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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19권, 세종 5년 1월 1일 계미 3번째기사 1423년 명 영락(永樂) 21년

구주 총관 원의준이 서신을 보내고 토산물을 바치다

구주 총관(九州摠管) 원의준(源義俊)이 사람을 시켜 토산물을 바치니, 그를 접대하기를 명하였다. 의준이 예조에 글을 올렸는데, 그 글에,

"이에 전 대왕(前大王)이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마음에 놀라 애통(哀慟)의 극함을 견디지 못하였사오니, 창천(蒼天), 창천(蒼天)이여, 다른 이보다 만배나 〈슬픔이〉 더했습니다. 도리로서는 마땅히 소위(素緯)001) 에 배례(拜禮)하여야 될 것이오나, 험한 물결이 아득하여 빨리 나아가는데 방해가 되니, 이런 까닭으로 삼가 행인(行人) 성은(性恩)을 보내어 글을 올립니다. 상상하건대, 성려(聖慮)의 슬퍼하심이나, 경상(卿相)과 각로(閣老)들의 사모하며 고민함이 쉽사리 가실 수 없으리니, 답답히 앉아서 홀로 애만 탈 뿐이오며, 삼가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나의 변변치 못한 정성을 미루어 성총(聖聰)께 아뢰옵기를 끝까지 비옵고 조그만 예물로 토산물을 별지(別紙)에 기록하오니, 수납(收納)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 조그만 예물은 뒤에 적사오니, 비록 변변하지는 못한 물건이지마는 전 대왕(前王)께 올리는 제공(祭供)에 바치려 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진실로 밝고 참다운 마음이라면 시내와 늪에 있는 풀이나 빈번(蘋蘩)·온조(蘊藻)와 같은 채소라도 귀신께 드릴 수도 있고, 왕공(王公)께 바칠 수도 있는 것이옵기, 이로써 잠깐 신의(信義)만 표합니다. 조그만 예물은 소목(蘇木) 1천 근(斤), 서각(犀角) 3개(介), 곽향(藿香) 40근, 정향피(丁香皮) 20근, 유황(硫黃) 5천 근, 명반(明礬) 4백 근, 절부(折敷) 20매(枚), 소향유(蘇香油) 2근, 금란(金欄) 1단(段), 감초(甘草) 20근, 주분(朱盆) 2개, 당주(唐朱) 1근이고, 제공(祭供)의 조그만 예물은 소면(素麪) 30근, 갈분(葛粉) 15근, 침향(沈香) 2근, 납거(蠟炬) 50개, 온주귤(溫州橘) 1천 개입니다."

하였다. 원의준이 또 예조에 글을 올려 사로잡혀 온 대마도 사람을 돌려보내기를 청하고, 인하여 토산물을 바쳤으니, 유황 2천 5백 근, 소목 2천 근, 곽향 10근, 서각 2본(本), 백단(白檀) 30근, 향(香) 8근, 동(銅) 2백 근, 천궁(川芎) 30근, 파두(巴豆) 30근, 육두구(肉豆寇) 20근이다. 성은(性恩) 등이 친히 드리기를 청하니, 정부(政府)에 의논하기를 명하였다. 영의정 유정현이 아뢰기를,

"다른 나라의 사람이 성심으로 올리니, 마땅히 객인(客人)으로 하여금 광효전(廣孝殿)의 뜰에 차례대로 서서 배례(拜禮)를 행하게 하고, 향을 피우고 술잔을 드리는 일은 집례관(執禮官)으로서 하게 할 것입니다."

라고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6책 19권 1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19면
  • 【분류】
    외교-왜(倭) / 무역(貿易)

九州摠管源義俊使人進土物, 命饋之。 義俊奉書于禮曹曰:

爰承前大王登仙, 寸心驚動, 不堪哀慟之極, 蒼天蒼天, 倍萬于他者也。 誼合自拜素幃, 鯨波渺瀰, 阻於趨造。 是故謹命行人性恩奉書。 想見聖慮悼念, 卿相閣老攀慕(茶)〔荼〕 苦, 未易排遣, 沓然坐感我私而已。 伏願台照, 推予區區之誠, 以達聖聰至禱。 小禮土宜, 在于別楮, 啓納幸甚。 又有小禮, 陳于後矣。 雖是輕薄之物, 用爲前大王祭供之資助者也。 所謂苟有明信, 澗溪沼沚之毛、蘋蘩蘊藻之菜, 可薦於鬼神, 可羞於王公。 是以聊表信爾。 小禮: 蘇木一千觔, 犀角三箇, 藿香四十觔, 丁香皮二十觔, 硫黃五千觔, 明礬四百觔, 折敷二十枚, 蘇香油二觔, 金襴一段, 甘草二十觔, 朱盆二箇, 唐朱一斤。 祭供小禮: 素麪三十觔, 葛粉十五觔, 沈香二斤, 蠟炬五十, 溫州橘一千箇。

源義俊又奉書于禮曹, 請還被擄對馬人, 仍獻土物: 硫黃二千五百斤, 蘇木二千觔, 藿香一十斤, 犀角二本, 白檀三十觔, 香八斤, 銅二百斤, 川芎三十觔, 巴豆三十觔, 肉豆寇二十觔。 性恩等請親奠, 命議于政府, 領議政柳廷顯曰: "殊俗之人, 誠心奉進, 宜令客人序立於廣孝殿庭, 行拜禮, 其上香酌獻, 以執禮官爲之。" 從之。


  • 【태백산사고본】 6책 19권 1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19면
  • 【분류】
    외교-왜(倭) / 무역(貿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