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주·범령 등이 대장경판 청구하는 글을 예조에 올리다
규주와 범령 등이 예조에 글을 올려 말하기를,
"귀국에 들어온 이래로 전하의 융숭하신 대우를 입었고, 더욱이 전날 대궐에 나아가서 숙배할 때에 크게 후하신 연향(宴享)을 더하여 내리시와, 하정(下情)에 기뻐함을 일일이 들어 말씀할 수 없습니다. 우리 본조의 요구하는 바는 대장경판이요, 이제 전하께서 허여(許與)하심을 입은 것은 모두 다른 것들입니다. 비록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우리 국왕의 뜻에 맞지 않을 것이요, 저희들은 견책을 당할 것입니다. 바라건대, 각하(閣下)께서 우리의 무리함을 불쌍히 여기시고 자세히 성총(聖聰)에 아뢰시와, 본국에서 구하는 경판을 하사하신다면 임금님의 은혜요, 저희들의 소원입니다. 용서하시고 살피심을 바라오며, 〈예물을〉 다 갖추지는 못하였습니다."
하였다. 규주가 사사로이 바친 물품이 기린혈(麒麟血) 1근, 향(香) 5근, 침속(沈束)·백단(白檀) 각각 13근, 서각(犀角) 2머리[頭], 혁피상(洫皮箱) 1개, 연위(練緯) 1단, 대모분(玳瑁盆) 1개, 동(銅) 2백 근, 단목(丹木) 1백 근, 호초(胡椒) 10근, 감초(甘草) 10근, 곽향(藿香) 5근이고, 범령이 사사로이 바친 것이 오색채화 유리배(五色綵花琉璃盃) 1개, 침속향(沈束香) 5근, 환도(環刀) 20자루[柄], 서각 1머리, 백단(白檀) 30근, 동 1백 근, 감초 10근, 곽향 5근, 호초 10근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7책 22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2책 570면
- 【분류】외교-왜(倭) / 무역(貿易)
○圭籌、梵齡等呈書于禮曹曰:
自入貴國以來, 蒙殿下隆待之恩, 況前日肅拜紫極, 大忝接讌之厚, 下情歡抃, 不可枚擧也。 我本朝所求請者, 大藏經板也, 今殿下蒙許與者, 皆別也。 雖持歸國, 必不適我殿下之意, 而我等遭罪責, 伏冀閣下憐悼吾儕, 詳聞于聖聰, 賜本朝所求之經板, 則君之惠也, 孤之願也。 諒察惟冀, 不宣。
圭籌私進麒麟血一斤、香五斤、沈束白檀各十三斤、犀角二頭、革皮箱一、練緯一段、玳瑁盆一、銅二百斤、丹木一百斤、胡椒十斤、甘草十斤、藿香五斤。 梵齡私進五色綵花琉璃盃一、沈束香五斤、環刀二十柄、犀角一頭、白檀三十斤、銅一百斤、甘草十斤、藿香五斤、胡椒十斤。
- 【태백산사고본】 7책 22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2책 570면
- 【분류】외교-왜(倭) / 무역(貿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