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세자와 백관을 거느리고 황태자가 탄생한 것을 배하(拜賀)하는 표(表)를 올렸다. 신의군(愼宜君) 이인(李仁)과 호조 참판 조뇌(趙賚)가 표(表)를 받들고 길을 떠났다. 표에 이르기를,

"상성(上聖)께서 도록(圖籙)을 받아 영성(盈成)한 운수를 따르게 되고, 하느님의 명(命)을 도우시어 기골(氣骨)이 준수(俊秀)한 자질이 거듭 탄생하였습니다. 궁위(宮闈)에 기쁨이 넘치고 해우(海宇)에 즐거움이 드날렸습니다. 상(商)나라 송(頌)의 제비가 매개(媒介)한 길조(吉兆)와, 주(周)나라 시가(詩歌)의 곰을 꿈꾼 상서(祥瑞)로써, 조묘(祧廟)를 계승함이 가볍지 않으며, 제기(祭器)를 주관함이 지극히 중대하게 되매, 이로써 아름다움을 삼으니 옛날부터 그러하였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강건(剛健)하고 정수(精粹)하며, 온공(溫恭)하고 성실(誠實)하여, 덕은 하늘에 합하매 산천(山川)과 귀신(鬼神)이 모두 편안하고, 인(仁)은 온 누리에 흡족하매 중화(中華)와 만맥(蠻貊)이 모두 귀심(歸心)하였습니다. 이것이 태화(泰和)의 감동된 바이며, 또 선경(善慶)이 근원이 있는 것입니다. 일양(一陽)이 처음 회복하는 때를 당하여 전성(前星)⁰¹⁰⁾ 이 계속하여 밝은 응징(膺懲)에 부합했습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서로 기뻐하니 나라의 근본이 융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은택(恩澤)을 여러 나라에 더하고 길이 태평을 만세(萬世)에까지 미치게 하였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외람되이 용렬한 자질로 다행히 창성(昌盛)한 시기를 만났는데, 자취가 동번(東藩)에 막혀 있으매, 반열(班列)은 비록 명나라 궁전(宮殿)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마는, 마음은 북궐(北闕)에 달려 있으매 축원은 화봉(華封)에 더욱 간절하나이다."

하였다. 방물표(方物表)에 이르기를,

"선원(璿源)⁰¹¹⁾ 에 경사를 길러 비로소 원량(元良)⁰¹²⁾ 이 탄생하니, 해우(海宇)에 환성(歡聲)이 드날려서 모두 발을 구르며 춤을 추었습니다. 삼가 황세저포(黃細苧布) 20필, 백세저포(白細苧布)·흑세마포(黑細麻布) 각 30필, 황화석(黃花席)·만화석(滿花席)·만화방석(滿花方席)·잡채화석(雜彩花席) 각각 10장이며, 인삼(人蔘)·오미자(五味子) 각각 1백 근, 잣[松子] 2백 근, 잡색마(雜色馬) 20필을 갖추었는데, 위의 물건들은 가지 수도 대단히 적고 제조(製造)도 정(精) 하지 못하오니, 어찌 윗사람에게 드리는 예의에 족하겠습니까마는 중심에서 나오는 신의(信義)를 표할 뿐입니다."

하였다. 태후(太后)에게 올리는 예물(禮物)은 홍세저포(紅細苧布)·백세저포(白細苧布)·흑세마포(黑細麻布) 각각 20필, 만화석(滿花席)·잡채화석(雜彩花席) 각각 10장이며, 중궁(中宮)에게 올리는 예물은 홍세저포·백세저포·흑색마포 각각 20필, 만화석·잡채화석 각각 10장이었다. 인(仁)과 뇌(賚)에게 의복·갓·신과 약품을 내려 주었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39권 9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10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사급(賜給) / 재정-진상(進上) / 외교-명(明) / 무역(貿易)

• [註 010]
  전성(前星) : 황태자.
• [註 011]
  선원(璿源) : 제실(帝室).
• [註 012]
  원량(元良) : 원자(元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