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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45권, 세종 11년 8월 4일 무인 1번째기사 1429년 명 선덕(宣德) 4년

세자비 간택 방식에 대해 신하들과 의논하다

승문원 제조(承文院提調) 황희·맹사성·변계량·허조·신상(申商)·윤회(尹淮) 등을 명소(命召)하여 금·은공의 면제를 주청할 때에 예물(禮物)을 바치는 일의 가부(可否)를 의논하니, ···사성· 등이 아뢰기를,

"사례(謝禮)도 아니고 축하(祝賀)도 아니며, 또 조근(朝覲)의 예(例)도 아닌데, 예물을 올리는 것은 아마 명분이 없을 것입니다."

하고, 계량은 아뢰기를,

"예물을 가지고 가서 사정을 진술(陳述)하여 주청(奏請)하는 것은 예(禮)에 어그러지지 않습니다."

하였는데, 등의 의논에 따랐다.

임금이 또 지신사(知申事) 정흠지(鄭欽之)에게 이르기를,

"이제 동궁(東宮)을 위하여 배필을 간택할 때에는 마땅히 처녀를 잘 뽑아야 하겠다. 세계(世系)와 부덕(婦德)은 본래부터 중요하나, 혹시 인물이 아름답지 않다면 또한 불가(不可)할 것이다. 나는 부모된 마음에서 친히 간택(揀擇)하고자 하나, 옛 예법에 없어서 실행할 수가 없으므로, 창덕궁(昌德宮)에 모이게 하고 내관(內官)으로 하여금 시녀(侍女)와 효령 대군(孝寧大君)과 더불어 뽑게 해야겠는데 어떻겠는가."

하니, 황희·맹사성·변계량·신상·윤회 등은 모두

"좋습니다."

하였으나, 허조만 유독

"불가(不可)하옵니다. 만약에 한 곳에 모이게 하여 가려 뽑는다면 오로지 얼굴 모양만을 취하고 덕(德)을 보고 뽑지 않게 될 것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잠깐 본 나머지 어찌 곧 그 덕(德)을 알 수 있으리오. 이미 덕으로서 뽑을 수 없다면 또한 용모(容貌)로서 뽑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땅히 처녀의 집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좋다고 생각되는 자를 예선(豫選)해서, 다시 창덕궁에 모아 놓고 뽑는 것이 좋겠다."

하니, 모두가

"좋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45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93면
  • 【분류】
    외교-명(明) / 무역(貿易) / 왕실-의식(儀式)

○戊寅/命召承文院提調黃喜孟思誠卞季良許稠申商尹淮等, 議請免金銀時獻禮物可否, 思誠等議以謂: "非謝非賀, 又非朝覲之比, 獻禮物, 恐無名。" 季良以謂: "執贄陳請, 不違於禮。" 從等議。 上又謂知申事鄭欽之曰: "今爲東宮擇配, 宜妙選處女, 世系婦德, 固皆爲重, 然姿或不美, 則亦不可也。 以予父母之心, 欲親擇取, 然無古禮, 未得行之。 欲令聚昌德宮, 使內官與侍女、孝寧大君選之, 若何?" 思誠季良等皆曰: "可。" 獨以爲。 "未可也。 若令聚一處選揀, 則是取之專以貌, 不以德也。" 上曰: "暫見之餘, 何以便知其德? 旣未能取之以德, 又不以容可乎? 宜巡往處女之家, 擇其可者, 更聚昌德宮選之。" 僉曰: "可。"


  • 【태백산사고본】 14책 45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93면
  • 【분류】
    외교-명(明) / 무역(貿易) / 왕실-의식(儀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