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위문대랑이 사람을 시켜 토산물을 바치고, 소한하상가·원도진 등이 글을 올리다
좌위문대랑(左衛門大郞)이 사람을 시켜 토산물을 바쳤다. 소조하상가(小早河常嘉)가 사람을 시켜 예조에 글을 올렸는데, 그 글에,
"선고 황제(先考皇帝)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말을 받자와, 처음 듣고 놀라서 음식을 잊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상상하건대, 임금의 효성으로 사모하고 슬퍼하심이 지극하사 〈멀리 있는〉 저의 마음까지 감격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나, 바닷길이 멀어서 능히 몸소 소위(素幃)018) 에 나아가 뵈옵지 못하와 죄를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사신으로 행인(行人) 석조선(釋祖禪)을 보내어 각하(閣下)에게 서신을 올리오니 삼가 위에 아뢰기를 원합니다. 금년 봄에 서신을 가지고 온 사신이 돌아와서 알리기를, '후한 위로를 받았다.' 라고 하였는데, 아울러 진귀한 물품을 부쳐 보내니 기쁨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변변하지 못한 작은 예물(禮物)로서 향(香) 70근, 수우각(水牛角) 8본(本), 소목(蘇木) 5백근, 백련위(白練緯) 1단(段), 진피(陳皮) 80근, 파두(芭豆) 10근, 당귀(當歸) 2근, 상산(常山) 5근, 연교(連翹) 2근, 기린혈(麒麟血) 2근, 유황(硫黃) 2천 근을 드립니다."
라고 하였다. 예조 좌랑 성염조(成念祖)가 답서하였는데, 그 답서에,
"사람을 보내어 위로하니 매우 감사하였다. 토산물인 오승포(五升布) 3백 80필로 후의(厚意)에 사례(謝禮)한다."
라고 하였다. 원도진(源道鎭)이 예조에 서신을 보내고, 인하여 곽향(藿香) 50근, 봉아목(蓬莪木) 20근, 백단(白檀) 37근, 호초(胡椒) 10근, 백지(白芷) 20근, 황금(黃芩) 20근, 정향피(丁香皮) 20근, 초과(草果) 2근, 축사(縮砂) 10근, 부자(附子) 1근, 당사(唐絲) 3근, 비파엽(批把葉) 20근, 백계(白鷄) 20근, 소목(蘇木) 1천 근, 상아(象牙) 30근, 유황(硫黃) 3천 근을 바쳤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정포(正布) 7백 60필을 주었다. 원도진이 또 서신을 보냈는데, 그 서신에,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고황제(皇考皇帝)께서는, 성문(聖文)은 일월(日月)과 같이 빛나고, 신무(神武)는 뇌정(雷霆)의 위엄을 떨치었습니다. 진실로 이는 백왕(百王)의 종(宗)이요, 만세(萬世)의 법이 될 만합니다. 인(仁)은 온 세계에 흡족하고, 의(義)는 다른 나라에까지 넘치었습니다. 이로써 우리 국군(國君)이 인교(隣交)의 화호(和好)를 닦아서 방문(訪問)하는 사신을 자주 보냈으니, 이것이 몇 해가 되도록 소식이 끊어지지 않았으므로, 매양 평안하신 줄 알고 축수(祝壽)하고 기도(祈禱)하였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떠나심을 듣고는 어찌할 바를 몰라서 고비(考妣)019) 가 죽은 것 같사온데, 하물며 성예(聖睿)020) 야 어떠하오리까. 드디어 행인(行人)을 시켜 통신(通信)하여 가서 〈제가〉 배례(拜禮)하는 의식을 대신하게 했는데, 멀고 먼 바닷길에 〈아래로〉 높으신 용서를 주시었습니다. 변변치 못한 토산물은 별전(別箋)에 기재되어 있으니, 단목(丹木) 3백 근, 창자(槍子) 20본, 유황(硫黃) 1천 5백 근입니다."
라고 하였다. 〈우리 나라에서〉 회사(回賜)로 오승포(五升布) 2백 60필을 주었다. 좌위문대랑(左衛門大郞)이 정부(政府)에 서신을 보내고, 토산물인 단목(丹木) 1천 근, 유황(硫黃) 9천 근을 바치니, 〈우리 나라에서〉 회사로 정포(正布) 1천 2백 20필을 주었다.
- 【태백산사고본】 6책 19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24면
- 【분류】외교-왜(倭) / 무역(貿易)
- [註 018]
○左衛門大郞使人獻土物。 小旱河常嘉〔小早河常嘉〕 使人上禮曹書曰:
承先考皇帝登仙, 初聞悲駭, 至忘飮食。 想聖躬孝履戀哀之極, 坐感于懷, 海路渺然, 不能躬拜素幃, 無處乎逃罪。 是故差使行人釋祖禪奉書閣下, 伏願聞達。 今春奉書使回告曰: "甚受厚慰。" 幷所付珍貺, 不堪欣喜者也。 不腆小禮, 香七十觔, 水牛角八本, 蘇木五百觔, 白練緯一段, 陳皮八十觔, 芭豆十觔, 當歸二觔, 常山五觔, 連翹二觔, 麒麟血二觔, 硫黃二千觔。
禮曹佐郞成念祖答書曰:
專人陳慰深感。 土宜五升布三百八十匹, 以謝厚意。
源道鎭修書于禮曹, 仍獻藿香五十觔、蓬莪木二十觔、白檀三十七觔、胡椒十觔、白芷二十觔、黃芩二十觔、丁香皮二十觔、草果二觔、縮砂十觔、附子一觔、唐絲三觔、枇杷葉二十觔、白鷄二十觔、蘇木一千觔、象牙三十觔、硫黃三千觔, 回賜正布七百六十匹。
源道鎭又書曰:
伏惟, 皇考皇帝聖文懸日月之曜, 神武震雷霆之威, 允是百王之宗, 足爲萬世之法。 仁浹于寓內, 義溢于異邦。 是以, 我國君深修隣交之好, 數憑通禮之使, 有年于玆, 音耗不絶, 每知康安, 以祝以禱。 承登仙, 不知所措, 如喪考妣, 況於聖睿乎? 遂使行人通信, 往代拜禮之儀, 海路渺茫, 枉賜尊恕。 不腆土宜, 載在別箋。 丹木三百觔, 槍子二十本, 硫黃一千五百斤。
回賜五升布二百六十匹。 左衛門大郞修書于政府, 獻土宜, 丹木一千觔、硫黃九千觔, 回賜正布一千二百二十匹。
- 【태백산사고본】 6책 19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24면
- 【분류】외교-왜(倭) / 무역(貿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