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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102권, 세종 25년 11월 2일 계축 1번째기사 1443년 명 정통(正統) 8년

호조에 공법을 실시할 방도를 하교하고 중외에 이를 알릴 것을 명하다

호조에 하교하기를,

"우리 나라 손실(損實)의 법이 김지(金祉)가 지은 주관 육익(周官六翼)에 보이는데, 대개 고려(高麗) 때부터 이미 행한 것이었다. 이것이 비록 아름다운 법이나, 수세(收稅)의 가볍고 무거움이 관리의 한때의 보는 것에서 나왔으므로, 경중(輕重)을 크게 잃고 백성의 폐해도 또한 많았다. 또 하나하나 쫓아서 손실(損實)을 정하는 것은 옛부터 경전(經傳)에 없었다. 대개 공법은 중국에서 삼대(三代) 때부터 지금까지 행하여 바꾸지 않았고, 본국에서도 이미 하삼도(下三道)에 시험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의 절목은 다하지 못한 곳이 있으니, 지금 마땅히 자세히 헤아려서 다시 정한다면 거의 백성에게 편할 것이다.

그 첫째는, 종전에는 3등 전척(田尺)의 장단(長短)과 3등 전방면(田方面)이 그 차(差)가 고르기는 하나, 실지 면적의 차는 고르지 못하였으니, 지금 각 등급의 한전(旱田)과 수전(水田)을 한 모양으로 고쳐 측량하여, 조세(租稅)를 등급을 보아 가감(加減)하여 고제(古制)에 따르게 하라. 이미 고제를 따른 것이라면, 밭을 계산하는 자(尺)와 결·복·속·파를 옛날 제도에 의하지 않고, 종전 그대로 하는 것은 편하지 못하니 마땅히 주척(周尺)을 써서 고쳐 측량하여야 할 것이나, 1, 2년 내에는 고쳐 측량하기가 쉽지 않으니 우선 구전안(舊田案)을 가지고 먼저 5등의 전품으로 나누고, 결·복·속·파를 고쳐 경(頃)·묘(畝)·보(步)의 법으로 만들어 5등의 조(租)를 거두면, 거의 고제(古制)와 시무(時務)가 아울러 행하여져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그 둘째는, 지난날에 도(道)를 3등으로 나누고 고을[官]을 3등으로 나누며, 밭을 3등으로 나누었는데, 실은 정밀하지가 못하였다. 대개 수전(水田)은 하삼도에 비옥한 것이 많고 경기·황해도가 다음이고, 강원·함길·평안도가 그 다음이며, 한전(旱田)은 비옥하고 척박한 것이 8도가 거의 한결같고, 또 한전의 소출이 수전에 미치지 못하나, 이제 마땅히 수전과 한전을 각각 5등을 나누어 한전 제 1등은 수전 제 2등에 준하고, 한전 제5등은 수전 제 5등의 아래에 있게 하여 각도 각 고을을 등급 지어 나누지 말고, 팔도의 전지를 합하여 다만 전품(田品)을 보아서 등급을 나눌 것이다.

셋째는, 주례(周禮)에는 사가(司家)060) 의 관원이 들에 순행하여 농사 형편을 보아서 해의 상등·하등에 따라 거두는 법을 내었으니, 공법은 그 해의 풍흉(豐凶)을 보아서 그 세(稅)를 올리고 내리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지금도 상·중·하 3등을 각각 3등으로 나누어 합해 9등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단지 3등으로만 나누면 상하 사이의 조세(租稅)의 경중이 너무 두드러지게 다를 것이니, 만일 9등으로 나누면 비록 맞지 않더라도 심히 서로 멀지는 않을 것이다. 매년 9월에 각 고을의 수령이 화곡의 결실 상황을 살피어 해의 등급을 감사에게 보고하고, 감사는 다시 검토(檢討)를 가하여 수전과 한전을 각각 따로 등급을 나누어 계문(啓聞)하되, 만일 각 고을의 화곡이 크게 판이하면 각 고을의 등급을 나누어 계문(啓聞)하라. 의정부와 육조에 내려 시행하게 하겠으니, 너희 호조는 중외(中外)에 효유(曉諭)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3책 102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4책 520면
  • 【분류】
    재정-전세(田稅) / 역사-고사(故事)

  • [註 060]
    사가(司家) : 농사를 맡음.

○癸丑/下敎戶曹:

我國損實之法, 見於金祉所撰《周官六翼》, 蓋自高麗已行之矣。 此雖美法, 然收稅輕重, 出於官吏一時所見, 輕重大失, 民弊亦多。 且逐段損實, 自古經傳無之。 夫貢法, 中國自三代以至于今, 行之不易。 本國已於下三道試驗, 其間節目, 有未盡處, 今宜詳度更定, 庶幾便民。

其一, 前此三等田, 尺長短三等田方面, 其差雖均, 然實積之差不均。 今各等旱田水田, 一樣改量, 租稅視等加減, 以遵古制。 旣遵古制, 則其計指田尺結卜束把, 不依古制, 仍舊未便, 宜用周尺改量。 然一二年內, 未易改量, 姑將舊田案, 先分五等田品結卜束把, 改作頃畝步法, 以收五等之租, 庶幾古制時務, 竝行不悖。

其二, 向者分道爲三等, 分官爲三等, 分田爲三等, 實爲未精。 蓋水田, 下三道多膏腴, 京畿黃海道次之, 江原咸吉平安道又次之。 旱田膏瘠則八道大槪如一, 又旱田所出, 不及水田。 今當水田旱田各分五等, 旱田第一等, 準水田第二等; 旱田第五等, 在水田第五等之下。 各道各官勿分等第, 合八道之田, 但視田品分等。

其三, 《周禮》司稼之官, 巡野觀稼, 視年上下, 以出斂法, 則貢法視其年之豐歉, 上下其稅可知。 今亦以上中下三等, 各分三等, 合爲九等, 止分三等, 則上下之間, 租稅輕重懸絶。 若分九等, 則雖不中, 不甚相遠。 每歲季秋, 各官守令審禾穀結實之狀, 報年等第于監司, 監司更加檢覈, 水田旱田, 各別分等啓聞。 若各官禾穀, 大有不同, 則分各官等第啓聞, 下議政府六曹施行。 惟爾戶曹, 曉諭中外。


  • 【태백산사고본】 33책 102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4책 520면
  • 【분류】
    재정-전세(田稅)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