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 41권, 세종 10년 9월 8일 정사 3번째기사
1428년 명 선덕(宣德) 3년
중국 황제들의 절도없는 거동에 대해서 신하들과 논하다
임금이 대언(代言) 등에게 이르기를,
"윤봉(尹鳳)이 갑작스럽게 나에게 말하기를, ‘홍희 황제(洪熙皇帝)와 지금 황제(皇帝)는 모두 작난[戲事]를 좋아했다.’ 하더니, 홍희(洪熙)는 일찍이 안남(安南)이 모반하였다는 말을 듣고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했다 하니, 참으로 담력(膽力)이 없는 임금이로다."
하였다. 지신사 정흠지(鄭欽之)가 대답하기를,
"윤봉(尹鳳)이 저에게 이르기를, ‘홍희(洪熙)는 주색(酒色)에 빠져서 때없이 정사를 들으니, 백관들은 아침과 저녁을 가릴 줄 몰랐으며, 지금 황제도 궁중에서 잔치를 벌이고 늘 잡스러운 장난[雜戲]만 하고 있소. 영락 황제는 비록 실절(失節)한 일은 있었으나, 정사를 들음에 부지런하고 위엄이 있어 가히 두려워할 만하였소.’ 하였사오니, 봉(鳳)은 늘 태종 황제(太宗皇帝)를 사모하고 지금의 황제를 만족하게 생각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인주(人主)의 거동에 절도가 없다면 어찌 아름다운 일이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41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43면
- 【분류】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