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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31권, 세종 8년 1월 1일 병신 1번째기사 1426년 명 선덕(宣德) 1년

임금이 망궐례를 행하고 근정전에서 조하를 받다

임금이 면복(冕服) 차림으로 세자와 백관을 거느리고 망궐례를 행하고, 원유관(遠遊冠)과 강사포(絳紗袍) 차림으로 근정전에 나아가 여러 신하의 조하(朝賀)를 받았다. 왜인·야인·회회 승도(回回僧徒)들도 신하들의 반열에 따라나왔다. 의정부에서 옷의 겉감과 안찝과 안장 갖춘 말을 올리고, 여러 도에서는 전문과 방물을 올렸다. 임금이 면복을 차려 입으려고 지신사 곽존중(郭存中)에게 묻기를,

"면복 차림에 신는 신[舃]001) 은 붉은 색깔인가, 검은 색깔인가."

하니, 존중이 대답하기를,

"붉은 신을 신으셔야 합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앞서 중국의 사신이 내가 검정신을 신은 것을 보고 얼마나 웃었을까."

하고, 곧 붉은 신을 신었다. 또 존중에게 묻기를,

"강사포(絳紗袍)를 입는 데는 방심곡령(方心曲領)002) 이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하니, 존중이 대답하기를,

"신 등이 역대 제왕들의 화상을 보아도 모두 방심곡령이 있었으며, 또 중국에서 보낸 관복에도 있었습니다."

하였다. 임금은 곧 방심곡령을 착용하였다. 면복 차림에 붉은 신과 강사포와 방심곡령을 착용한 것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31권 1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외교-명(明) / 의생활(衣生活)

  • [註 001]
    신[舃] : 석(舃)이라는 신은 윗 부분은 가죽으로 싸고 밑은 나무를 대어, 진흙을 밟아도 물이 배어들지 않도록 만든 것인데, 반장화(半長靴)와 비슷하게 생겼음.
  • [註 002]
    방심곡령(方心曲領) : 예복(禮服)의 전면에 다는 장식품. 흰 색깔의 비단으로 둥글게 고리 모양으로 만든 것인데, 윗 부분의 좌우에 끈이 달려 있고, 아래쪽에 네모꼴의 조그만 영(領)이 달려 있음.

○丙申朔/上以冕服, 率世子及百官, 行望闕禮; 以遠遊冠絳紗袍, 御勤政殿, 受群臣朝賀, 倭人野人回回僧徒亦隨班。 議政府進表裏鞍馬, 諸道進箋及方物。 上將御冕服, 問知申事郭存中: "冕服之舃, 赤乎? 黑乎?" 存中對曰: "當御赤舃。" 上曰: "前此, 朝廷使臣見予黑舃, 幾許笑之?" 乃御赤舃。 又問存中曰: "服絳紗袍, 當有方心曲領乎?" 存中對曰: "臣等觀歷代帝王圖像, 皆有方心曲領, 且朝廷所賜冠袍亦有之。" 上御袍, 乃加方心曲領。 冕服之赤舃、絳紗袍之方心曲領, 自是始御焉。


  • 【태백산사고본】 10책 31권 1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외교-명(明) / 의생활(衣生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