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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53권, 세종 13년 8월 18일 경술 2번째기사 1431년 명 선덕(宣德) 6년

김종서에게 밤낮으로 공소에 머물면서 임금의 말을 밖에 전하게 하다

좌대언 김종서에게 전교하기를,

"내가 병중인데다가 마침 사신의 일로 마음이 번거로운데, 환시(宦寺)들이 말을 복잡한 사연을 다 전하지 못하는가 싶으므로 마음과 기운이 함께 피곤하니, 경은 지금부터 재계하고 밤낮으로 공소(公所)에 있으면서 나의 말하는 바를 듣고 밖에 선전하라."

하고, 드디어 종서를 불러들여 보고 말하기를,

"내가 풍질(風疾)을 얻은 까닭을 경은 반드시 알지 못할 것이다. 저번에 경복궁에 있을 적에 그때가 바로 한창 더운 여름철이었는데, 한낮이 되어 잠시 이층에 올라가서 창문 앞에 누워 잠깐 잠이 들었더니, 갑자기 두 어깨 사이가 찌르는 듯이 아팠는데 이튿날에는 다시 회복되었더니, 4, 5일을 지나서 또 찌르는 듯이 아프고 밤을 지나매 약간 부었는데, 이 뒤로부터는 때 없이 발작하여 혹 2, 3일을 지나고, 혹 6, 7일을 거르기도 하여 지금까지 끊이지 아니하여 드디어 묵은병[宿疾]이 되었다. 30살 전에 매던 띠[帶]가 모두 헐거워졌으니 이것으로 허리 둘레가 줄어진 것을 알겠다. 나의 나이가 33세인데 살쩍의 터럭 두 오리가 갑자기 세었으므로, 곁에 모시는 아이들이 놀라고 괴이히 여겨 뽑고자 하기에, 내가 말리며 말하기를, ‘병이 많은 탓이니 뽑지 말라. ’고 하였다. 나의 쇠함과 병이 전에 비하여 날마다 더욱 심하니 경은 그런 줄을 알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53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3책 336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외교-명(明)

○傳旨左代言金宗瑞曰:

予以病, 適値使臣事煩慮, 宦寺不盡傳言, 語之重複, 因而心氣俱困。 卿其自今齋戒, 晝夜在公, 聽予所言, 宣傳于外。

遂引見宗瑞曰: "予得風疾本末, 卿必不知。 曩在景福宮, 方暑亭午, 暫御小樓, 當窓乍睡, 忽覺兩肩間刺痛, 翌日平復, 隔四五日又刺痛, 經宿微腫。 自此以後, 發作無時, 或經二三日, 隔六七日, 至今不絶, 遂成宿疾。 三十年前所御帶皆闊, 是知腰之減圍也。 予行年三十三, 鬢毛兩莖忽白, 侍兒驚怪欲拔之, 予止之曰: ‘多病所致, 勿拔。’ 予之衰病, 比前日益滋, 卿其知之。"


  • 【태백산사고본】 16책 53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3책 336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