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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44권, 세종 11년 4월 20일 을미 2번째기사 1429년 명 선덕(宣德) 4년

신급제 등이 전문을 올려 은영연에 사례하다

신급제(新及第) 등이 전문(箋文)을 올려 은영연(恩榮宴)을 사례(謝禮)하였는데, 그 전문에 이르기를,

"하늘과 땅은 큰 도량으로서 많은 생물을 빠짐없이 성취시켰으니, 작은 국량(局量)의 변변하지 못한 자질로서 특별하신 은혜를 잘못 입었습니다. 마음 속에 새겨 어찌 잊겠습니까. 분골쇄신(粉骨碎身)하여도 보답하기가 어렵겠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신 등은 문필(文筆)하는 용렬한 재주이며, 활주머니[橐]와 화살주머니[韃]를 멘 쓸모 없는 기예(技藝)인데, 급제로 호명(呼名)됨은 성상(聖上)께서 조림(照臨)하셨음이며, 연한 행렬을 큰소리로 호령하며 구가(九街)의 시청(視聽)이 솔깃하였습니다. 이미 관계(官階)를 뛰어 제수(除授)하시고, 다시 연회를 내려 영광스럽게 하였습니다. 궁온(宮醞)의 향기에 살기를 적시고, 균천(鈞天)051) 의 음악에 귀가 메었습니다. 오늘날의 특별하신 예수(禮數)는 그전에 비하여 더함이 있습니다. 분수(分數)를 헤아리매 은혜가 지나쳤으며, 자신을 어루만지매 느낌을 알겠습니다. 이것은 대개 마음이 정(精)하고 전일(專一)하며 너그럽고 인자(仁慈)하여, 문덕(文德)을 닦아 크게 펴매 예절이 성대하고 음악[樂]이 갖추어졌으며, 무공(武功)을 계승하여 이루시매 가까운 곳은 두려워하고 먼 곳은 평탄하게 되었습니다. 비천(鄙賤)한 무리들도 빠짐이 없이 특별한 은택(恩澤)을 입었습니다. 신 등은 삼가 마땅히 아침 저녁으로 자나깨나 마음은 더욱 충성을 가다듬고, 천지(天地)와 같이 오래도록 수(壽)하시기를 축원하나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4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3책 176면
  • 【분류】
    인사-선발(選拔) / 왕실-사급(賜給) / 어문학(語文學)

  • [註 051]
    균천(鈞天) : 천상(天上)의 음악.

○新及第等, 上箋謝恩榮宴。 箋曰:

乾坤大度, 曲遂群生。 斗筲微資, 謬霑殊渥。 佩銘曷已! 糜粉難酬。 伏念臣等鉛槧庸才, 橐鞬末(披)〔技〕 。 臚傳唱第, 眷重瞳之照臨; 呵喝聯行, 聳九街之觀聽。 旣超資而除拜, 復錫宴以寵榮。 淪肌宮醞之香, 咽耳鈞天之樂。 惟今日之異數, 視前時而有加。 揆分踰渥, 撫躬知感。 玆蓋伏遇, 惟精惟一, 克寬克仁。 修文德以誕敷, 禮盛樂備; 纉武功而耆定, 邇肅遠安。 不遺賤陋之徒, 亦被殊尤之澤。 臣等謹當晨昏寤寐, 心益勵於移忠; 天地久長, 祝恒申於多壽。


  • 【태백산사고본】 14책 44권 6장 B면【국편영인본】 3책 176면
  • 【분류】
    인사-선발(選拔) / 왕실-사급(賜給) / 어문학(語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