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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57권, 세종 14년 9월 19일 갑술 1번째기사 1432년 명 선덕(宣德) 7년

공조 참판 신장에게 헌남산의 곡을 지어 관습 도감에 내리게 명하다

공조 참판 신장(申檣)에게 명하여 헌남산(獻南山)의 곡(曲)을 지어서 관습 도감(慣習都監)에 내리게 했는데, 그 사(辭)에,

"화악(華嶽)129) 이 높이 하늘과 가지런하고 해동을 지키게 하시와, 상운(祥雲)과 서기(瑞氣)가 왕성하여 양궁(兩宮)에 접해 있습니다. 높은 성덕(盛德)은 광대하여 명칭하기 어려우며, 만백성에게 아버지처럼 대하여 태평을 이루었으며, 왕후는 지존(至尊)에게 배필되어 덕을 행하여, 한 나라에 어머니처럼 대하여 인은(仁恩)을 베풀었습니다. 위(位)는 소양(少陽)에 바로 앉고, 상서(祥瑞)는 동금(銅禁)에 어리었는데, 깊고 부드러운 덕은 원량(元良)이 가졌으며, 자신전(紫宸殿) 앞에 온화한 모양의 여러 군(君)이 있어, 마음속으로부터 나온 우애가 날로 나타났습니다. 위에서는 자상(慈詳)하시고 아래에서는 효도에 돈독하시여, 봄바람의 화기가 궁장(宮墻)에 넘치니, 명군(明君)을 계승하고 운수에 응하여 여러 사람의 마음에 합했습니다. 우리 성상의 성대한 덕이 성업(成業)을 진무(鎭撫)하니, 조정과 민간이 화락하여 태평한 세상을 즐기었으며, 중궁(中宮)의 아름다운 덕이 성신(聖神)130) 에 배필되니, 자손이 번성하여 큰 복을 받게 되었습니다. 구족(九族)을 친하여 이미 화목한 지경에 이르니, 신민이 성대히 모두 이를 본받았습니다. 임금은 성스럽고 신하는 어질어, 풍운(風雲)이 성할 즈음에 황연(恍然)히 순(舜)임금 세상의 해가 중천에 떠오르는데, 한 사람 임금을 섬겨 충성을 다하니, 은총(恩寵)의 사물이 해마다 자신전(紫宸殿)에서 내려왔습니다. 동해(東海)는 물결이 잔잔하고 북문에는 경보(警報)가 없는데, 공물(貢物)을 바치는 것은 삼라(森羅)하게 진열되고, 성인께서 성인으로 자처하지 않으시고 삼가하고 공손하여 정사에 부지런하여 성인의 심정(心情)을 괴롭혔습니다. 은택(恩澤)이 백성에게 흡족하여 사방의 국경이 편안하니, 곳곳의 농사는 봄에 시작되었으며, 좋은 날 좋은 때에 우리의 헌수(獻壽)하는 술잔을 올리니, 신선의 서기(瑞氣)가 봄빛에 떠올랐습니다. 풍악은 함영(咸英)131) 을 연주하니 소리는 구천에까지 통하고, 금전(金殿)이 머리 위에 있는데 해가 밝게 비치었으며, 경연(瓊筵)은 질서가 정연하고 화락한 기운이 온화한데, 군자는 미땅히 복록(福祿)을 받을 것입니다.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공손히 남산수(南山壽)를 드리니, 양궁께서 만년까지 계시어 백성의 부모가 되소서. 하늘은 밝고 땅은 편안하여 운수가 형통한데, 성신께서 시기에 응하여, 진실로 총명하시어 백성의 부모가 되시니, 영원히 휴양(休養)하시여 하늘의 돌보심을 입어 복리(福履)가 이루어지고, 해가 떠오르고 달이 변하지 않게 다 같이 밝으며, 별이 반짝반짝하여 빛이 더욱 더하고, 금지 옥엽(金枝玉葉)이 함께 빛나고, 떼 지어 많이 모이고 한이 없었습니다. 양궁(兩宮)이 강녕(康寧)하여 삼락(三樂)132) 이 이루어지고 사미(四美)133) 까지 이르게 되니, 구중(九重) 선악(仙樂)이 새 소리를 연주하였습니다. 원컨대 양궁께서 수(壽)가 기한이 없어 천추만세에 승평(昇平)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처음에 동궁(東宮)과 대군 등이 양궁(兩宮)에게 헌수(獻壽)하기를 청하여, 별도로 가사(歌詞)를 지어서 연주하게 하니, 이에 임금께서 고조(古調)에 의거하여 친히 장단(長短) 장귀(章句)의 수(數)를 정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57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3책 418면
  • 【분류】
    예술-음악(音樂) / 어문학-문학(文學)

  • [註 129]
    화악(華嶽) : 중국 오악(五嶽)의 하나.
  • [註 130]
    성신(聖神) : 성상.
  • [註 131]
    함영(咸英) : 악명(樂名).
  • [註 132]
    삼락(三樂) : 군자(君子)의 세 가지 즐거움. 곧 첫째 부모가 모두 생존하고 형제가 무고하며, 둘째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고, 셋째 영재(英才)를 교육하는 일.
  • [註 133]
    사미(四美) : 양신(良辰)·미경(美景)·상심(嘗心)·낙사(樂事)이니, 곧 좋은 시절, 아름다운 경치, 경치를 관상하고 즐기는 마음, 유쾌한 일의 네 가지.

○甲戌/命工曹參判申檣, 製《獻南山之曲》, 下慣習都監。 辭曰:

華嶽嵩齊蒼穹鎭海東, 祥雲瑞氣氤氳接兩宮, 巍巍盛德, 蕩蕩難名, 父臨萬姓臻隆平。 后配至尊, 惟德之行, 母育一國涵仁恩。 位正少陽, 祥凝銅禁, 淵沖玉裕孚元良。 紫宸殿前, 溫溫諸君, 因心友愛日彰聞。 上篤慈祥, 下敦孝思, 春風和氣溢宮墻。 明繼明應運生協輿情, 惟我聖上盛德撫盈成, 朝野熙熙樂太平。 中宮懿德, 克配聖神, 麟趾振振宜景福。 以親九族, 旣臻雍穆, 臣庶蔚然皆效則。 主聖臣賢, 風雲盛際, 恍然日升中天。 以事一人, 克盡忠誠, 寵賚年年降紫宸。 東海不波, 北門無警, 獻琛絡(綘)〔繹〕 陳森羅。 聖不自聖, 戒謹持盈, 旰食宵衣勞聖情。 澤洽黎民, 四境晏然, 處處農桑雨露春。 日吉辰良, 稱我壽巵, 仙霞瀲灔浮春光。 樂奏《咸英》, 聲徹九天, 金殿當頭日照明。 瓊筵秩秩, 和樂融融, 君子宜之福祿崇。 拜手稽首, 恭獻南山, 兩宮萬年爲父母。 天一淸地一寧運泰亨, 聖神應期亶聰明。 作民父母永休養, 荷天之眷福履成。 日之升月之恒明竝陞, 前星熒熒光益增。 金枝玉葉共輝映, 振振蟄蟄且繩繩。 兩宮寧三樂成四美幷, 九重仙樂奏新聲。 願言兩宮壽無期, 千秋萬歲享昇平。

初, 東宮及大君等, 請於兩宮獻壽, 別製歌詞奏之。 於是, 上依古調, 親定長短章句之數。


  • 【태백산사고본】 18책 57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3책 418면
  • 【분류】
    예술-음악(音樂)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