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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51권, 세종 13년 2월 1일 병신 5번째기사 1431년 명 선덕(宣德) 6년

장흥 부원군 마천목의 졸기

장흥 부원군(長興府院君) 마천목(馬天牧)이 졸하였다. 천목장흥부(長興府)의 속현(屬縣) 회령(會寧) 사람으로, 홍무(洪武) 신유년에 산원(散員)에 보직되어, 누차 승진 천전(遷轉)한 끝에 대장군(大將軍)에 이르렀다. 기묘년에 상장군(上將軍)으로 전임되고 신사년에 익대 좌명 공신(翊戴佐命功臣)의 칭호를 내렸으며, 곧 이어 동지총제(同知摠制)로 승진, 임진년에 전라도 병마 도절제사·판나주목사(判羅州牧使)로 나갔고, 갑오년에 장흥군(長興君)에 봉해졌다. 병신년에 도총제(都摠制)가 되었다가 다시 전라도 병마 도절제사로 나갔고, 계묘년에 판우군부사(判右軍府使)로 승진되었다. 기유년에 치사(致仕)하기를 비니 특히 장흥 부원군(長興府院君)을 제수하고, 예조에 명하여 잔치를 배설해 전별하게 하고 녹봉을 전과 같이 주게 하였는데, 향년이 74세이다. 부음(訃音)을 아뢰니 조회를 3일간 정지하였으며, 내사(內史)에게 명하여 가서 조문하게 하고, 쌀·콩 아울러 30석과, 종이 1백 권을 부의(賻儀)로 내렸다. 또 예관에게 명하여 치제(致祭)를 내리니, 그 교서(敎書)에 이르기를,

"신하로서 큰 공로가 있어 이미 시종(始終) 변함이 없었으니, 나라에는 상전(常典)이 있는지라 오직 휼전(恤典)을 특히 더하노라. 생각하건대, 경은 흉금(胸襟)과 도량이 크고 깊으며, 천성이 순수하고 행검(行檢)이 독실한데다가, 외적을 막는 재능이 뛰어나고 계략(計略)의 지혜 또한 구비하였으니, 실로 군왕의 우익(羽翼)이요, 국가의 주석(柱石)이라 이를 만하도다. 우리 태종(太宗)께서 잠저(潛邸)에 계실 때에 사졸(士卒) 속에서 경(卿)을 발탁하사 군기(軍機)를 맡기시니, 경은 과연 대의(大義)를 따르고 사(私)를 잊었으며, 충성과 노력을 다하여 위험이 절박했던 그날에 창업(創業)을 도와 이루었고, 창졸간에 일어난 변란을 다스려 나라를 바로잡았던 것이니, 경의 충성, 그 용맹은 의당 산하(山河)에 맹세하고 이정(彝鼎)에 새겨야 할 것이로다. 누차 총제(摠制) 직에 등용되고 인하여 장흥군(長興君)에 봉하니, 그 임용(任用)이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고, 사랑과 대우 또한 갈수록 후하여져 부덕한 내가 즉위함에 이르러서도 간성(干城)같이 의중(倚重)해 왔도다. 드디어 치사(致仕)하고 어버이를 봉양할 것을 원하였고, 곧 질병에 걸려 직사(職事)를 사양하기에, 부원군(府院君)의 숭품(崇品)으로 승진시키고 만년의 휴양을 바랐더니, 이 무슨 갑작스런 부음(訃音)이란 말인가. 아득한 저 하늘이 이 한 원로마저 남겨 두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 마음 아프도다. 이에 예관(禮官)을 보내어 치전(致奠)하고 영령(英靈)에 고하여 나의 심회를 펴보는 바이노라. 아아, 슬프도다. 기뻐도 슬퍼도 정의는 같은지라 어찌 경의 옛 공적을 잊으며, 유명(幽明)을 달리 했어도 이치는 일반이니 나의 지극한 이 회포를 살피리라 믿노라."

하였다. 시호를 충정(忠靖)이라 하니, 위험한 속에서도 어려운 것을 사양치 않는 것을 충(忠)이라 이르고, 관후(寬厚) 화평하며, 착한 이름을 지니고 세상을 마친 것을 정(靖)이라 한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51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3책 293면
  • 【분류】
    인물(人物) / 왕실-사급(賜給) / 인사-임면(任免)

    長興府院君 馬天牧卒。 天牧, 長興府屬縣會寧人。 洪武辛酉, 補散員, 累遷至大將軍。 己卯, 轉上將軍, 辛巳, 賜翊戴佐命功臣號, 尋加同知摠制。 壬辰, 出爲全羅道兵馬都節制使, 判羅州牧使, 甲午, 封長興君, 丙申, 改都摠制, 復出爲全羅道兵馬都節制使。 癸卯, 進判右軍府使, 己酉, 以老乞骸骨, 特授長興府院君, 命禮曹設宴餞之, 賜祿俸如舊, 卒年七十四。 訃聞, 輟朝三日, 命內史往弔, 賜賻米豆幷三十石、紙一百卷。 又命禮官致祭。 敎曰:

    臣有膚功, 旣終始之不替; 國有常典, 惟贈恤之特加。 惟卿器宇宏深, 性行醇謹。 才捷於禦侮, 智周乎運籌。 可謂王之爪牙, 而國之楨(幹)〔榦〕 也。 我太宗之潛邸也, 擢卿於行伍, 授卿以軍機, 而卿果能徇義忘私, 盡忠竭力, 佐命於危迫之日, 撥亂於倉卒之間。 惟卿之忠、與卿之勇, 宜乎誓山河, 而銘彝鼎也。 累登庸於摠制, 仍賜封於長興。 任用匪輕, 眷遇彌篤。 逮至眇末, 倚爲干城。 廼乞身而養親, 俄纏疾而謝事。 陞崇秩於府院, 庶休致於桑楡。 何訃音之遽聞? 痛昊天之不憖。 遣禮官而致奠, 告英靈而敍辭。 於戲! 休戚義同, 敢忘卿之舊績? 幽明理一, 諒體予之至懷。

    忠靖, 險不辭難忠, 寬樂令終靖。


    • 【태백산사고본】 16책 51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3책 293면
    • 【분류】
      인물(人物) / 왕실-사급(賜給)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