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 부원군(漢平府院君) 조연(趙涓)이 졸(卒)하였다. 거애(擧哀)하고 3일간 조회를 정지하고, 쌀·콩 아울러 70석과 종이 1백 50석을 부의(賻儀)로 내렸다. 조연은 양주(楊州) 사람으로 처음 이름은 경(卿)이니, 양렬공(襄烈公) 인벽(仁璧)의 아들이었다. 인벽이 환왕(桓王)¹¹⁸⁾ 의 딸을 아내로 맞아 경을 낳았는데, 임진년에 나이 19세로서 천우위 대장군(千牛衛大將軍)에 임명되었고, 우리 태조가 즉위하자 운검(雲劍)¹¹⁹⁾ 의 직책에 임명되어 그 좌우를 떠나지 않았다. 개국 초기에 인심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서 임금이 친왕자(親王子)를 3번으로 나누어 대내에 입직하도록 하였는데, 연에게 명하여 이에 참예하게 하고 말하기를,

"비록 내실(內室)이나 임금의 처소에라도 마음대로 출입하라."

하고, 궁궐문을 지키는 자에게 연의 출입을 금하지 말라고 명하였다. 그가 시종(侍從)하기를 부지런히 정성스럽게 하였으므로, 드디어 원종 공신(原從功臣)에 책명(策命)되어 전답 25결(結)과 노비(奴婢) 2명을 하사받았다. 병자년에 과의 상장군(果毅上將軍)에 제수되었고, 무인년에 중추원 우승지(中樞院右承旨)에 임명되었으며, 병진년^110-1) 에 동지 총제(同知摠制)에 승진되었다. 태종이 잠저(潛邸)에 있을 때에 매우 두텁게 사랑하였는데, 세자(世子)에 책봉됨에 이르러 도독부(都督府)를 개설하고 연으로 절제사(節制使)를 삼으니, 항상 금문(禁門) 안에 있었다. 임오년에 추충 익대 공신(推忠翊戴功臣) 한평군(漢平君)에 가봉(加封)되니, 당시 의용(毅勇)있는 갑사(甲士) 3백명을 선발하여 내갑사(內甲士)라 일컫고, 이숙번(李叔蕃)과 연사종(延嗣宗)에게 명하여 그 반수를 영솔하게 하고, 연과 한규(韓珪)에게 명하여 그 반수를 영솔하게 하여, 좌·우위(左右衛)로 나누어서 궐내의 별침(別寢)을 시위하게 하였다. 임오년에 우군 총제(右軍摠制)에 임명되니, 당시 금병(禁兵)을 나누어 삼군(三軍)으로 하였는데, 연을 명하여 우군 장인 총제(右軍掌印摠制)로 삼았고, 갑신년에 도총제(都摠制)에 승진되었다. 기축년에 야인(野人)이 장차 북방을 침입하려 하자, 연이 위엄과 은혜가 겸전(兼全)하여 능히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 하여, 길주도 도안무 찰리사(吉州道都安撫察理使)가 되어 나갔는데, 경인년에 올적합 금문내(金文乃) 등이 경원(慶源)으로 침입해 들어와서 절제사(節制使) 한흥부(韓興富)를 살해하니, 연이 신유정(辛有定)·김중보(金重寶)·곽승우(郭承祐) 등과 더불어 군사를 거느리고 곧 토벌에 나가서 두문(豆門)에 이르도록 그 적을 찾지 못하자, 올량합(兀良哈) 파아손(把兒遜) 등 8명의 지휘(指揮)를 유인하여 살해하고 아울러 부족(部族) 수백 명을 섬멸하고는 승첩(勝捷)을 아뢰니, 이로부터 틈이 더욱 깊이 벌어졌었다. 계사년에 공조 판서로 전직되고, 병신년에 판좌군부사(判左軍府事)가 되었으며, 경자년에 의정부 찬성사(贊成事)로 천전되었다. 임인년에 태종이 승하하여 시릉(侍陵)의 복계를 마치매, 의복과 안장 갖춘 말을 하사하고는 부원군(府院君)으로 고쳤고, 병오년에 의정부 우의정으로 승진되었다. 연은 성질이 온량(溫良)하고 태종의 은총과 신임이 비길 데 없었으며, 죽은 해의 나이는 56세이었다. 시호는 양경(良敬)이니, 성질이 온량하고 안락을 좋아하는 것을 양(良)이라 하고, 일찍 일어나서 종일토록 일을 공경히 처리하는 것을 경(敬)이라 한다. 아들 넷이 있으니 조모(趙慕)·조자(趙慈)·조혜(趙惠)·조련(趙憐)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46권 2장 A면【국편영인본】 3책 201면
• 【분류】
  인물(人物) / 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외교-야(野) / 인사-관리(管理)

• [註 118]
  환왕(桓王) : 태조의 부친.
• [註 119]
  운검(雲劍) : 호위 책임자.
• [註 119]
  운검(雲劍) : 호위 책임자.병진년은 1436년인데 조연이 졸한 해가 1429년으로 오기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