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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50권, 세종 12년 11월 25일 임술 1번째기사 1430년 명 선덕(宣德) 5년

송 진종 등에 대해 얘기하다

상참을 받고, 경연에 나아가 송(宋) 진종(眞宗)의 천서(天書)에 대한 사실을 보다가 이르기를,

"왕단(王旦)의 마음이 이 때에 비로소 굽혔다. 대체로 인간의 상정은 처음에는 부지런하다가도 나중에는 게을러지며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마침내는 해이하게 되는 것이다."

하니, 참찬관(參贊官) 윤수(尹粹)가 대답하기를,

"마음의 자세가 바르면 끝까지 변하지 아니하며, 겉으로 가장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충성을 다하는 듯하여도 나중에는 권태를 면하지 못합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진종은 허탄한 것을 좋아하였으니 정말 어리석은 임금이다. 만일 얼마 동안 더 오래 살았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치우친 짓을 했을 것이 아니냐."

하니, 시강(侍講) 권채(權採)가 아뢰기를,

"그것은 알 수 없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한(漢) 무제(武帝)가 상서(祥瑞)를 좋아하였으나 나중에는 후회하고 깨달았으니, 이는 저보다 낫다 할 수 있다."

하고, 또 이르기를,

"임금은 부지런하고 검소한 사람이어야 능히 나라의 정치를 잘 할 수 있다. 문제(文帝)경제(景帝)는 부지런하고 검소하여 성공하였고, 무제(武帝)는 방종하고 욕심을 부렸기 때문에 실패하였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50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3책 274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역사-고사(故事)

○壬戌/受常參, 御經筵。 見 眞宗天書之事曰: "王旦之心, 至是始屈矣。 大抵人情, 始勤終怠, 雖至强, 亦流於懈弛。" 參贊官尹粹對曰: "心術正則至終不變, 矯飾之人, 則初若盡忠, 終不免怠惰矣。" 上曰: "眞宗好虛誕, 誠愚主也。 若假數年, 無乃偏於所好乎?" 侍講權採曰: "是未可知也。" 上曰: " 武帝雖好祥瑞, 終乃悔悟, 此善於彼矣。" 又曰: "人主勤儉者, 能致國家之治。 以勤儉而得之, 武帝以逸欲而失之。"


  • 【태백산사고본】 15책 50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3책 274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