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 이용이 헌릉 왼편 산줄기를 손볼 것을 아뢰다
이용(李庸)이 아뢰기를,
"지금 헌릉(獻陵)의 산수(山水) 형세는 회룡고조(回龍顧祖)001) 로서 진실로 대지(大地)이오나, 그러나 왼편 산 안에 조금 밖으로 향한 줄기가 있어 상하고 헤쳐진 언덕이 매우 좋지 못한 것이 되옵니다. 예전에 곽경순(郭景純)002) 이 말하기를, ‘청룡(靑龍)이 구불구불하였다.’ 하고, 범월봉(范越鳳)003) 노래에도 말하기를, ‘용처럼 서리었고 코끼리의 코처럼 말렸구나. 안고 돈 것이 정이 있는 듯하여 멀고 가까운 것 없도다. 돌고 안은 것이 분명하게 먼저 보이어 오무린 발톱과 감추어진 어금니에 배반함이 없도다.’ 하였고, 또 말하기를, ‘비뚤어지고 기울어진 것이 왼편에 있으면 좋지 못한 것이 된다. 모두가 마땅히 분변하여서 다스리는 것이 가할 것이다.'라고 하였사오며, 《지현론(至玄論)》004) 에 말하기를, ‘산에 부족한 것이 있으면 법에서는 더 첨가시키는 것을 좋게 여긴다.’ 하였사오니, 바라옵건대 밖으로 향한 줄기에 대해 특히 유사에게 명하여 손질을 하도록 하되, 산 안쪽으로 향한 곳에 소나무와 잣나무를 심어 길기(吉氣)를 배양하게 하소서."
하니, 이양달(李陽達)이 아뢰기를,
"수구(水口)에 큰 산이 눌러 막으면, 작은 산은 비록 돌아다보지 않아도 해가 되지 아니합니다. 또 《서전(書傳)》에 말하기를, ‘혹이 있으면 떼어 버리라.’ 하였사온데, 항차 이 작은 산은 연한 가지와 남은 생기가 바깥으로 향한 것이오니, 마땅히 한식에 파헤쳐 버리고 소나무를 심는 것이 의당할까 하나이다."
하니, 임금이 양달의 말을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4책 11권 1장 B면【국편영인본】 2책 419면
- 【분류】출판-서책(書冊) / 왕실-종사(宗社)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역사-고사(故事)
- [註 001]회룡고조(回龍顧祖) : 산의 지맥(支脈)이 빙 돌아서 본산(本山)과 서로 대하는 지세(地勢)임.
- [註 002]
곽경순(郭景純) : 중국 남북조 시대의 남조(南朝)사람 곽박(郭璞)으로 지술(地術)의 창시자인데, 경순(景純)은 그의 자(字)임.- [註 003]
범월봉(范越鳳) : 명나라 사람으로 지술(地術)에 정통하였는데, 저서로는 《심룡입식가(尋龍入式歌)》가 있음.- [註 004]
《지현론(至玄論)》 : 서명(書名).○李庸上言曰: "今獻陵山水布置, 回龍顧祖, 誠爲大地。 然於左山之內, 稍有向外之支、傷破之隴, 深爲未便。 昔郭景純曰: ‘靑龍蜿蜒。’ 范越鳳歌曰: ‘似龍蟠兮, 如象捲。 宛轉有情, 無遠近。 先看回抱要分明, 縮爪藏牙無背反。’ 又曰: ‘欹側不正, 在左則爲不可, 皆當辨而治之可也。’ 《至玄》論曰: ‘山有不足, 法貴添增。’ 伏望於向外之支, 特命有司, 爲山向內, 栽植松栢, 培養吉氣。"
李陽達啓曰: "水口大山鎭塞, 小山雖不回顧, 不爲害也。 又書云: ‘有贅疣則去之。’ 況此小山嫩枝, 餘氣向外, 宜於寒食堀去栽松。" 上從陽達言。
- 【태백산사고본】 4책 11권 1장 B면【국편영인본】 2책 419면
- 【분류】출판-서책(書冊) / 왕실-종사(宗社)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역사-고사(故事)
- [註 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