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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48권, 세종 12년 4월 11일 신사 5번째기사 1430년 명 선덕(宣德) 5년

경상좌도 처치사가 왜구의 방비책을 건의하다

경상좌도 처치사(處置使)가 아뢰기를,

"기해년에 동정(東征)한 뒤로부터 왜구(倭寇)들이 이미 천위(天威)에 굴복하여 감히 포학(暴虐)을 부리지 못하오나, 승냥이 같은 야심을 품고 잠시 붙어서 신하로 섬기다 잠시 동안에 배반하여 간사한 꾀를 헤아리기 어렵사오니, 예비책을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1. 부산(富山)067)염포(鹽浦)는 모두 대마도(對馬島)와 가까와서 왜선(倭船)이 모여 닿는 곳이라 사객(使客) 및 장삿배가 적어도 20여 척을 내리지 않으며, 거화왜(居貨倭)068) 는 남녀가 혹은 1백 명 가량이 여러 해 동안 포(浦) 안에 머물러 있어서, 모두 다 말을 통하고 군졸(軍卒)들과 섞여 있어서 병비(兵備)의 허실과 배들의 빠르고 둔한 것을 알지 못함이 없으니, 만약 일조에 흔단을 만들어 내어 뜻하지 않을 때 배를 훔쳐 타고 바다에 떠서 가면 장차 어떻게 하겠습니까. 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바다에서 거리가 2, 3일정(日程)이 되는 낙동진(洛東津)·의령포(宜寧浦) 및 뱃길이 서로 통하는 창녕(昌寧)·영산(靈山)·의령(宜寧)·초계(草溪) 등의 강가에 왜관(倭館)을 설치하고 봉화(烽火)를 엄하게 단속하여, 왜선이 오거든 병선을 보내어 맞아 그의 온 뜻을 묻고, 그가 가진 서계(書契)069) 를 상고하고 통사를 보내어 고찰하며, 상류로 거슬러 올라와서 왜관에게 접대하게 하되, 만약 그 배가 커서 관(館)에 이를 수 없는 것은 작은 배로 바꾸어 실어 들어오게 하며, 장사하는 왜인과 상시로 거주하는 왜인도 이대로 하여 모두 관 아래에 옮겨 두게 하고 자원하는 대로 장사를 하여 살게 하며, 고기를 잡아 생계를 삼는 자에게는 차사원(差使員)이 행장(行狀)070) 을 주되, 한번 가는 데 2, 3명에 지나지 않게 하며, 작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아가 고기를 잡게 하되 오래 머무르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면 본시 다른 마음을 품은 자는 애초에 관에 나가지 않으려 할 것이고, 이미 관에 나간 자는 감히 제 마음대로 방자하지는 못할 것이오니, 장사하는 왜인들은 이로 말미암아 줄어들 것이고, 상시로 거주하는 왜인들도 점차로 없어질 것입니다.

1. 일찍 높은 벼슬을 지내고 청렴 정직한 두 사람을 골라 뽑아서 왜관 감고(倭館監考)로 정하여, 윤번(輪番)으로 관에 머물면서 어지러운 일을 금하게 하며, 또 수령을 차사원으로 정하여 서로 번갈아 고찰(考察)하여 마음대로 출입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1. 해문(海門)071) 의 병선(兵船)과 육진 군마(陸鎭軍馬)에게 더욱 단속을 더하여 수어(守禦)를 엄하게 하여, 안에 있는 도적이 변란을 일으킬 수 없고, 밖에 있는 도적이 감히 음모를 행할 수 없게 하옵소서."

하니, 병조에 명하여 의정부와 제조(諸曹)가 함께 의논하여 아뢰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48권 4장 B면【국편영인본】 3책 229면
  • 【분류】
    외교-왜(倭) / 군사-군정(軍政) / 군사-관방(關防) / 무역(貿易)

  • [註 067]
    부산(富山) : 부산(釜山).
  • [註 068]
    거화왜(居貨倭) : 거주하면서 장사하는 왜.
  • [註 069]
    서계(書契) : 증명 문서.
  • [註 070]
    행장(行狀) : 여행증(旅行證).
  • [註 071]
    해문(海門) : 포구(浦口).

慶尙左道處置使啓: "自己亥東征之後, 倭寇已服天威, 不敢肆虐, 然狼子野心, 乍臣乍叛, 詭謀難測, 預備之策, 不可不慮。 一。 富山鹽浦竝近對馬島, 實船會泊之所, 使客及商船, 小不下二十餘隻。 若居貨, 則男婦或百人, 累年留浦, 悉通語音, 混處軍卒, 兵備虛實、船楫利鈍, 靡不知之。 若一朝構釁, 出其不意, 竊舟浮海, 將何以及? 臣愚以爲去海二三日程洛東津宜寧浦及水路相通昌寧靈山宜寧草溪等處江邊, 設館, 申嚴烽火, 船若來, 則遣兵船迎問其意, 考其書契, 差通事考察, 泝流而上, 接待于館, 若其船大, 不克到館者, 遞載小船。 其商及恒居, 亦依此例, 皆徙置館下, 從願興販資生, 其捕魚爲生者, 差使員給行狀, 每行不過二三名, 令騎小船, 出海捕魚, 毋得久滯。 如是則素畜異心者, 初不就館, 已就于館者, 不敢自肆。 商由此稍減, 而恒居之, 亦自漸除矣。 一。 擇曾經顯秩公廉正直者二人, 定爲館監考, 輪番留館禁亂。 又以守令, 定爲差使員, 更相考察, 使不得擅自出入。 一。 海門兵船, 陸鎭軍馬, 益加戒飭, 以嚴守禦, 使在內之寇無由生變, 在外之賊不敢運謀。"

命兵曹與政府諸曹, 同議以啓。


  • 【태백산사고본】 15책 48권 4장 B면【국편영인본】 3책 229면
  • 【분류】
    외교-왜(倭) / 군사-군정(軍政) / 군사-관방(關防) / 무역(貿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