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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52권, 세종 13년 5월 14일 정축 2번째기사 1431년 명 선덕(宣德) 6년

시험선의 속도를 시험하게 하다

총제 이천(李蕆)이 상소하기를,

"지금 만든 시험선(試驗船)은 공력이 많이 들고 만들기가 어려워서, 사람들이 모두 만들기를 싫어하는데, 영선 만호(領船萬戶) 등이 대체(大體)를 돌보지 아니하고 마음을 써서 수리하지 않으면, 위는 새고 아래는 젖어서 오래지 아니하여 썩어 버릴 것입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이 배가 몸은 크고 가벼우므로, 만약 다른 병선(兵船)과 달리기를 겨루면 경쾌(輕快)함을 알 수 있을 것이오니, 마땅히 수시로 수리하도록 하여 오래 가게 하소서. 지난 기해년 동정(東征)할 때에 호군(護軍) 윤득민(尹得民)이 새로 만든 배를 타고 행하여 왕복 수월 동안에 벌레가 먹고 물에 불어 많이 상하였음을 신이 직접 보았는데, 이는 다름이 아니라 벌레가 생나무 먹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험선도 생나무인데, 만약 화지량(花之梁) 등지의 벌레가 없는 물에 정박한다면 벌레가 먹는 여부를 알지 못하여 시험하는 의의가 없을 듯하오니, 벌레가 있는 곳으로 옮겨 정박하게 하여 시험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예전에 박희중(朴熙中)전라도에 돌아가서 갑선(甲船)을 감독해 만들었으나 느리기 때문에 버렸습니다. 신은 생각하기를, 배가 느리고 빠른 것은 갑(甲)으로 만든 여부에 있지 아니하고 체제(體製)에 달렸다고 봅니다. 신이 일찍이 동정(東征) 때에 가지고 온 왜대선(倭大船)을 보니, 그 갑으로 만든 방법이, 밖에는 월외송(月外松)으로 싸고 【소나무의 속이 곧고 쉽게 쪼개지는 것을 시속에서 월외송이라고 이른다. 】 가운데를 회(灰)로 막지 않았는데, 경쾌하기가 병선보다 훨씬 낫습니다. 앞으로는 이 방법에 의하여 배를 만들되, 그 판목(板木)은 반드시 해가 지나도록 오랫동안 말린 뒤에 쓰게 하소서."

하니, 병조와 도진무(都鎭撫)에 명하여 빠르고 느림을 함께 실험하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52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3책 316면
  • 【분류】
    군사-군기(軍器)

    ○摠制李蕆上書曰:

    今造試驗船, 功勞多而造作難, 人皆厭之, 領船萬戶等不顧大體, 不用心修治, 則上漏下濕, 未久而朽敗矣。 臣謂此船體大而輕浮, 若與他兵船爭馳, 則其輕快可見, 宜令隨時修治, 以待經久。 去己亥年東征時, 護軍尹得民, 騎新造船而行, 往還數月之間, 傷水潤爲甚, 臣親見之。 此無他, 好食生木故也。 今試驗船, 亦生木, 若泊於花之梁等處, 無之水, 則未知食與否, 恐非試驗之意, 宜移泊有處以試之。 昔朴熙中全羅道, 監造甲船, 以鈍棄之, 臣謂船之鈍快, 不在甲造與否, 實由體製之使然爾。 臣嘗見東征時取來大船, 其甲造之術, 外用月外松板裹之 【松之理直易坼者, 俗謂之月外松。】 中無灰隔, 其輕快勝於兵船逈矣。 乞自今依此術造之, 其板木必須經年乾久, 而後用之。

    命兵曹, 與都鎭撫共驗快鈍。


    • 【태백산사고본】 16책 52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3책 316면
    • 【분류】
      군사-군기(軍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