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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35권, 세종 9년 1월 26일 을묘 1번째기사 1427년 명 선덕(宣德) 2년

정사를 보다. 왕비의 칭호에 대해 의논하다

정사를 보았다. 임금이 여러 신하에게 말하기를,

"동전(東殿)이라는 칭호를 어느 시대부터 부르게 되었는가. 만약에 ‘중궁(中宮)’이라고 한다면 황후와 비슷하게 되어 참람된 듯하니, 칭호를 고치는 것이 옳겠다. 또 왕비에게 아름다운 칭호를 더하게 되어 덕비(德妃)·숙비(淑妃)의 유(類)와 같은 것은 나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전조(前朝)에 왕비가 많아서 6, 7명에 이르렀으므로 각기 아름다운 칭호를 더하여 이를 구별하였는데, 중원(中原)003) 의 제도에서는 ‘황후’라고만 일컫고 아름다운 칭호가 없으니, 우리 나라에서도 또한 다만 ‘왕비’, ‘왕세자빈(王世子嬪)’라고 일컫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니, 이조 판서 허조(許稠)와 예조 판서 신상(申商)이 대답하기를,

"동전(東殿)의 칭호는 창덕궁(昌德宮)에서 비롯되었고, 예전에는 이런 칭호가 없었으며, 왕비에게 아름다운 칭호를 더하는 것도 또한 고례(古禮)에 없으니, 성상의 교지가 심히 적당합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35권 9장 B면【국편영인본】 3책 59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비빈(妃嬪) / 역사-전사(前史) / 역사-고사(故事)

○乙卯/視事。 上謂群臣曰: "東殿之號, 起自何代? 若曰中宮, 則侔擬皇后, 疑前僭改號可也。 又王妃加以美號, 若德妃淑妃之類, 予以爲不可。 前朝王妃, 多至六七, 故各加美號以別之。 若中原之制, 則稱曰皇后, 而無美號, 我國亦只稱曰王妃、曰王世子嬪, 何如?" 吏曹判書許稠、禮曹判書申商對曰: "東殿之號, 起自昌德宮, 古無此號。 王妃加美號, 亦無古禮, 上敎甚當。"


  • 【태백산사고본】 11책 35권 9장 B면【국편영인본】 3책 59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비빈(妃嬪) / 역사-전사(前史)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