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에 있는 오교 양종과 각사의 노비 분정에 대해 김점에게 묻다
임금이,
"서울 안에 있는 오교 양종(五敎兩宗)과 각사(各司)의 노비 분정(分定)이 어떻게 되었느냐."
고 물으니, 김점이 아뢰기를,
"자은(慈恩)·천태(天台) 양종은 성안에 절이 없으니, 마땅히 장의(藏義)·중흥(中興) 두 절을 양종에 나누어 붙이고, 다른 예에 따라 노비를 나누어 정함이 옳을 것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도성 밖에는 비록 개경(開慶)·연경(演慶) 두 절이라도 노비를 주지 않았는데, 어찌 장의·중흥에만 나누어 주리요."
하니, 점이 다시 아뢰기를,
"경고사(京庫寺)는 비록 작으나, 역시 자은종(慈恩宗)에 소속된 절이니, 노비를 줄 것이며, 천태종(天台宗)은 비록 성안에 절이 없으나, 모화루(慕華樓) 동구(洞口)에 소속된 초막(草幕)이 있으니, 마땅히 고쳐 세워 절로 만들고 노비를 줌이 옳을 것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지금 사사(寺社)의 노비를 혁파하는 때로서, 만약 성외에 있으면, 비록 큰 절이라도 노비를 주지 않음이 전례인데, 어찌 반드시 절을 고쳐 지어 가지고 노비를 줄 것인가. 만약 부득이 하면, 한 종 내에서 성중에 두 절을 둔 것이 있으면, 절이 없는 종에 나누어 붙이고 노비를 주는 것이 가하다."
하고, 인해서 원숙에게 명하여 다시 의정부와 의논해서 아뢰라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7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2책 367면
- 【분류】사상-불교(佛敎) / 신분-천인(賤人) / 행정(行政)
○上問: "京中五敎兩宗, 各司奴婢分定何如?" 金漸啓曰: "慈恩、天台兩宗, 於城內無寺。 宜以藏義、中興二寺, 分屬兩宗, 依他例, 分定奴婢。" 上曰: "都城外雖開慶、演慶, 亦不給奴婢, 豈可分給藏義、中興乎?" 漸復啓曰: "京庫寺雖小, 亦慈恩宗屬寺也, 可給奴婢。 天台宗雖於城內無寺, 慕華樓洞口有所屬草幕, 宜給奴婢, 改建爲寺。" 上曰: "今當革寺社奴婢之時, 苟在城外, 則雖大寺, 例不給奴婢, 何必改建爲寺而給之? 若不得已則一宗內, 於城中有二寺者, 分屬無寺之宗, 以給奴婢可也。" 仍命元肅, 更議于政府以啓。
- 【태백산사고본】 3책 7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2책 367면
- 【분류】사상-불교(佛敎) / 신분-천인(賤人) / 행정(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