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길도 감사와 도절제사에게 전지하기를,

"연변 거민에게 활쏘기를 익히게 하여 상주는 법을 세운 뒤로부터 활쏘기를 익히어 등제(等第)에 합격한 자가 몇 사람이나 되며, 누협호(漏挾戶)중에 한량으로서 재주를 시험하기를 자원하는 자가 몇 사람이나 되는가. 한량으로서 자원하여 입격(入格)한 자가 이미 상직(賞職)을 받았으면 정군을 삼는가. 본래 군안(軍案)에 실리지 않은 사람은 비록 상직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대로 한량이 되고, 호적에는 실리지 못하는가. 의논하는 자가 방책을 드리기[獻策]를, ‘새로 설치한 네 고을에 누협호가 대단히 많고, 한량 자제(閑良子弟)가 또한 많은데 자현(自見)하는 자가 있지 않으니, 한량으로서 활쏘기를 익히기를 자원하는 자는 해마다 한 번씩 시취(試取)하여, 입격한 자로서 2등 이상은 곧 모두 토관을 주면, 한량으로서 무재가 있는 자는 모두 다 자현할 것이고, 군액(軍額)이 날마다 증가될 것이다.’ 하고, 혹은 말하기를, ‘갑사를 보충하기 위한 취재(取才)의 법이, 군역이 있는 자는 1백 80보이고, 한량으로서 자원한 자와 연변 방어(沿邊防禦)에 여러 해가 된 정군은 자(子)·오(午)·묘(卯)·유년(酉年)에 취재하여 다만 1등에 합격한 자만 상직을 주는데, 솔정(率丁)과 한량을 해마다 한 번씩 취재하여 2등에 합격한 자도 모두 상직을 준다면, 정군이 된 자가 실망함이 없지 않을 것이니, 정군으로서 일찍이 상직을 받은 자는 이미 입법한 것에 의하여 시행하고, 정군으로서 직을 받지 못한 자와 솔정·한량으로서 자원하는 자는 매년 봄이나 가을에 한 차례 시취(試取)하여, 2등 이상의 합격자는 토관의 상직을 주면, 한량이 즐겁게 자현할 것이고, 군액은 날로 증가될 것이며, 정군이 된 자도 실망하지 않고 즐겁게 일에 나갈 것입니다.’ 하고, 혹은 말하기를, ‘한량의 자현이 오늘날의 급무이니, 정군으로서 직을 받지 못한 자는 2등 합격 이상, 한량으로서 자원한 자는 3등 합격 이상으로 하여, 해마다 한 차례씩 시취하여 상직을 주면, 솔정과 한량으로서 재주 있는 자가 모두 다투어 자현할 것입니다.’ 하고, 혹은 말하기를, ‘이렇게 하면 한량이 자현하여 군액은 증가되나, 정군이 된 자가 솔정을 잃어서 단약(單弱)하여질 폐단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하여, 의논이 분분하여 일치되지 않으니 어느 것이 시의(時宜)에 맞는가. 변경의 일은 멀리서 헤아리기 어려워 반드시 장수의 의논을 기다려야 하겠으니, 경이 이징옥·김종서·박호문 등과 더불어 함께 의논하여, 한량이 즐겁게 자현하고 호구가 날마다 증가될 술책을 자세히 상량하여 정해서 아뢰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4책 76권 20장 B면【국편영인본】 4책 57면
• 【분류】
  군사-군역(軍役) / 군사-병법(兵法) / 인사-관리(管理) / 호구-호적(戶籍) / 호구-호구(戶口) / 신분(身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