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55권, 세종 14년 1월 16일 병자 2번째기사
1432년 명 선덕(宣德) 7년
형조의 도관이 형(刑)을 사용하는 문제를 논하다
전일에 형조의 도관이 형을 사용하여 일을 판결하게 할 것을 청하였으므로, 정부와 제조에 명령하여 의논하게 하였더니 서로 가하다 불가하다고 하는 이견이 있었다. 임금이 말하기를,
"어찌 일찍이 용형(用刑)하지 아니하던 관원으로 하여금 반드시 용형하게 해야 한단 말인가."
하니, 신상·정흠지가 아뢰기를,
"도관이 형을 쓰지 않기 때문에 비록 증언과 증거가 명백한 일이라도 간악한 무리가 억지로 주장하면서 불복합니다. 마땅히 용형하여야 합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도관은 백성의 부모라고 부르는 자이다. 말로써 파고 물어서 정상을 알아내야 한다. 이제 형을 쓰게 한다면 관에서 혹은 위엄만으로 공초(供招)를 받게 되어도 사람들은 혹은 그 위엄을 두려워하여 무복(誣服)하는 경우가 있는데 하물며 형벌이겠는가. 형벌은 덜어 버리는 것이 좋은 것인데, 이제 예전에 없던 법을 세워서 민생을 해롭게 한다는 것은 매우 옳지 않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7책 55권 5장 B면【국편영인본】 3책 368면
- 【분류】사법-재판(裁判) / 사법-행형(行刑)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