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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90권, 세종 22년 7월 21일 신유 4번째기사 1440년 명 정통(正統) 5년

김종서에게 오도리 구원책을 전지하다

함길도 도절제사 김종서에게 전지하기를,

"전일에 권두(權豆)가 청하기를, ‘내가 심처(深處)의 우적합(亐狄哈)과 평소부터 원수간이어서 침략을 당할까 두려우니, 만약 변고가 있으면 귀국에서 우리들을 불쌍하게 여겨서 군사를 움직여 구원하여 달라.’ 하였다. 그 후에 오도리(吾都里) 등이 연달아 청하여 마지 않는바, 나는 생각하기를, 이것은 여러 종족의 야인들 저희끼리의 흔단(釁端)인데, 내가 그 사이에 무슨 밉고 고운 것이 있으리오. 이징옥(李澄玉)도 또한 말하기를, ‘야인은 성질이 본디 억세어서 싸우기를 좋아하며 보복하는 것이 무상한데, 이것은 저희들끼리의 일일뿐, 우리 나라와는 상관없는 것이니, 경솔하게 구원하여서 저 사람들의 원망을 사는 것은 불가하다.’ 하였고, 지금 또 이숙치(李叔畤)에게 물으니, 숙치의 말도 또한 이와 같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니, 오도리 사람들은 오랫동안 우리 경내에 살았고 이미 귀부(歸附)하였으므로, 내가 그들의 약한 형세를 민망하게 여겨서 특별히 인은(仁恩)을 가하여, 무릇 청구하는 것이 있으면 하나같이 구하는 대로 주었는데, 근래에 동창범찰 등이 난익지은(卵翼之恩)을 저버리고 강제로 관하 사람들을 몰아서 은밀한 꾀로 도망쳐 버렸다. 그러나 남은 오도리 사람들은 나의 두터운 은혜를 깊이 생각하여 간계에 따르지 않고 예전대로 안업(安業)하고 있으니, 내가 매우 가상하게 여긴다. 하물며, 지금 머물러있는 자가 매우 적어서 형세가 어렵고 힘이 약하여 우리에게 성심으로 귀부(歸附)하고 구원해 주기를 간절히 청하는데, 만약 심처(深處)의 야인이 무리를 지어 돌입(突入)해서 경내의 사람들을 침략하는 일이 있어도, 우리 나라에서 우리의 동족이 아니라 하여 그들이 죽는 것을 앉아서 보기만 하고 구원하지 않을 것인가. 또 우적합 등은 매우 간활(姦猾)하니, 오도리를 침략하겠다는 소문을 퍼뜨리고는 허(虛)한 틈을 타서 돌입(突入)하여 우리의 변경을 침범할지도 또한 알 수 없다. 이로써 본다면, 만약 급한 변이 있거든 경상(境上)에다 군사를 배치하고 성원(聲援)하기를 약속하여, 한편으로는 그들의 약한 형세를 돕고 한편으로는 변고에 대응하는 것이 가하다. 그러나 경솔하게 손을 써서 사단(事端)을 만드는 것은 불가하고, 혹 우리 인민을 죽이고 사로잡거나, 우리 재물을 도둑질할 것 같으면, 경은 저들의 많고 적음을 헤아리고 우리의 강하고 약함을 요량해서 임기응변(臨機應變)하여 야인들의 업신여김이 되지 않도록 하라."

하였다. 종서가 회계(回啓)하기를,

"저들이 성심으로 우리에게 귀부(歸附)하여 구원해 주기를 간절히 청하는데, 그들의 죽음을 앉아서 보기만 하고 구하지 않는 다면 약소한 자를 사랑한다는 뜻에 어긋남이 있고, 또 저들 적(賊)이 변경을 침범하는 방자한 버릇을 자라게 할 수는 없은즉, 금단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마땅히 한결같이 내교(內敎)에 의하여 시행하소서. 지금 영북진(寧北鎭)에서 치보(馳報)하기를, ‘남눌(南訥)우지개(亐知介)·아라개(阿羅介) 등이 사성 우지개(四姓亐知介)와 아울러 1백여 인을 거느리고 오롱초(吾弄草)에 거주하는 오도리(吾都里)를 침략하려고 한다.’ 하므로, 신이 곧 군사를 보내 시위(示威)하였더니, 우지개 등은 소득(所得) 없이 물러갔고, 오도리의 남녀 노소는 손 모아 기뻐하였습니다. 그러나 적의 모략을 알기 어려우므로 이미 각진(各鎭)에다 군사를 정돈하여 대비하도록 하였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9책 90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4책 306면
  • 【분류】
    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

○傳旨咸吉道都節制使金宗瑞:

昔者權豆請云: "吾與深處亏狄哈素有讎隙, 恐被侵掠, 如其有變, 貴國憐憫我等, 耀兵救之。" 厥後吾都里等連請不已, 予謂是乃諸種野人之自相構釁, 予何憎愛於其間乎! 李澄玉亦云: "野人性本强狼, 好爲戰鬪, 報復無常, 便是自中之事, 固無關於我國, 不可輕擧救援, 以速彼人之怨也。" 今又問諸李叔畤, 叔畤之對亦猶是也。 然更思之, 吾都里等久居境內, 已曾歸附, 予憫其寡弱, 特加仁恩, 凡有需索, 一如所求。 邇者童倉凡察等違背卵翼之恩, 强驅管下, 潛謀逃竄, 其餘吾都里等深念我厚恩, 不從姦計, 仍舊安業, 予甚嘉之。 況今留在者甚寡, 勢窮力弱, 款附于我, 哀鳴請救, 脫有深處野人成群突入, 侵掠境內之人, 我國以爲非我族類, 坐視其死亡而不之救乎? 且亏狄哈等姦猾尤甚, 聲言侵彼吾都里, 乘虛突入, 犯我邊鄙, 亦未可知也。 以此觀之, 如有緩急, 陳師境上, 約爲聲援, 一以濟其弱, 一以應其變可也。 然不可輕易下手, 以生釁也。 如或殺擄我人民, 盜竊我財物, 卿其較彼多寡, 量我强弱, 臨機應變, 勿爲野人之所侮。

宗瑞回啓:

彼類款附于我, 哀鳴請救, 坐視其死亡而不(赦)〔救〕 , 有違字小之義。 且彼賊犯境恣行, 漸不可長, 不可不禁, 當一依內敎施行。 今寧北鎭馳報云: "南訥 亏知介 阿羅介等率四姓亏知介幷百餘人, 欲掠吾弄草, 留住吾都里。" 臣卽遣兵耀威, 亏知介等無所得而退, 吾都里老少男女攅手喜悅。 然賊謀難知, 已令各鎭整兵以待。


  • 【태백산사고본】 29책 90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4책 306면
  • 【분류】
    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