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조에서 아뢰기를,

"중궁 태(中宮胎)를 이장(移葬)할 때에, 개기(開基)·봉실(封室)·위안제(慰安祭)에 진물예도(眞物禮度)와 신위 향배(神位向背)에 대해 본조로 하여금 참작하여 자세히 정하게 하셨으므로, 삼가 《문헌통고(文獻通考)》를 상고하니, ‘옛날 공공씨(共工氏)에게 구룡(句龍)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죽어서 후토신(后土神)이 되었고, 후토는 사(社)로 되었다.’ 하고, 《주소(注疏)》에는, ‘구룡이 이미 후토신이 되어 사(社)에 배향된 연고로 후토가 사로 되었다.’ 하였는데, 이로써 보면 후토는 본래 한 신입니다. 무오년에 태를 갈무리할 때의 의주[藏胎儀]를 보니, 후토신 다섯 위를 진설(陳設)하였는데, 이것은 의거(依據)한 바가 없고, 또 전물(奠物)하는 것도 속된 의식을 겸용하여 변(籩)·두(豆)와 보(簠)·궤(簋)를 섞었으니 더욱 속되고 천하므로, 이제 옛 제도에 의거하여 참작한 다음 의주를 상정하여 아룁니다.

제사 3일 전에 행사할 집사관은 모두 2일 동안 산재(散齋)하되, 정침(正寢)에서 유숙하고 1일 동안 치재할 적엔 제소(祭所)에서 한다. 무릇 산재(散齋)에는 일보는 것은 평상시와 같으나, 오직 술을 함부로 마시지 않고 파·마늘·부추를 먹지 아니하며, 조상(弔喪)과 문병(問病)을 하지 않고 풍악을 듣지 않으며, 형벌을 집행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문서에 판결 서명하지 아니하며, 더럽고 악한 일에 참예하지 아니한다. 치재는 오직 제사일에만 행한다. 【무릇 제사에 참예하는 모든 사람은 제사하기 이틀 전에 목욕하고 옷을 갈아 입는다. 】 진설(陳設)은 제사 1일 전에 한다. 유사가 제소를 청소하고 여러 제관(祭官)의 악차(幄次)를 설치한다. 또 찬만(饌幔)을 모두 동쪽에 설치하되, 땅의 형편에 따라서 적당히 설치한다. 신좌는 북쪽에 남향하여 설치하고 돗자리[席]는 왕골자리로 한다. 헌관의 음복위(飮福位)는 남서편에 북향하여 설치하고, 헌관의 자리는 동남편에 서향하여 설치한다. 집사자의 자리는 그 뒤에 조금 남쪽으로 정하되, 모두 서향으로 하고 북쪽을 윗자리로 한다. 찬창자(贊唱者)와 찬례자(贊禮者)는 헌관 서남쪽에 정하되, 모두 서향으로 하고 북쪽을 윗자리로 한다. 예감(瘞坎)은 북쪽[壬方]에 파되 깊이는 물건을 용납할 만하게 하고, 예감을 바라보는 자리[望瘞位]는 예감의 남쪽에 설치한다. 헌관은 남쪽에 있게 하여 북향하게 하고, 대축과 찬창자는 동쪽에 있게 하여 서향하되, 북쪽이 위가 되게 한다. 찬례자가 헌관을 인도하면 평상시의 의복을 입는다. 주방(廚房)에 나아가 척탁(滌濯)을 살피고 찬구를 살피며, 생(牲)의 충함과 둔함을 살피고 재소로 돌아온다. 포시(晡時)⁰⁰⁴⁾ 에 장찬자(掌饌者)가 재인(宰人)을 거느리고 난도(鑾刀)로서 생을 벤다. 【가죽째 삶는다. 】 제일(祭日) 행사하기 전에 유사가 축판(祝版)을 신위 오른쪽 【점(坫)이 있다.】 에 놓고, 폐백 광주리를 준소(尊所)에 진설하며, 향로(香爐)·향합(香合)과 초[燭]를 신위 앞에 설치한다. 다음은 제기와 찬물을 진설하되 위마다 각각 변 4개가 왼쪽에 있어 두 줄이 되게 하는데 오른쪽이 상이 되고, 【첫째 줄에는 형염(形鹽)이 앞에 있고, 마른 대추[乾棗]가 그 다음이며, 둘째 줄에는 밤이 앞에 있고, 녹포(鹿脯)가 그 다음이다. 】 두(豆) 4개가 오른쪽에 있어 두 줄이 되는데 왼쪽이 위[上]가 되며, 【첫째 줄에는 무우 김치가 앞에 있고, 사슴 고기젓이 다음이며, 둘째 줄에는 미나리 김치가 앞에 있고, 물고기젓이 그 다음인데, 만약 그 지방에 없는 것은 유사품으로 충수한다. 】 보·궤가 각각 2개인데 변·두 사이에 있다, 보는 왼쪽에, 궤는 오른쪽에 있다. 【보에는 벼와 기장을 담는데, 기장은 벼 앞에 있고, 궤에는 메기장과 피를 담는데, 피가 메기장 앞에 있다. 】 조(俎) 1개는 보·궤 앞에 있다. 【돼지의 날고기를 담는다. 무릇 앞이라는 것은 모두 남쪽에 있음을 이른다. 】 작(爵) 3개는 조(俎) 앞에 있다. 【각각 점(坫)이 있다. 】 주준(酒尊) 2개 【한 개는 현주(玄酒)를 채워 위[上]가 되게 하고, 한 개는 청주를 채운다. 】 는 서북쪽 모퉁이에 둔다. 세(洗)는 동남쪽에 북향하여 설치하고, 【관세(盥洗)는 동쪽에 있고, 작세(爵洗)는 서쪽에 있다. 】 뇌(罍)는 세의 동쪽에 있게 하되 작(勺)을 얹어 놓고, 비(篚)는 세의 서남쪽에 둔다. 【수건과 작을 담아 놓는다. 】 집사의 관세는 〈헌관의〉 세 동남쪽에 모두 북향하여 설치한다. 준(尊)·뇌(罍)·비(篚)·멱(羃)을 잡는 사람의 자리는 준·뇌·비·멱의 뒤에 설치한다.

행례(行禮)는 제삿날 축시 전 5각에 【축시 전 5각(刻)은 곧 3경(更) 3점(點)인데, 행사는 축시 1각에 한다. 봉실제(封室祭)는 때에 따라서 행사한다. 】 유사가 들어와서 찬구(饌具)에 제수 담기를 마치면, 물러가서 자기 제복을 입고 올라와서 후토씨(后土氏)의 신위판을 자리[座]에 설치한다. 3각 전에 행사할 집사관들이 각기 자기의 제복을 입고, 찬창자(贊唱者)와 찬례자(饌禮者)가 먼저 배위에 나아가서 북향하여 서쪽을 위로 해서 사배하고 나서 각기 자리에 나아간다. 1각(刻)전에 찬례자가 대축[祝]과 집사자를 인도하여 들어와서, 배위로 나아가서 겹줄로 북향하여 서쪽을 위로 해서 선다. 찬창자가 ‘사배하라.’ 하면, 대축이하 모두 사배한다. 이를 마치면, 관세위에 나아가 세수하고 나서 각기 자리에 나아간다. 집사자가 작세위에 나아가서 작을 씻고 닦고 나서 비에 넣어 준소로 받들고 나아가서 점 위에 둔다. 찬례자가 헌관을 인도하여 들어와서 자리에 나아가 서향해서 선다. 찬창자가 ‘사배하라.’ 하면, 헌관은 사배한다. 찬례자는 헌관의 왼쪽에 나아가서 아뢰기를, ‘유사가 삼가 갖추어 행사하기를 청합니다.’ 한다. 찬창자가 ‘폐백드리는 예[奠幣禮]를 행하라.’ 하면, 찬례자가 헌관을 인도하여 관세위에 나아가 북향하여 서게 하고, ‘홀을 꽂으라.’ 찬하여, 물에 손을 씻고 수건에 손을 닦게 한다. 【물에 손을 씻고 수건에 손을 닦는 것은 창하지 아니한다. 】 ‘홀을 잡으라. ’고 찬하여, 인도하여 나아가서 북향하여 서면, ‘꿇어앉아 홀을 꽂으라. ’고 찬한다. 집사자 한 사람은 향합(香合)을 받들고, 한 사람은 향로를 받들고, 찬례자가 ‘삼상향(三上香)하라.’ 찬하고, 집사자가 향로를 신위 앞에 올린다. 대축[祝]이 폐백 광주리를 헌관에게 주면, 헌관은 폐백을 잡아 폐백을 드리는데, 폐백을 대축에게 주어서 신위 앞에 드리게 한다. 【향을 받들고 폐백을 줄 적에는 모두 헌관의 오른쪽에서 향로를 드리고, 폐백을 드릴 적에는 모두 헌관의 왼쪽에서 한다. 작(爵)을 받고 전(奠)을 드리는 것도 이에 준한다. 】 찬례자가 ‘홀을 잡고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라.’ 찬하고, 〈헌관을〉 인도하여 제자리로 돌아간다. 조금 있다가 찬창자가 ‘초헌례를 행하라.’ 하면, 찬례자가 헌관을 인도하여 준소 앞에 나아가서 서향하여 서게 한다. 집준사(執尊者)가 멱을 들고 술을 따르면 집사자가 작으로 술을 받는다. 찬례자가 헌관을 인도하여 신위 앞에 나아가서 북향하여 서게 하고, ‘꿇어앉아 홀을 꽂으라.’ 한다. 집사자가 작을 헌관에게 주면 헌관이 작을 잡아 작을 드리는데, 작을 집사자에게 주어 신위 앞에 드리게 한다. 찬례자가 〈헌관에게〉 ‘홀을 잡고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서 조금 뒤로 물러나서 북향하여 꿇어앉으라.’ 찬하고, 대축이 신위 오른쪽에 나아가서 동향하여 꿇어앉아 축문을 읽고, 이를 마치면 찬례자가 ‘면(俛)·복(伏)·흥(興)·재배하라.’ 찬하고, 인도하여 제자리로 돌아간다. 조금 있다가 찬창자가 ‘아헌례(亞獻禮)를 행하라.’ 하면, 찬례자가 헌관을 인도하여 준소에 나아가서 서향하여 서게 한다. 집준자(執尊者)가 멱을 들고 술을 따르면 집사자가 작으로 술을 받는다. 찬례자가 헌관을 인도하여 신위 앞에 나아가 북향하여 서게 하고, ‘꿇어앉아 홀을 꽂으라.’ 찬한다. 집사자가 작을 헌관에게 주면, 헌관이 작을 잡아 작을 드리는데, 작을 집사자에게 주어 신위 앞에 드리게 한다. 찬례자가 〈헌관에게〉 ‘홀을 잡고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 재배하라.’ 찬하고, 인도하여 제자리로 돌아간다. 조금 있다가 찬창자가 ‘종헌례(終獻禮)를 행하라.’ 하면, 찬례자가 헌관을 인도하여 행례하기를 아헌의 의식과 같이 하고, 인도하여 제자리로 돌아온다. 찬창자가 ‘음복(飮福)하고 제육[胙]을 받으라.’ 하면, 집사자는 준소에 나아가서 작으로 복주(福酒)를 따르고, 또 집사자가 조(俎)를 가지고 나아가서 신위 앞에 있는 조육(胙肉)을 덜어서 〈조에 합해서〉 둔다. 찬례자는 헌관을 인도하여 음복위(飮福位)에 나아가 북향하여 서게 하고, ‘꿇어앉아 홀을 꽂으라.’ 찬한다. 집사자가 헌관의 오른쪽에 나아가서 서향하여 작을 헌관에게 주면, 헌관은 작을 받아서 마신다. 집사자가 빈 작을 받아 점(坫)에 다시 둔다. 집사자가 서향하여 조를 헌관에게 주면, 헌관이 조를 받아 집사자에게 주고, 집사자가 조를 받아서 나간다. 찬례자는 〈헌관에게〉 ‘홀을 잡고 구부렸다 엎드렸다 일어나라.’ 찬하고, 인도하여 제자리로 돌아간다. 찬창자가 ‘재배하라.’ 하면, 자리에 있던 자는 모두 재배한다. 찬창자가 ‘변·두를 걷어치우라.’ 하면, 대축이 나아가 변·두를 걷어치운다. 【걷어치우는 것은 변과 두 각각 하나씩을 전에 있던 자리에서 조금 옮겨 놓는 것을 말한다. 】 찬창자가 ‘사배하라.’ 하면 헌관이 사배하고, 찬창자가 ‘망예(望瘞)하라.’ 하면, 찬례자가 헌관을 인도하여 망예위(望瘞位)에 나아가 북향하여 서게 하고, 찬창자는 망예위에 나아가서 서향하여 서게 하고, 대축이 비를 가지고 축판과 폐백을 취하여 구덩이에 둔다. 흙을 구덩이에 반을 채운다. 찬례자는 헌관의 왼쪽에 나아가서 ‘예를 마쳤다. ’고 아뢰면, 드디어 헌관을 인도하여 나간다. 찬창자가 본디 자리로 돌아가고, 대축과 집사자는 배위에 나아가서 선다. 찬창자가 ‘사배하라.’ 하면, 대축 이하 모두 사배하고 나가고, 찬창자와 찬례자도 배위에 나아가서 사배하고 나간다.

• 【태백산사고본】 25책 80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4책 136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의식(儀式)

• [註 004]
  포시(晡時) : 신시(申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