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세종실록 61권, 세종 15년 7월 19일 경오 3번째기사 1433년 명 선덕(宣德) 8년

산의 내용을 살피는 요령에 관한 전 판청주목사 이진의 상서문

전 판청주목사 이진(李蓁)이 상서(上書)하기를,

"신이 가만히 생각하오니, 산의 내용을 살피는 요령은 그 기운의 뭉친 데를 찾을 뿐이니, 비록 땅의 넓고 좁고 크고 작음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다만 뭉친 기운이 많으면 좋은 땅이옵고, 신수가 조금이라도 등진 것이 있으면 좋은 땅 아님이 분명하오니, 옛 사람의 술법 전하는 묘방이 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신은 어리석고 고루하여 소견이 천박하와 진실로 풍수학의 깊은 묘리를 잘 알지 못하오나, 마음으로 같이 그렇다고 여기는 것은 예와 이제가 다름이 없을 것이오니, 진실로 그 같이 그렇다고 여기는 것이 있으면 또한 아마 눈으로 보는 것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대체로 궁실을 영건하는 데에는 먼저 네 방위의 산 기운[四神]이 단정한가 단정하지 못한가를 살펴보아야 하옵는데, 이제 백악현무(玄武)114) 된 것을 보오면 형세는 웅장하고 빼어난 것 같으나, 그 실정을 따져 보면 머리를 들이밀어 얼싸안은 형상이 없사오며, 그 주작(朱雀)115) 을 논하오면 낮고 평평하여 약하오며, 그 청룡(靑龍)116) 을 돌아보면 등을 둘러대어 기운이 없사오며, 그 백호(白虎)117) 를 보오면 높고 뻣뻣하여 험하온지라, 네 방위의 산 기운이 단정하지 못함이 이러하옵니다. 송나라 목당거사(牧堂居士) 채성우(蔡成禹)가 말하기를, ‘지리의 법은 산수향배(山水向背) 네 글자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 ’고 한 것이 말은 간략하고 뜻은 다하여서 대체의 지시를 총괄한 것이오니 깊고도 요령있는 말입니다. 행 부사정 최양선의 살펴본 제생원(濟生院) 자리의 판국은 주맥이 씩씩하고 벌의 허리와 학의 무릎으로 그 기운이 잡됨이 없이 의젓하게 들어오다가 우뚝하게 둥근 언덕으로 솟아 가지고 여러 가닥을 뻗쳐 내어 사방을 둘러 모아 놓고 중앙에 높이 자리잡고 있으니, 이것은 풍수학에서 큰 것 중에서는 특히 작은 것으로 하라는 말입니다. 어째 그러냐 하면, 화악(華嶽)118) 의 형세가 하늘을 치받아 우람하게 뭉치고, 그 기운이 맹렬하게 남쪽으로 냅다 달리어 와 가지고 자리잡아 판국을 맺었으니, 이러한 판국의 중앙에서는 특히 작은 산이 아니고서는 주맥이 될 수가 없는 것이며, 주작(朱雀)으로 말하면 목멱산이 바로 비치고 왼편과 오른편을 돌아보면 여러 겹으로 둘러 에웠사오니, 그 국세의 중심을 말씀하면 중정하여 편벽됨이 없사옵고, 3면의 양기가 고루 갖추었졌사오니, 이것은 그 기운 모인 중에도 또 취할 것이 있는 땅이옵니다. 어리석은 신의 좁은 소견으로는 이러하오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거룩하신 재량으로 결단하옵소서."

하니, 그 아룀을 풍수학에 내려 보내었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61권 13장 A면【국편영인본】 3책 493면
  • 【분류】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왕실-종사(宗社)

○前判淸州牧事李蓁上書曰:

臣竊惟尋龍大要, 求其氣(褧)〔聚〕 而已。 縱地有寬隘大小之異, 但聚氣多則爲吉, 山水稍有反背, 則非吉審矣。 古人傳術之妙, 不越乎此。 臣愚陋淺見, 誠不足以識風水之奧妙, 然心之所同然, 無間古今, 苟得其所同然, 亦庶乎目力之不忒矣。 大抵營建宮室, 先相四神端不端, 今觀夫白岳之爲玄武, 勢若雄秀, 而求其情, 則無入首懷抱之形, 論其朱雀, 則低平而弱, 顧其靑龍, 則反背而洩, 瞻其白虎, 則高亢而險, 四神之不端若此。 有 牧堂居士 蔡成禹以爲: "地理之法, 不過山水向背四字而已。" 辭約意盡, 摠括大全之指, 淵乎旨哉! 行副司正崔揚善所相濟生院規局, 主脈磊落, 蜂腰鶴膝, 其氣不雜, 雍容而入, 特起圓隴, 分布衆支, 四圍團集, 尊居局中, 此山家大則特小之說, 爲可據也。 何則? 華嶽之形, 撑空磅礴, 其氣猛烈, 踊躍而南, 來止結局, 當此局中, 非特小之山, 不可爲主也。 至於朱雀, 則木覓正照, 顧瞻左右, 回環重複, 語其局心, 則中正無偏, 三陽備具, 此其氣聚之中, 又有取焉之地也。 臣愚管見如斯, 伏惟斷自聖心。

啓下風水學。


  • 【태백산사고본】 19책 61권 13장 A면【국편영인본】 3책 493면
  • 【분류】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왕실-종사(宗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