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 64권, 세종 16년 4월 10일 정사 3번째기사
1434년 명 선덕(宣德) 9년
양주 회암사가 수리한다고 시주를 받고 불회를 열다
처음에 원경 왕후(元敬王后)의 수불(繡佛)이 양주(楊州) 회암사(檜巖寺)에 있었는데, 중들이 불전(佛殿)이 기울어져서 위험하다고 칭탁하고는 수즙(修葺)050) 하자는 권선문[勸文]을 가지고 서울과 지방으로 다니며 권유(勸誘)하니, 무지한 부녀(婦女)와 부상(富商)들이 앞을 다투어 재물을 내어 거의 만으로 계산하게 되었고, 임금도 쌀과 베를 내려 주어 도왔다. 그리하여, 절집[寺宇]을 수리(修理)하고 이날에 이르러 ‘경찬(慶讚)’을 연다고 일컬으면서 크게 불회(佛會)를 베푸니, 구경하러 가는 사대부의 아내·여승(女僧)·부녀자가 매우 많았다. 중 혜희(慧熙)가 화려한 채색 가사(袈娑)를 입고 법당(法堂)에 앉아 불경(佛經)을 강논하니, 부녀자와 중과 여중들이 한 당(堂)에 같이 모여 차례로 앉아 보고 들었으며, 전 지군사(知郡事) 이대종(李大種)과 박동미(朴東美)도 같이 앉아 보고 들었다. 중 각원(覺圓)·신주(信珠)·신현(信賢) 등이 무애희(無㝵戲)051) 를 시작하자 부녀자들이 시주라 하여 옷을 벗어 주기도 하였다. 삼한 국대부인(三韓國大夫人) 안씨(安氏)도 가게 되니 지돈녕(知敦寧) 안수산(安壽山)이 따랐다. 장사아치의 부녀자들이 남자의 옷을 입고 승방(僧房)에 들어가 잠을 자기까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0책 64권 5장 A면【국편영인본】 3책 555면
- 【분류】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