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 5권, 세종 1년 9월 28일 경오 3번째기사
1419년 명 영락(永樂) 17년
상왕이 수강궁이란 궁명이 송나라 광종의 궁명이었음을 지적하다
상왕이 박은·이원들에게 말하기를,
"수강궁은 송나라 광종(光宗)의 궁 이름이오. 지금 이름을 취해서 우리 궁의 이름으로 한 것은 무엇 때문이오."
하니, 은(訔) 등이 아뢰기를,
"홍범(洪範)079) 에 수(壽)라고 하고 강(康)이라고 한 글자가 들어 있다는 것만을 알고 있었을 뿐이옵고,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하였다. 상왕이 말하기를,
"광종이 격분한 끝에 병이 나서 수강궁에 6년 동안 피해 있다가 붕(崩)하였소. 이 일은 《송감(宋鑑)》080) 에 보이오."
하니, 박은 등이 아뢰기를,
"대신 노릇을 하는 자는 마땅히 글을 널리 알아야 하옵는데, 신들은 배우지 못한 탓으로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예조로 하여금 자세히 연구하여 고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하였다. 상왕이 말하기를,
"고친다면, 기국(氣局)이 좁아지는 것이니, 고칠 것 없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5권 20장 B면【국편영인본】 2책 339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