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조에서 계하기를,

"본조에서 의례 상정소(儀禮詳定所)와 함께 삼가 살펴보니, 당(唐)나라의 제도는 태묘(太廟)에 제향(祭享)할 때에, 황제가 한 제실(祭室)에 나아가서, 술을 잔에 따라 드리고 난 뒤에, 지게문 밖으로 나가서 북향하여 서면, 대축(大祝)이 축판(祝版)을 가지고 제실의 지게문 밖 오른편에 나가서 축문을 읽고, 이를 마치면 황제는 두 번 절하고 또 두 번 절하는데, 나머지 제실(祭室)에서도 이와 같이 합니다. 송(宋)나라 제도는 태묘(太廟)에 제향할 때에, 황제가 한 제실에 나아가서 술을 잔에 따라 드리고 난 뒤에, 지게문 밖으로 나가서 북향하여 서면, 독축관(讀祝官)이 책문(冊文)을 읽고, 이를 마치면, 황제는 두 번 절하는데, 나머지 제실(祭室)에서도 이와 같이 합니다. 《홍무예제(洪武禮制)》에는 부(府)·주(州)·현(縣)에서 사직(社稷)에 제사지내는 의주에, 술을 잔에 따라 드리고 난 뒤에, 헌관(獻官)이 조금 물러나서 꿇어앉으면, 독축(讀祝)하는 사람이 축문을 읽고, 이를 마치면, 부복(俯伏)하였다가 일어나서 몸을 바로 하고 절은 하지 않습니다. 《사림광기(事林廣記)》와 《국조공후사선의(國朝公侯祀先儀)》에는, 고조고(高祖考)와 증조고(曾祖考)의 위(位) 앞에 술을 잔에 따라 드리고, 이를 마치면 부복하였다가 일어나서 몸을 바로 하고 그전 자리로 돌아와서 두 번 절하게 됩니다. 본조(本朝) 영락 13년의 상정 종묘의(詳定宗廟儀)에는 명나라의 예제(禮制)에 의거하여 각 제실(祭室)마다 술을 따라 드리고 난 뒤에, 지게문 밖으로 나가서 한가운데 서서 다만 두 번 절하기만 하였습니다. 지금 조정(朝廷)의 《친왕혼례묘현의(親王婚禮廟見儀)》를 살펴보건대 왕과 비(妃)가 봉선전(奉先殿)에 이르러, 덕조 현황제(德祖玄皇帝)와 현황후(玄皇后)의 신위(神位) 앞에 나아가서 술을 잔에 따라 드리고 난 뒤에, 부복하였다가 일어나서 그전 자리로 돌아가서 양쪽에 배례(拜禮)를 행하고, 다음에 의조(懿祖)·희조(熙祖)·인조(仁祖)의 신위 앞에 나아가서 예(禮)를 이와 같이 행하게 됩니다. 이로 말미암아 보건대 조정(朝廷)에서는 태묘(太廟)에 제향(祭享)할 때에 술을 잔에 따라 드리고 난 뒤에, 매 제실(祭室)마다 두 번 절하는 것이 송나라 제도와 같은 것을 이로써 알 수 있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지금부터는 종묘에 제향할 때에, 전하께서 제1 제실(祭室)의 신위 앞에 나아가서 울창(鬱鬯)으로 강신(降神)하고, 이를 마치면,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서 지게문 밖으로 나가서 북향하여 두 번 절하고, 술을 잔에 따라 드리고, 이를 마치면,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서 지게문 밖으로 나가서 북향하여 꿇어앉고, 대축(大祝)이 지게문 밖의 오른편에 나아가서 동향하여 꿇어앉아 축문을 읽고 이를 마치면 전하께서 두 번 절하고, 제2 제실 이하에서도 예(禮)를 이와 같이 행할 것입니다. 이 밖의 절차는 《원정의(元定儀)》에 의거할 것입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35권 4장 A면【국편영인본】 3책 56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의식(儀式) / 역사-고사(故事) / 출판-서책(書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