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 101권, 세종 25년 8월 6일 무자 2번째기사
1443년 명 정통(正統) 8년
관음굴의 중창시 단청을 진채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다
임금이 승정원에게 이르기를,
"관음굴(觀音窟)은 태조(太祖)께서 창건한 것인데, 이제 승도가 그 절을 중창할 것을 청하는데 단청은 진채(眞彩)를 쓰겠다고 한다. 만약 그것을 허락한다면 태조께서 창건하신 절이 하나만 아닌데, 모두 그것을 반드시 핑계할 것이니 어찌하면 가하겠는가."
하니, 도승지 조서강·좌승지 이승손 등이 아뢰기를,
"만약 그 청하는 것을 허락한다면 석왕사(釋王寺) 같은 절은 태조께서 잠저(潛邸) 때에 창건하신 것인데, 이제 다 무너져 가므로 그 승도들이 뒤따라 청할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그 번거로운 것을 이길 수 없을 것이오니 허락하지 않는 것만 같지 못하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그 진채(眞彩)는 이미 금령(禁令)이 있으므로 관가에서 마련해 줄 수는 없는 것이나, 저희 스스로가 마련하게 하는 것이 어떠할까."
하니, 서강 등이 아뢰기를,
"저희 스스로 마련하게 하오면 더욱 폐해가 있사오니 허락하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2책 101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4책 511면
- 【분류】사상-불교(佛敎) / 왕실-국왕(國王) / 건설-건축(建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