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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61권, 세종 15년 7월 22일 계유 6번째기사 1433년 명 선덕(宣德) 8년

최양선·이양달·고중안·집현전 등이 헌릉의 주산 내맥에 관해 아뢰다

전자에 행 사정(司正) 최양선(崔揚善)이 상언(上言)하기를,

"천천(穿川)의 큰 길은 헌릉(獻陵)의 주산 내맥이니 불가불 막아야 합니다."

하고, 이양달(李陽達)·고중안(高仲安)은 아뢰기를,

"비록 큰 길이 있더라도 산맥에는 해가 없으니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므로, 집현전에 명하여 지리의 여러 책을 참고하여서 시비를 분별하도록 하였는데, 이번에 집현전에서 아뢰기를,

"신 등이 삼가 양선의 말을 가지고 조목조목이 강론하여 연구하옵고 아래와 같이 조목으로 벌이어 올리옵니다.

1. 《음양절목(陰陽節目)》《흥폐문정(興廢門庭)》《행도제결(行道諸訣)》의 윗 글에 있는 양성협(陽星峽)의 주(註)에 이르기를, ‘주산의 지나가는 맥 작은 곳에 돌아 나온 데가 그것인데, 사람 발자취 왕래의 많고 적음으로써 성하고 쇠함의 크고 작을 것을 징험할 수 있다.’ 하였고, 아랫 글에 있는 《음양절목(陰陽節目)》의 주(註)에 이르기를, ‘주산(主山)에 길로 끊어진 데가 음절목(陰節目)이고, 앞에 교량으로 나루터로 된 데가 양절목(陽節目)인데, 인적 왕래의 많고 적음으로서 흥하고 폐함의 크고 작을 것을 점친다.’ 하였습니다. 이 문세(文勢)를 자상히 살펴보면 양성협의 주산의 지나가는 맥 작은 곳이라 한 것은 곧 음절목이 주산의 길로 끊어진 곳이라 한 것과 같은 말이고, 양성협에서의 성쇠 대소라 한 것은 곧 음양 절목의 대소 흥폐라 한 것과 같은 말이니, 본래부터 갈라서 두 가지로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제 양선이 폐함의 크고 작음을 음절목에 붙이고 흠함의 크고 작음을 양절목에 붙였은즉, 양성협의 성하고 쇠함의 크고 작음은 어떻게 나누겠습니까. 한갓 양성협의 돌 나온 작은 곳이 주산 정맥인 줄을 몰랐을 뿐 아니라, 또한 흥폐 성쇠의 글뜻도 알지 못한 것입니다. 양달 등도 역시 양성함과 음절목을 가지고 분석해 말하였으니 또한 잘못입니다. 양성협은 주산 정맥이니, 지리 여러 책에 무릇 주산이라고 말한 것은 모두 정맥을 가리키어 말한 것이므로, 그 좌우의 옹호한 산을 말할 때는 협이라고 일컫는 것이니, 《문정》에 이른바 양성구협(陽星九峽)이라 함이 이것이고, 그 등지고 달아난 산을 말할 때는 귀겁(鬼劫)이라고 일컫는 것이니, 《문정(門庭)》에 이른바, 귀겁이룡(鬼劫二龍)이라 함이 그것입니다. 《양성론(陽星論)》에 이르기를, ‘용(龍)이 내려오다가 땅을 얻으면 귀겁의 기운을 범하지 않는다.’ 하고, 또 이르기를, ‘양성(陽星)은 모름지기 혈맥(血脈)이 협(峽)을 지나간 데에서 구한다.’ 하고, 또 이르기를, ‘모름지기 사방이 에워싼 안에 자식이 어미를 떠나지 아니하고 겹겹이 막고 걸어 잠근데서 구한다.’ 한 것이 모두 그것이오며, 또 양성구협총가(陽星九峽摠歌)에 이르기를, ‘모름지기 참 용[眞龍]을 안은 데서 뼈와 맥을 찾는다.’ 하고, 또 《아미협찬시(娥眉峽讃詩)》에 이르기를, .’ 하고, 또 보개협찬시(寶蓋峽讃詩)에 이르기를, ‘웅긋쭝긋 내려온 용은 보배 일산[寶蓋]이 가린 듯하다.’ 하고, 그 외에 칠협(七峽)의 시(詩)도 찬미하는 말 아닌 것이 없으며, 《의룡경(疑龍經)》에도 ‘관(關)과 협이 종과 횡으로 모두 보호하고 의탁하여 웅긋쭝긋 창(槍)과 기(旗)처럼 좌우로 따른다.’ 하고, 또 이르기를, ‘세 거듭 다섯 겹으로 사방으로 감싸 안고 온다.’ 하였으니, 이로써 본다면 양성협도(陽星峽圖)의 못과 호수와 돌맥 있는 것이 곧 여러 산 정맥이 벌의 허리[蜂腰]처럼 길로 끊어진 곳이고 좌우의 봉우리가 곧 옹호하는 협(峽)인 것이니, 그 등지고 달아난 땅이 아님이 분명한 것입니다. 이제 양선은 양성협을 곁가닥 협 〈실상은 주산인데〉 이라고 말하여 양성협의 인적(人迹)으로 이것을 제어하려 하였으니, 그 이론의 그릇된 것입니다.

1. 조종(祖宗)이 되는 산의 아래에 발기산(發氣山)과 기색산(氣色山)이 있는데 발기산 주(註)에 이르기를, ‘조종(祖宗)에서 발족하여 크게 수그렸다 작게 일어났다 하여, 뱀이 물을 건너는 것 같고, 딱다구리가 공중을 날아가는 것 같다.’ 하고, 또 이르기를, ‘생기가 뭉치고 모여서 엎어 놓은 쇠북과도 같고 벌려 놓은 일산과도 같아서 반은 돌이요, 반은 흙으로서 단정하고 묵중하게 두드러져 보인다.’ 함이 그것입니다. 《지리전서(地理全書)》의 형혈(形穴)의 주에 이르기를, ‘내룡이 생기 있는 뱀과 같다.’ 했고, 《문정(門庭)》에 말한 36맥에 비금주수맥(飛禽走獸脈)이 있사오며, 《동림조담(洞林照膽)》수구편(水口篇)에 이르기를, ‘산이 엎어 놓은 쇠북과 같은 것이 귀한 것이다.’ 하였는데, 이러한 글들로 본다면 곧 발기(發氣)라는 것이 조종의 정맥이 됨이 분명합니다. 또 《문정서(門庭書)》에서 무릇 용의 기운과 맥을 말할 때에 정맥에는 그 풀이에 「아래」란 말을 쓰고 방백에는 「좌우」란 말을 썼으니, 그러기에 자미(紫薇)를 말함에서 산 용이 아래로 내려왔다고 하고, 천갑(天甲)을 말함에서 자미의 아래라고 하고, 천수(天受)를 말함에서 천부(天符)의 아래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산의 정맥을 가지고 말한 것이고, 천부(天符)를 말함에서 천갑의 오른쪽이라고 하고, 일월(日月) 두 용을 말함에서 천수의 좌·우라고 하고, 금계(金鷄)·옥견(玉犬)을 말함에서 역시 천수의 좌·우로 나왔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산의 지맥을 가지고 말한 것입니다. 기색(氣色)의 주에서도 ‘발기(發氣)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고 하였은즉, 그 발기된 기색산(氣色山)이 조종의 정맥이 되는 것은 의심 없는 것이온데, 이제 양선이, ‘발기·기색이란 것은 조종의 곁가닥 협〈실상은 정맥인데〉이다. ’고 하여, 기·색으로 이것을 제어하려 하였으니, 그 이론도 역시 그릇된 것입니다.

1. 무릇 주산에 길로 끊어졌다는 것은 주산의 지나가는 맥이 한번 일어났다 한번 엎드렸다 하여 벌의 허리처럼 되고 학(鶴)의 무릎처럼 된 곳이어서, 사람 자취가 자연히 지나다니게 된 것이고 사람의 힘으로 끊어 놓거나 비나 물로 무너지거나 꺼진 땅을 이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보감론(寶鑑論)》에 이르기를, ‘길을 띤 맥은 곧 부귀가 오래 내려갈 땅이다. ’고 하였습니다. 《동림조담(洞林照膽)》도로편(道路篇)에 이르기를, ‘네 방위신(方位神)에 교차된 길이 있는 것은 해롭고 망할 땅이라.’ 했고, 또 이르기를, ‘주산과 청룡·백호에 모두 교차되는 길이 있어서는 못쓴다.’ 하였는데, 지남시(指南詩)에 이르기를, ‘길이 용의 뒤로 난 것은 다 해가 없고 활처럼 감싸 안고 앞으로 난 것은 더욱 좋다.’ 하였고, 《지리신서(地理新書)》총묘도로도(塚墓道路圖)의 주에 이르기를, ‘무릇 길이 무덤에서 60보(步) 이상 떨어진 것은 해가 없다.’ 하고, 또 이르기를, ‘무릇 땅의 맥을 살피는 데는 물과 육지로 하지 않고, 그 오거나 가거나 함이 미미(微微)하여 그 중에 평평한 곳이 좋은 것이니, 길이 비록 꺼져 들어갔더라도 맥은 서로 연해 닿은 것이라.’ 하였고, 《영원록(塋原錄)》에 이르기를, ‘묘지 안에는 길이 있어서는 불가하니 마땅히 상거가 60보 밖이 되면 무방하다.’ 하였고, 또 지리도(地理圖)에 소단명(簫端明)의 할아버지 뫼는 주산의 뒷맥이 큰 길로 끊기었고, 태종 소릉도(昭陵圖)에도 주산 내맥이 역시 큰 길로 끊기어 있으니, 그런즉 무릇 도로의 해가 있다 함은 그 교차된 것과 가까운 것으로 말한 것입니다.

1. 착맥(捉脈)의 주에 이르기를, ‘용호선찰(龍瑚禪刹)은 즉 당나라 희종(僖宗)의 태자가 개산(開山)한 것인데, 말하기를, 「이후로 3대까지 수림이 무성하고 5대에 쇠하고, 쇠한 지 3대 만에 다시 무성하리라.」 하였는데, 대개 뒷용이 두 군데가 끊어져서 힘이 없기 때문에 흥했다 폐했다 하여 한결같지 않으리라.’ 한 것입니다. 양선이 자기의 해석으로 말하기를, ‘절단(截斷)이라는 것은 길로 끊어진 것이라. ’고 했지마는, 신 등은 상고해 보건대, 용호선찰(龍湖禪刹)은 이단(異端)이므로 말하잘 것이 없거니와, 또한 이르기를, ‘끊어져서 힘이 없다. ’고 하였은즉, 이는 산맥이 끊어져서 기운이 없는 것이고 길을 말한 것이 아님이 분명합니다. 《동림조담》흉기편(凶忌篇)에 ‘옛 길이 가로다지로 꺼져서 참호[塹] 같이 된 것은 흩어져 망하는 형상이라.’ 하였고, 또 이르기를, ‘큰 길로 끊어진 것은 사람이 많이 병든다.’ 하였는데, 신 등이 상고하건대, 본문의 첫머리에 이르기를, ‘무릇 안산과 좌우가 돌려 싸서 명당 아래 무덤 있는 것으로 돌아 향한 곳은 모두 모름지기 평정하고 비만하여 흉하고 언짢음에 저촉되지 않아야 한다.’ 하였은즉, 명당의 가까운 땅을 가지고 말한 것이오며, 또 이르기를, ‘가로다지로 꺼져서 참호 같다.’ 하였은즉, 또한 벌의 허리나 길로 끊어진 것 아님이 분명합니다. 《보감(寶鑑)》주맥편(主脈篇)에 이르기를, ‘끊어진 산[斷山]이란 것은 산맥이 새로 이어지지 아니한 것을 말함이요, 깨어진 산[破山]이란 것은 뒤의 용이 무너져 꺼진 것을 말함이라.’ 하였는데, 신 등이 상고하옵건대, 《지리전서(地理全書)》·《명산보감(明山寶鑑)》의 일곱 가지 쓰지 못할 묏자리의 예에 첫째로 끊어진 산[斷山]이라 하여 이르기를, ‘산맥이 이어지지 않은 것이라. ’고 주석했고, 넷째로 깨어진 산[破山]이라 하여 주(註)하기를, ‘뒤의 용이 무너져 꺼진 것이라. ’고 했사옵고, 곽씨(郭氏)《장서(葬書)》에는 끊어진 산은 뫼를 쓸 일이 아니라 하고, 그 주석에 이르기를, ‘산이 이미 끊어졌으면 기일이 따라오지 않는다.’ 하였사오며, 심룡입식가(尋龍入式歌)의 12가지 예에 첫째로 ‘파(破)’라 하고, 그 주석에 이르기를, ‘무너져 깨어진 봉우리와 끊어진 언덕과 꺼진 구덩이가 있는 땅으로서, 혹은 흐르는 물에 부딪쳐 상하였거나 혹은 벼락에 맞았거나 한 것이라.’ 하였은즉, 역시 길로 끊어진 것을 가리키어 말한 것이 아니옵니다. 《명당론(明堂論)》에 이르기를, ‘비뚤어지고 기울어지고 무너지고 깨어진 것은 그것이 병든 용이 된다.’ 하였는데, 신 등이 상고해 보면 무너지고 깨어진 것이라 함은 위에서 깨어진 산이라 함과 글 뜻이 같은 것이옵고, 또 명당이라고 말한 것은 역시 가까운 땅을 가리킨 것이오니, 《명당론(明堂論)》에 이르기를, ‘만약 한번 끊어지면 팔다리가 불구가 되고 음양이 모두 분산되는 것이니, 그것은 죽어 버린 절목이 되는지라 살펴볼 필요가 없다. ’고 하였고, 또 이르기를, ‘혹 홍수에 충격되어 깨어졌거나 혹 서로 어그러지게 되었으면 패한 용[敗龍]이니, 패한 용이란 것은 마을과 동네가 많이 패하는 것이라. ’고 하였는데, 신 등이 상고하여 보면 한번 끊어진 것이 패한 용이라고 함은 역시 위에서 끊어진 산[斷山]이라, 깨어진 산[破山]이라 함과 글 뜻이 같사옵고, 사형편(砂刑篇)에 이르기를, ‘산이 깨어지면 사람이 슬프다. ’고 하였는데, 신 등의 생각에는 이것도 또한 위에서 깨어진 산이라 함과 같사오며, 팔괘편(八卦篇)에 이르기를, ‘장사지내는 데에 천함(天陷)·천정(天井)·천참(天慙)은 쓰지 않는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뒤에 끊어진 언덕이 없고 앞에 험한 바위서리가 없어야 한다. ’고 하였는데, 신 등이 생각하옵건대, 천함이나 천정이나 천참이라는 것은 모두 명당의 혈(穴)자리를 가리키어서 한 말이옵고, 끊어진 언덕[斷壠]이라 한 것은 역시 위에서 가로다지로 꺼진 구덩이와 같은 것이오며, 또 끊어진 산과 가로 꺼진 구덩이에는 기운이 연할 수 없으나, 만일 벌의 허리 같은 것이면 도리어 자연스러운 것이라 하였사온데, 신 등이 생각하옵건대, 양선이 스스로 증명하기를 ‘벌의 허리는 도리어 자연스러운 것이라.’ 하였은즉, 벌의 허리가 길고 끊어진 것은 해가 없음이 더욱 분명한 징험이 되옵니다. 또 기운은 형상으로 인하여서 오는 것이으로 끊어진 산은 뫼쓸 수 없는 것이온데, 신 등은 또 상고하건대, 위에 말한 끊어진 산과 동일한 것입니다. 또 이전(李筌)이 말하기를, ‘산에는 언덕의 기운[岡氣]이 있고 땅에는 형세의 기운이 있는데, 그 언덕을 뚫고 그 형세를 끊으면 기운과 세력이 멎어 줄어지는 것이니, 그러므로 장성을 쌓고서 진(秦)나라가 망하였고, 기수(淇水)변수(汴水)를 개척하느라고 지형을 끊고서 수(隋)나라가 망하였다.’ 하였는데, 신 등이 상고하건대, 위에서 깨어진 산이라 한 것과 글 뜻이 동일하오니, 장성을 쌓는다, 기수·변수를 개척한다 하였은즉, 역시 길로 끊어진 것과의 비교가 아니오며, 또 진나라·수나라의 망한 것이 어찌 그것으로 말미암은 것이오리까. 신 등은 가만히 생각하기를 태초에 개벽할 때로부터 하늘·땅·사람 삼재(三才)의 도(道)가 아울러 성립되어 처음부터 서로 떠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고 때의 성인이 우러러보고 굽어 살피어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설정하매, 크게는 주(州)와 읍(邑)이 되고, 작게는 마을과 부락[村落]이 되었는데, 그 땅에 산수가 반드시 모이고 인물이 또한 모이는지라, 그러므로 산의 남쪽이나 북쪽이나 낮은 곳에 인적이 자연히 지나다니게 됨은 사세가 부득불 그리 되었던 것인데, 그 뒤에 음양가(陰陽家)가 생겨나기 시작하여 산수의 향하고 등짐과 좋고 궂음의 이론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상고 때의 산수(山水)의 형세에 따라서 음양의 절목을 나누어 말하기를, ‘인적(人迹) 왕래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그것으로써 흥폐 성쇠의 크고 적은 것을 점친다. ’고 하는데, 그 뜻이 만약 음양 절목의 인적 많고 적음을 보아서 산천 형기의 좋고 궂음을 알 수 있다고 한 것이라면, 인적이 많으면 그것이 좋은 땅이므로 후일의 흥성하게 될 것을 예측할 수 있고, 인적이 적으면 그것이 궂은 땅이므로 역시 후일의 흥폐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지, 인적이 많고 적음이 산천의 기운을 늘리고 줄이어서 그 사람을 화되게 하고 복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아닙니다. 이제 양선이 말하기를, ‘곁가지로 나온 협(峽)에 인적이 많으면 그 땅이 좋은 것이 되고, 인적이 적으면 쇠하게 된다.’ 함은 그럴 이치가 만무한 것입니다. 곁가지로 나온 협에 마침 옛 길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워낙 험준한 데다가 거기에 새 길을 내고서 여러 사람을 몰아다가 밟고 다니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또 역대로 능침은 반드시 서울 근기 안에 정하옵는데, 서울이라는 곳은 사방에서 인적이 모이는 곳이라 주산이 길로 끊어진 것이 없는 데가 없사오니, 비록 메우고 막으려 하여도 도저히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문정지리(門庭地理)》변망편(辨妄篇)에 이르기를, ‘천하의 일이 인정에 벗어나지 않나니 오직 인정에 가까운 것이 좋은 땅이니라.’ 하였으니, 이서 비결(異書秘訣)인들 어찌 인정에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지리의 요령은 산과 물 두 가지를 살피는 데에 지나지 않는 것이니, 처음부터 보기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좋은 자리는 산이 반드시 내려왔고 물이 반드시 돌아 있어 사람과 연기가 반드시 뭉쳐 모이게 되고, 만약 흙이 박하고 메마르며 물이 거세고 급하여서 사람과 연기가 희소하면 흉한 땅인 것은 아는 이에게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동림조담(洞林照膽)》에 이르기를, ‘음양가는 마음으로 전하고 뜻으로 깨쳐 알기를 귀하게 여길 것이요, 하나의 편벽된 말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고 하였는데, 이는 진실로 이치에 통달한 사람의 말이어서 후세의 땅보는 자에게 준칙이 되겠습니다. 신 등은 망령되게 생각하옵기를, 헌릉 주산이 길로 끊어진 것은 곧 벌의 허리 된 곳이옵고, 또 교차하였거나 가깝거나 한 길이 아니온즉, 예전대로 두는 것이 어떠할까 하옵니다."

하니, 아뢴 것을 풍수학에 내려보냈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61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3책 494면
  • 【분류】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왕실-종사(宗社) / 역사-고사(故事)

○初, 行司正崔揚善上言: "穿川大路, 獻陵主山來脈, 不可不塞。" 李陽達高仲安曰: "雖有大路, 無害山脈, 宜仍舊。" 命集賢殿參考地理諸書, 分別是非, 至是集賢殿啓曰:

臣等謹以揚善之言, 逐條講究, 條列于後。 一。 陰陽節目興廢, 門庭行道諸訣, 上文陽星峽註云: "主山過脈小處生石是也。 以人跡往來多少, 爲盛衰大小之驗。" 下文陰陽節目註云: "主山路斷爲陰節目, 前應橋梁津渡, 爲陽節目。 以人跡往來多少, 以卜興廢大小。" 詳此文勢則陽星峽主山過脈小處, 卽陰節目, 主山路斷之地也。 陽星峽之盛衰大小, 卽陰陽節目之大小興廢也, 固不可岐而二之。 今揚善以廢之大小屬於陰節目, 興之大小屬於陽節目, 則陽星峽之盛衰大小, 何以分哉? 非徒不識陽星峽生石小處爲主山正脈, 亦不知興廢盛衰之文意也。 陽達等亦以陽星峽陰節目折而言之, 亦誤矣。 陽星峽主山正脈, 地理諸書凡言主山者, 皆指正脈而言, 故言其左右擁護之山則稱峽, 《門庭》所言陽星九峽是也。 言其背走之山, 則稱鬼刦, 《門庭》所云鬼刦二龍是也。 《陽星論》云: "龍行得地, 不犯鬼刦之氣。" 又云: "陽星須求血脈過峽。" 又云: "須求四抱之內, 子不離母, 關鎖重重。" 皆是。 且《陽星九峽摠歌》云: "須抱眞龍骨脈推。" 又《娥眉峽讃詩》云: "欲認眞龍字細尋。" 又《寶蓋峽讃詩》云: "聶聶來龍寶蓋遮。" 其餘七峽之詩, 無非讃美之辭。 《疑龍經》: "關峽縱橫竝護托, 聶聶槍旗左右隨。" 又云: "三重五疊抱四來。" 以此觀之, 《陽星峽圖》池湖石脈處, 卽衆山正脈蜂腰路斷處, 而左右峰則擁護之峽也, 其非背走之地明矣。 今揚善言: "陽星之旁峽也, 故以陽星峽人迹制之。" 其說誤矣。 一。 祖宗之下, 有發氣山、氣色山。 發氣山註云: "自祖宗發足, 大頓小起, 如生蛇之渡水, 如喙木〔啄木〕 之飛空。" 又云: "生氣攅聚如覆鍾如張蓋, 半石半土, 端正厚重而顯著是也。" 《地理全書》形穴註云: "來龍似生蛇。 門庭三十六脈, 有飛禽走獸脈。" 《洞林照膽》 《水口篇》云: "山如覆鍾, 貴也。" 以此文勢觀之, 則發氣者爲祖宗正脈明矣。 且《門庭》書凡言山之氣脈, 正脈則以下字釋之, 旁脈則以左右釋之, 故紫薇則言生龍而下, 天甲則言紫薇之下, 天受則言天符之下, 此以山之正脈而言也。 天符則言天甲之右, 日月二龍則言天受之左右, 金鷄玉犬則言亦出於天受之左右, 此以山之支脈而言也。 氣色註云: "發氣而下, 則其發氣、氣色山, 爲祖宗正脈無疑矣。 今揚善言: "發色者, 祖宗之旁峽也, 故以氣色制之。" 其說亦誤矣。 一。 凡主山路斷者, 謂主山所過之脈, 一起一伏, 蜂腰鶴滕之處, 人跡自然經之, 非謂人力相殘、雨水崩陷之地也。 故《寶鑑論》云: "帶路之脈, 乃富貴緜遠之地。" 《洞林照膽》 《道路篇》云: "四神有交路者傷亡。" 又云: "主山與靑龍白虎, 皆不可有交路。" 《指南詩》云: "路行龍後皆無害, 弓抱前行更合宜。" 《地理新書》 《塚墓道路圖》註云: "凡道去塚六十步者無害。" 又云: "凡相地脈, 不以水陸, 其來去微微, 就中平處佳。 路雖陷害, 而脈相連注。" 《塋原錄》曰: "冢墓內不可有道, 宜相去六十步外無妨。" 且地理圖, 蕭端明祖墳主山後脈, 大路斷絶。 太宗 《昭陵圖》, 主山來脈, 亦大路斷絶。 然則凡道之有害者, 以其交與近也。 一。 《捉脈》註云: "龍湖禪刹, 乃大 僖宗太子開山, 言: ‘此後三世, 叢林興盛, 五世而衰, 衰後三世而復盛。’ 蓋以後龍有兩處截斷無力, 所以有興廢而不常也。" 揚善自注云: "截斷, 路斷也。" 臣等按龍湖禪刹, 異端, 無足論也。 且言截斷無力, 則是山脈斷截無氣之處也, 非指道路明矣。 《洞林照膽》 《凶忌篇》: "古路橫陷如塹者, 散亡之象也。" 又云: "截大路者, 人多病。" 臣等按本文始面云: "凡案山及左右回環歸向明堂下墳處, 竝須平正肥滿, 不犯凶忌。", 則以明堂近地而言也。 且云: "橫陷如塹。", 則亦非蜂腰路斷明矣。 《寶鑑》 《主脈篇》云: "斷山者, 謂山脈不相續; 破山者, 謂後龍崩陷。" 臣等按《地理全書》《明山寶鑑》七不可葬例, 一曰斷山, 釋云: "山脈不續。" 四曰破山, 釋云: "後龍崩陷。" 郭氏 《葬書》: "斷山不可葬也。" 注曰: "山旣斷絶, 氣不隨來。" 《尋龍入式歌》十二例, 一曰破, 釋云: "有崩破峯巃斷岡壞塹之地。 或流水衝損, 或霹靂所驚。" 則亦非指路斷而言也。 《明堂論》曰: "欹側崩破, 是爲病龍。" 臣等按崩破, 與上破山文義同。 且言明堂則亦指近地也。 《明堂論》曰: "若一斷而支體不隨, 四象分散, 是爲死絶節目, 不用相之。" 又云: "或爲洪水衝破, 或爲相殘, 則敗龍。 敗龍者, 村里多敗也。" 臣等按, 曰一斷曰敗龍, 與上斷山破山文義同。 《砂刑篇》云: "山破人悲。" 臣等按此亦與上破山同。 《八卦篇》云: "葬不居天陷天井天塹。" 又云: "後無斷壠, 前無巇險。" 臣等按, 曰天陷天井天塹者, 皆指明堂穴地而言也。 斷壠, 亦與上橫塹同。 又斷山橫塹氣難連, 若是蜂腰却自然。 臣等按揚善自證云: "蜂腰却自然。", 則蜂腰路斷之無害, 尤爲明驗矣。 又氣因形來, 斷山不可葬也。 臣等又按, 與上斷山同。 又李筌曰: "山有岡氣, 地有形氣。 鑿其岡斷其形, 則氣勢歇減矣。 故築長城而亡, 開, 斷地形而亡。" 臣等按與上破山文義同。 言築長城開, 則亦非路斷之比。 且之亡, 豈由於此哉? 臣等竊謂自太初肇闢, 天地人三才之道竝立, 而未始相離也。 是故上古聖人, 仰觀俯察, 建邦設都, 大爲州邑, 小爲村落。 其地山水必聚, 人物亦聚, 故山之南北低卑之處, 人跡自然經之, 勢不得不爾也。 厥後陰陽家始興, 而山水向背吉凶之說生焉。 然皆因上古山水之形勢, 分陰陽之節目曰: "以人跡往來之多少, 以卜興廢盛衰之大小。" 其意若曰: "觀陰陽節目人跡之多少, 則知山川形氣之吉凶。 人跡多則是爲吉地, 而可以卜後日之興盛, 人跡少則是爲凶地, 而亦以卜後日之興廢。" 非謂人迹之多少, 可以增塤山川之氣而禍福其人也。 今揚善謂: "旁出之峽, 人跡多則其地爲善, 人跡少則其地爲衰。", 則萬無是理也。 苟於旁出之峽, 適有舊路, 則猶之可也, 若果險峻, 則其可開新路、驅衆人而踏之歟! 且歷代陵寢之地, 必於京都之畿內。 京都者, 四方人跡之所會, 故主山路斷, 無地無之, 雖欲塡塞, 終不可爲矣。 《門庭地理》 《辨妄篇》云: "天下之事, 不遠人情, 但近人情, 卽是吉地。" 異書秘訣, 豈能外人情哉? 地理之要, 不過察山水二者而已, 初非難見。 夫成就之處, 山必來、水必回, 人烟必團集, 若土薄而塉, 水峻而急, 人烟稀少, 則爲凶地, 不待智者而後知也。 《洞林照膽》云: "陰陽家貴於心傳意會, 不可執一偏之說。" 此誠達理者之言, 而後世相地者之準則也。 臣等妄謂獻陵主山路斷, 則是蜂腰之處, 又非交與近路, 則仍舊如何?

啓下風水學。


  • 【태백산사고본】 19책 61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3책 49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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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왕실-종사(宗社)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