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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89권, 세종 22년 4월 6일 정축 1번째기사 1440년 명 정통(正統) 5년

왕비가 온천에서 돌아오다

왕비(王妃)가 온천(溫泉)에서 돌아오니, 왕세자(王世子)는 헌릉(獻陵) 동구(洞口)에 나가 맞이하고, 숙의(淑儀)·소용(昭容)과 왕세자빈(王世子嬪)은 삼전도(三田渡)에 나가 맞이하고, 각사(各司)의 관원 한 사람씩은 흥인문(興仁門) 밖에서 맞이하였다. 흥인문(興仁門)으로부터 광화문(光化門) 동구 병문(屛門)까지 모두 결채(結綵)하고, 공인(工人)이 풍악을 연주하면서 앞에서 인도하여 수진방(壽進坊)에 이르니, 교방(敎坊)에서 가요(歌謠)를 드리어 아뢰는 기생이 침향산(沈香山)을 이끌어 행하므로, 왕비가 연(輦)을 멈추고 구경하였다. 창기(倡妓)가 앞에서 인도하여 노래하고 춤추면서 근정전(勤政殿) 뜰에 이르니, 사대부의 부녀들이 연로(沿路) 좌우에 채색 장막을 치고 흥인문에서 광화문 밖까지 구경하는 사람들이 담과 같았다. 그 가요(歌謠)에 이르기를,

"수레는 물 흐르듯이 말은 용 나르듯이 온천에 목욕하시고 돌아오시네. 아침에 구름 되고 저녁에 비 되어 무협(巫峽)에 내리어 영접하네. 기쁘기 한이 없어 가송(歌頌)을 드립니다."

하고, 그 사(辭)에는 이르기를,

"노여움을 푸는 훈훈한 바람은 솔솔 불고, 병을 낫게 하는 따스한 물은 맑기도 하네. 여섯 용 돌아오는 연(輦)에 오색 구름 길이니, 아름다운 기운 요경(瑤京)에 어리었네. 비단 언덕에 향기 티끌 고요하고 구슬 누각에 상서 햇빛 밝네. 반도(蟠桃)는 수(壽)를 올려 몇 번을 익었는고. 억년(億年)에 승평(昇平)을 찬송하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8책 89권 1장 B면【국편영인본】 4책 279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비빈(妃嬪) / 어문학-문학(文學) / 과학-지학(地學)

    ○丁丑/王妃還自溫泉, 王世子出迎于獻陵洞口, 淑儀昭容及王世子嬪出迎于三田渡, 各司一員迎于興仁門外。 自興仁門光化門洞口屛門, 皆結綵, 工人奏樂前導, 至壽進坊, 敎坊獻歌謠, 奏伎引行沈香山。 王妃駐輦觀之, 倡伎前導歌舞, 至勤政殿庭, 士大夫婦女沿路左右結綵幕, 自興仁門光化門外觀者如堵墻。 其歌謠曰: "車如水馬如龍, 沐溫泉而旋返。 朝爲雲暮爲雨, 下巫峽而逢迎。 玆深忭歡, 敢獻歌頌。" 其辭曰: "解慍薰風細, 痊痾暖溜淸。 六龍回輦五雲程, 佳氣藹瑤京。 綺陌香塵靜, 珠樓瑞旭明。 蟠桃薦壽幾番榮, 億載贊昇平。"


    • 【태백산사고본】 28책 89권 1장 B면【국편영인본】 4책 279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비빈(妃嬪) / 어문학-문학(文學) / 과학-지학(地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