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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20권, 세종 5년 4월 24일 갑술 5번째기사 1423년 명 영락(永樂) 21년

도총제 여칭의 사제문

작고한 도총제(都摠制) 여칭(呂稱)에게 사제(賜祭)하였는데, 그 제문에 이르기를,

"국가의 조종(祖宗)으로부터 내려오면서 무릇 신하들이 작고하면, 상제(喪祭)를 반드시 그의 작위와 훈벌의 등급에 따라 품절(品節)하는 것이 모두 옛법에 근본한 것이다. 경은 단정하고 바르며, 강직한 자품으로 이치(吏治)에 장점이 있으면서 학문까지 겸비하였다. 네 고을의 수령으로 백성들이 사모하고, 다섯 도(道)의 감사가 되어 간사한 무리가 없어졌다. 임오년에 북방을 순문(巡問)하였을 때 마침 어렵고 위태로운 일이 있었는데, 경이 마음껏 의(義)에 따라 미리 방비하여 안녕(安寧)을 도모하였다. 태종께서 더욱 가상히 여겨 허여하셨다. 그 뒤에 송도 유수(松都留守)가 되어 여러 군대를 모두 거느렸으며, 혹은 판형조(判刑曹)로 혹은 지의정(知議政)이 되었으니, 모두 높은 품질(品秩)이다. 이리하여 경은 위엄스러우면서도 은덕이 있는 상(相)이 나타났고 번잡한 일은 〈덜어서〉 없게 하였으며, 요령을 따지는 재주를 갖추어서, 평탄할 때나 험난할 때를 가릴 것이 없이 큰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니, 경은 이같은 지위를 얻은 것이나, 이러한 이름을 받게 된 것은 다행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었다. 지난번에는 늙었다 하여 집에서 휴양한 적도 몇 해나 되었으나, 아직 기력이 그다지 쇠하지 않았으므로, 오히려 나의 미치지 못하는 일을 도와주기를 바랐더니, 하늘이 어찌 돌보지 아니하여 나의 구인(舊人)을 빼앗아 갔는고. 이 향기롭지 못한 박전(薄奠)이나마 그대로 가시지 아니한 정혼(貞魂)을 위로할 수가 있을는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20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책 538면
  • 【분류】
    왕실-사급(賜給) / 어문학-문학(文學) / 인물(人物)

○賜祭于卒都摠制呂稱。 其祭文曰:

國家自祖宗來, 凡諸臣卒, 喪祭必隨其爵命勳庸之等而品節焉, 皆本乎古制也。 惟卿以端方剛直之資, 長於吏治, 而緣飾以文學, 剖符四州而民懷, 攬轡五道而姦息。 歲在壬午, 巡問北方, 適時艱危, 卿以盡心徇義, 備預圖寧, 太宗益以嘉與之。 厥後留守松都, 都摠諸軍, 或判刑曹, 或知議政, 皆崇秩也。 用是見卿有威惠之相, 兼剸煩治劇之才, 夷險不易之大節。 然則卿之獲是位而膺是名, 非幸也, 宜也。 頃以遲暮, 閑休于家者有年, 然膂力未甚衰, 尙望修予于不逮。 天何不憖, 奪我舊人? 念此非馨之薄奠, 聊慰不昧之貞魂。


  • 【태백산사고본】 7책 20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책 538면
  • 【분류】
    왕실-사급(賜給) / 어문학-문학(文學) / 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