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왕이 유정현 등과 대마도를 설유하는 방책을 의논하다
수강궁에 문안하였다. 상왕이 유정현·박은·이원·허조·신상(申商)들을 불러, 대마도의 〈투항을〉 설유(說諭)하는 방책을 의논하니, 다들 말하기를,
"마땅히 이렇게 설유해야 합니다. ‘너희 섬 사람들은 시초에는 도적질하는 것을 일삼아 우리 땅을 침범하여 노략질을 하다가, 그 후 종정무(宗貞茂)가 사람을 보내 항복하겠다고 빌기에, 우리는 차마 그를 끊어버릴 수 없어, 그가 하고자 하는 대로 따른 지가 여러 해 되었다. 지금 또 도적질을 하여, 사단을 일으켰기에, 병선을 보내 그 처자들을 잡아 오게 명했더니, 너희들은 명령에 항거하여, 제각기 험한 곳을 이용하여 싸웠다. 〈이 싸움은〉 양쪽이 다 불리했다. 만약에 다시 병선을 천 척 내지 5, 6백 척을 보내 드나들며 공격하면 스스로 굶주림과 곤란을 초래하여 죽게 됨을 〈곧 그 자리에서〉 면치 못할 것이다. 지금 네가 와서 수호(修好)하기를 빈다마는, 앞서도 수호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나, 그같이 흔단(釁端)을 일으키니, 어찌 믿을 수 있겠느냐. 반드시 종준(宗俊) 등이 친히 와서 투화한다면, 그 때에는 너희들이 항복하는 것을 허락해 주고, 큰 〈공이 있는〉 자는 벼슬을 살게 하고, 작은 자는 백성이나 되게 하여, 너희들의 원하는 바를 들어 주어 생업에 안정하게 하여 줄 것이니, 너는 돌아가서 도민(島民)들이 깨닫도록 일러주고 속히 와서 보고하라. 11월까지 기다려도 보고해 오지 않는다면, 우리도 영영 투항해 오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겠다. ’고 말해서, 병조와 예조가 함께 설유하여 보내도록 할 것입니다."
하니, 상왕은 그 방법이 옳다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5권 24장 B면【국편영인본】 2책 341면
- 【분류】외교-왜(倭)
○壬午/朝壽康宮。 上王召柳廷顯、朴訔、李原、許稠、申商等, 議招諭對馬之策, 僉(三)〔云〕 : "當諭之云: ‘汝島之人, 初以作賊爲事, 侵掠我疆。 其後宗貞茂遣人乞降, 我不忍絶之, 從其所欲, 蓋有年矣。 今又作賊生釁, 命遣兵船, 捕其妻孥, 汝等拒命, 各因地險戰, 兩不利。 若再遣兵船, 或千餘艘, 或五六百艘, 出入攻之, 自致飢困以死, 可立待也。 今汝來乞交好, 然前此非不交好, 而構釁如此, 豈可信哉? 其必如宗俊等親來投化, 乃許其降, 大者爲官, 小者爲民, 聽其所願, 使安生業。 汝往曉諭島人, 其速來報。 待十一月不報, 吾亦以爲永不來投矣。’ 以此爲辭, 令兵曹、禮曹同諭遣之。" 上王然之。
- 【태백산사고본】 2책 5권 24장 B면【국편영인본】 2책 34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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