺之, 將改正, 佐郞金從舜密諭甫欽, 甫欽經行謝恩, 遂下兵曹判書鄭淵、參判辛引孫、左副承旨黃守身、正郞元自直、佐郞余孝溫ㆍ金從舜及大司憲閔伸、執義李中允、掌令李崇之、持平權技ㆍ申自守、左司諫愼幾、知司諫申自謹、右獻納孫士晟、左正言尹沔、右正言禹繼蕃等于義禁府劾之。 義禁府啓: "李甫欽以爲: ‘若經行謝恩, 則特蒙上德, 仍拜司直。’ 希望恩澤, 律該杖一百。 余孝溫、元自直杖七十, 金從舜杖一百。" 命甫欽贖杖一百; 孝溫減一等贖杖六十; 自直以功臣之子, 勿論; 臺諫皆左遷; 從舜亦以功臣之孫, 只罷其職; 特赦淵、引孫、守身等。
- 【태백산사고본】 33책 103권 3장 B면【국편영인본】 4책 534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사법-행형(行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