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 68권, 세종 17년 4월 27일 무진 2번째기사
1435년 명 선덕(宣德) 10년
몸이 불편하여 진양 대군에게 대신 잔치를 베풀게 하다
임금이 몸이 편치 못하여 진양 대군(晉陽大君) 이유(李瑈)를 명하여 대신 잔치를 베풀었는데, 사신들이 모두 영외(楹外)에 나와 맞아 남대청(南大廳)에 들어가 행례(行禮)하였다. 사신이 말하기를,
"우리들은 본국 사람인데 어떻게 남향하여 앉을 수 있습니까."
하니, 대군(大君)이 청하기를,
"전번에도 전하께서 편치 못하시어 나를 명하여 대신 잔치를 베풀었는데, 사신이 남향하여 앉았으므로 이미 격례(格例)가 되었으니, 대인께서는 전례에 의하여 남향하여 앉으십시오."
하매, 사신이 굳이 사양하기를,
"우리들은 본국의 천한 백성인데, 지금 왕자께서 전하를 대신하여 와서 위로하시니, 어찌 감히 남향하여 앉을 수 있습니까."
하고, 굳이 거절하고 앉지 아니하였다. 이에 자리를 동벽(東壁)으로 옮겨 배설하고, 대군은 서벽(西壁)에 앉아서 상대(相對)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68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3책 626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