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조에서 광효전(廣孝殿)의 사시(四時)와 납향(臘享) 제사에 친향(親享)하거나, 섭행(攝行)하는 의식을 계하였는데, 친향의(親享儀)에 이르기를,

"재계(齋戒)는 제삿날 사흘 앞두고서, 전하께서 산재(散齋) 2일과 치재 1일을 하게 되는데, 무릇 산재라는 것은 조상(弔喪)이나 문병을 하지 아니하며, 음악도 듣지 아니하며, 유사(有司)는 형살(刑殺)하는 문서(文書)를 계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치재(致齋)는 오직 향사에 관한 일만 계(啓)한다. 무릇 행사 집사관(行事執事官) 및 근시(近侍)의 관원으로 당연히 따라서 참예하게 된 자는, 모두 산재 2일과 치재 1일을 하는데, 무릇 산재라는 것은, 일은 평시와 같이 보나, 다만 술을 마시지 아니하며, 파·부추·마늘·호파 같은 것을 먹지 아니하고, 조문이나 문병을 하지 아니하며, 음악을 듣지 아니하고, 형(刑)을 집행하거나, 형살(刑殺)의 서류에 판정하거나 서명하지 아니하며, 더럽고 악한 일에 관여하지 아니한다. 치재는 오직 제사 집행할 자로서 하는 것이나, 치재를 다하고 나서 사고로 궐(闕)하는 자가 있으면, 그 자의 맡은 일은 다른 사람이 섭행(攝行)하게 한다. 모시고 참사할 문무 여러 관원 및 여러 위(衛)의 무리와 전문(殿門)을 숙위(宿衛)하는 자, 그리고 공인(工人)까지 모두 하룻밤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향관(享官) 이하 무릇 향사에 참예할 자는 모두 제사 거행하기 하루 전에 목욕하고 옷을 갈아 입게 된다. 】 진설(陳設)은 제사 거행하기 이틀 전에, 전사(殿司)가 그의 소속원을 거느리고 전(殿)의 안팎을 소제하고, 하루 전에는 전악령(典樂令)이 악(樂)을 설치하여 전정(殿庭)에 달아 놓는데, 서쪽에 가깝게 하고 북향으로 한다. 통례문(通禮門)이 전하(殿下)의 판위(版位)를 동계(東階)의 동남쪽에 서향으로 설치하고, 아헌관·종헌관 자리는 전하의 판위 뒤로 남쪽에 가깝게 서향으로 하며, 북쪽이 위가 되게 설치하고, 통찬(通贊) 2사람의 자리는 동계의 서쪽에 서향으로 설치하고, 【만일 내정이 협착할 때에는, 외정의 동계 서남쪽에 서향으로 한다. 】 전악(典樂)의 자리는 악기 달아 놓은 북쪽에 북향으로 설치하고, 제향에 참사할 종실(宗室) 이하 문무 여러 관원의 자리는 외정에다 설치하는데, 문관은 동쪽, 무관은 서쪽이며, 중심이 머리가 되고, 관위가 다르면, 겹줄로 서게 되는데, 모두 북향한다. 감찰(監察) 2명의 자리는 동서반(東西班) 뒤로 설치하고, 서리(書吏)는 각기 그 뒤에 모시게 된다. 전사(殿司)가 전(殿)의 안팎을 소제하고, 교서관원(校書館員)이 축판(祝版)을 가지고 올리면, 근신(近臣)이 전해 받아서 전하에게 드린다. 보기를 끝마치면, 근신은 받들고 나와 전사에게 주게 된다. 제삿날 행사하기 전에, 전사가 방문을 열고 신악(神幄)을 털고 정돈하기를 보통 때의 의식과 같이 하고, 전사관과 전사는 각기 그의 소속원을 거느리고 들어와 축판을 신위의 오른편에 올려놓고, 【점(坫)이 있다. 】 폐비(幣篚)는 준소(尊所)에 두며, 향로·향합·초까지 신위 앞에 늘어놓고, 다음에 제기(祭器)와 찬(饌)을 담을 기구를 놓는다. 준(尊)은 문밖의 왼편에 설치하는데, 현주(玄酒)는 서쪽에 놓고 모두 국자와 보자기를 올려놓는데, 북향으로 서쪽이 위가 되게 한다. 복주(福酒)와 작(爵)은 준소에 두고, 제삿날 행사하기 삼각(三刻) 전에, 전사가 방문을 열고 신악을 털고 정돈한다. 전사관과 전사는 각기 그의 소속원을 거느리고 들어와 찬구(饌具)에 제수를 담아 끝마치고, 여러 향관 및 참사할 관원들은 모두 전문(殿門) 밖에 모이게 된다. 이각(二刻) 전에, 서운관(書雲觀)이 시간을 알리면, 전하는 여(輿)를 타고 나와서 우선 재전(齋殿)에 나아간다. 일각(一刻) 전에, 전악령(典樂令)은 공인(工人)을 거느리고 들어와 제자리에 나아가게 되고, 통례문은 종실 및 문무 여러 관원을 인도하여 제자리에 나아가게 하고, 지통례(知通禮)는 아헌관 이하 여러 집사의 관세(盥洗)가 끝나기를 기다려, 아헌관을 인도하여, 【아헌관이 만일 왕세자가 아닐 때에는, 봉례랑이 인도하게 된다. 】 봉례랑은 종헌관을 인도하여 들어와 제자리에 나아가게 하고, 궁위령은 궤(匱)를 열고 신주를 내어 좌(座)에 모시고, 푸른 모시수건을 덮는다. 판통례가 외판(外辦)을 아뢰면, 전하는 관세하기를 끝마친다. 판통례가 전하를 인도하여 동편 문에서 들어오면, 【시위(侍衛)로서 들어가지 못할 자는 문밖에서 기다린다. 】 주악이 시작된다. 전하의 판위에 나아가 서향으로 서면, 주악은 그치게 된다. 판통례가 계하기를, ‘몸을 굽혀 사배하고 일어나 바로 서라.’ 하면, 전하는 몸을 굽혀 네 번 절하고 일어나 바로 선다. 통찬이 이르기를, ‘여러 관원은 사배하고 일어나 바로 서라.’ 하면, 자리에 있는 자는 모두 몸을 굽혀 네 번 절하고 일어나 바로 선다. 판통례가 전하를 인도하면, 주악이 시작되고, 동계에서 올라오기를 마치면, 【계(階)를 오르고 내릴 때에 모두 읍(揖)한다. 】 주악이 그친다. 준소에 나아가 서향으로 서면, 주악이 시작된다. 집준자가 보자기를 들어 울창(鬱鬯)을 부으면, 근시는 찬으로 울창을 받는다. 판통례는 전하를 인도하여 신위 앞에 나아가 【문밖에서는 읍하고, 문안에서는 땅에 엎드린다. 】 북향으로 서면, 꿇어앉으라고 계청한다. 근시 한 사람은 향합을 받들고, 또 한 사람은 향로를 받들고 꿇어앉아 올린다. 판통례가 향을 세 번 올리라고 계청하면, 전하는 향을 세 번 올리는데, 근시가 향로를 안(案)에 올려놓는다. 근시가 찬을 가지고 꿇어앉아 올리면, 판통례는 찬을 잡아 땅에 부으라고 청한다. 전하는 찬을 잡아 땅에 붓기를 마치고, 찬을 근시에게 준다. 근시는 받아서 대축에게 준다. 근시가 폐비(幣篚)를 가지고 꿇어앉아 올리면, 판통례는 집폐(執幣) 헌폐(獻幣)하기를 계청한다. 전하는 집폐하여 헌폐하는데, 폐를 근시에게 주어 신위 앞에 올리게 한다. 【무릇 향을 올리거나, 찬을 올리거나, 폐(幣)를 올리는 것은 모두 동편에서 하는데, 서향으로 하고, 향로를 올리거나, 찬을 받거나, 폐(幣)를 올리기는 서편에서 동향으로 하고, 작(爵)을 드리거나, 작을 올리는 것도 이와 같이 한다. 】 판통례가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 조금 물러나서, 재배하고 일어나 바로 서라고 계청하면, 전하는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 조금 물러나서, 두 번 절하고 일어나 바로 선다. 전하를 인도하여 문으로 나가는데, 동계에서 내려와 제자리에 서면, 주악은 그치게 된다. 조금 있다가 판통례는 전하를 인도하는데, 풍악이 시작한다. 동계에서 올라오기를 마치면, 주악은 그치게 된다. 준소에 나아가 서향으로 서면, 주악을 시작한다. 집사자는 보자기를 들어 술을 붓는다. 근시는 작으로 술을 받는다. 판통례가 전하를 인도하여 신위 앞에 나아가 북향으로 꿇어앉게 한다. 근시가 작을 받들어 꿇어앉아 올리면, 판통례는 집작(執爵)하여 헌작(獻酌)하라고 계청한다. 전하는 집작하여 헌작하는데, 작을 근시에게 주어서 신위 앞에 올린다. 판통례가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 조금 물러나서 북향으로 꿇어앉으라.’ 하면, 전하는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서 조금 물러나 북향으로 꿇어앉고, 주악은 그친다. 대축이 신위의 오른편에 나아가 동향으로 꿇어앉아 축문을 읽어 끝마치면, 주악이 시작한다. 판통례가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 재배하고 일어나서 바로 서라.’ 하면, 전하는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 두 번 절하고 일어나서 바로 서게 되면, 주악은 그친다. 전하를 인도하여 문으로 나가게 되면, 주악이 시작한다. 동계에서 내려와 제자리에 서게 되면, 주악은 그친다. 지통례가 아헌관을 인도하여 동계에서 올라와 준소에 나아가 서향으로 서면, 주악이 시작한다. 집준자가 보자기를 들어 술을 부으면, 집사자는 작으로 술을 받는다. 지통례가 아헌관을 인도하여 신위 앞에 나아가 북향으로 서면, ‘꿇어앉으라.’ 한다. 아헌관은 꿇어앉고, 집사자는 작을 아헌관에게 준다. 지통례가 ‘집작하여 헌작하라.’ 하면, 아헌관은 집작하여 헌작하는데, 작을 집사자에게 주어 신위 앞에 올리게 한다. 지통례가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 조금 물러나서, 북향하여 재배하고 일어나서 바로 서라.’ 한다. 아헌관은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서 조금 물러나, 북향하여 두 번 절하고 일어나서 바로 서면, 주악은 그친다. 인도하여 내려와 제자리에 서게 하고, 봉례랑은 종헌관을 인도하여 행례하기를 아헌의 의식과 같이 하고, 인도하여 내려와 제자리에 서게 된다. 집사자는 음복 자리를 앞 마루 밖의 동쪽에 가깝게 서향으로 배설하고, 대축이 준소에 나아가 작에다 복주를 부어 근시에게 준다. 판통례는 전하를 인도하면, 주악을 시작한다. 음복 자리에 나아가 서향으로 서게 하고, 근시는 작을 받들어 북향으로 꿇어앉아 올린다. 판통례가 ‘꿇어앉아 작을 받으라. ’고 계청하면, 전하는 꿇어앉아 작을 받아 마시기를 마치면, 근시는 빈 잔을 받아서 준소에 둔다. 판통례가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라.’ 계청하면, 전하는 구부렸다 엎드렸다가 일어나 선다. 판통례가 전하를 인도하여 내려와 제자리에 돌아오게 하면, 주악은 그친다. ‘몸을 굽혀 재배하고 일어나서 바로 서라.’ 계청하면, 전하는 몸을 굽혀 두 번 절하고 일어나서 바로 선다. 통찬이 말하기를, ‘여러 관원은 몸을 굽혀 재배하고 일어나 바로 서라.’ 하면, 자리에 있던 자는 다 두 번 절하고 일어나 바로 선다. 판통례가 ‘몸을 굽혀 사배하고 일어나서 바로 서라.’ 계청하면, 전하는 몸을 굽혀 네 번 절하고 일어나서 바로 선다. 통찬이 말하기를, ‘여러 관원들은 몸을 굽혀 사배하고 일어나서 바로 서라.’ 하면, 자리에 있던 자는 몸을 굽혀 네 번 절하고 일어나서 바로 선다. 판통례가 앞으로 나아가 ‘예가 끝났다. ’고 아뢰고, 전하를 인도하여 재전(齋殿)으로 돌아오면, 주악이 시작되었다가, 문에 나서면, 주악은 그친다. 지통례는 아헌관을 인도하고, 봉례랑은 종헌관을 인도하여 나가게 되고, 통례문은 참사하였던 종실 이하 문무 여러 관원을 나누어 인도하여 차례로 나가게 되고, 전악령(典樂令)은 공인(工人)을 거느리고 나가게 되고, 궁위령(宮闈令)은 신주를 모셔 넣기를 정한 의식과 같이 하고, 전사관과 전사는 각기 소속원을 거느리고 예찬(禮饌)을 거두고, 문을 닫고 내려서 물러가게 되고, 축(祝)과 폐(幣)는 구덩이에 묻는다. 전하는 여(輿)를 타고 환궁하게 된다. 행사 집사관(行事執事官)은, 왕세자가 아헌관이고, 종헌관은 정 1품이요, 전사관은 봉상윤(奉常尹) 이상이요, 대축은 내지제고(內知製誥)요, 궁위령(宮闈令)은 6품 응봉관(應奉官)이요, 근시는 승정원(承政院)이요, 판통례는 통례문이요, 통찬은 통례문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3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2책 454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