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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27권, 세종 7년 1월 16일 정해 1번째기사 1425년 명 홍희(洪熙) 1년

경연에 나아가 시강관 설순과 문답하다

조회를 받고 경연에 나아갔다. 임금이 시강관(侍講官) 설순(偰循)에게 묻기를,

"너의 선조가 중국에 있을 때에 어디에서 살았으며, 어느 때에 벼슬하였느냐."

하니, 이 대답하기를,

"신의 선조가 서번(西蕃) 회골(回骨) 땅에 살았사오며, 원(元)나라 태조(太祖) 때에 비로소 벼슬하였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묻기를,

"너의 숙부(叔父)는 나이 몇 살 때에 여기에 왔으며, 우리 나라의 언어를 알았느냐."

하니, 대답하기를,

"신의 숙부 장수(長壽)는 나이 19세에, 미수(眉壽)는 나이 17세에 여기에 왔사오며, 언어는 대강 알고 있었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불씨(佛氏)천축(天竺)에 살았다는데, 어느 곳에 있느냐."

하니, 대답하기를,

"천축도 역시 서방에 있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석가(釋迦)의 설교의 진위(眞僞)는 알 수 없는 것이로되, 역대의 영웅 호걸의 군주(君主)들이 지금까지도 능히 다 혁파하지 못한 것은 무슨 까닭이냐. 그 청정(淸淨)과 과욕(寡慾)으로 도(道)를 삼는 것은 근사(近似)하나, 정도(正道)를 배우지 않고 비도(非道)로 종(宗)을 삼는 것은 그르다. 그 교가 더욱 이치에 가깝기 때문에 참된 것을 크게 어지럽게 하는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27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2책 648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사상-불교(佛敎)

○丁亥/受朝, 經筵。 上問於侍講官偰循曰: "爾祖先在中國時, 居何處, 仕於何代?" 對曰: "臣之祖先, 居西蕃 回骨之地, 始仕於 太祖之世。" 上問: "爾叔父年幾歲時來此? 知我國言語乎?" 對曰: "臣叔父長壽年十九, 眉壽十七來此。 言語亦粗知之。" 上曰: "佛氏居天竺, 在何處?" 對曰: "天竺亦在西方。" 上曰: "釋迦設敎, 眞僞未可知也。 歷代豪傑之主, 至今未能盡革, 何耶? 若以淸淨寡欲爲道, 則近矣, 不學正道, 而以非道爲宗, 則非也。 其敎彌近理, 而大亂眞矣。"


  • 【태백산사고본】 9책 27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2책 648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