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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4권, 세종 1년 7월 12일 을묘 3번째기사 1419년 명 영락(永樂) 17년

천추사 통사 김청이 가져온 상서의 현현에 관한 예부의 자문과 왜적 토벌 상황

천추사(千秋使) 통사(通事) 김청(金聽)북경으로부터 돌아와 계하기를,

"예부에서 자문(咨文)이 내렸는데, 이르기를,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제가 위로는 널리 제도(濟度)하는 큰 재[大齋]를 수건(修健)하여, 황고 태조 고황제(皇考太祖高皇帝)황비 효자 고황후(皇妣孝慈高皇后)의 하늘에 계신 영혼에 천(薦)하고, 아래로는 모든 백성을 위해서 복을 빌고, 일체 죽은 영혼까지도 널리 제도하며, 지극한 효도와 순일한 정성이 천지에 감동하여, 신명이 협응(協應)하고 아름다운 상서가 여러 번 나타나며, 천화(天花)030) 가 상서를 드리고, 원광(圓光)이 하늘에 비치며, 감로(甘露)가 내리고 예천(醴泉)이 솟아오르도다. 또 절강(浙江)의 해당(海塘) 제안(堤岸)이 매년 조수의 충격을 받아 가옥을 쓸어 표류케 하였다. 관원을 보내시어 동해의 신에게 유고(諭告)하고 제사하니, 제사가 끝난 뒤에 모랫길[沙塗]이 홀연히 〈길이가〉 40여 리나 열리고, 넓이가 30여 장(丈)이나 넓어지니, 조수물이 얕아지고 누그러져서, 백성이 편히 살게 되었고, 또 수주성(壽州城) 밖의 비하(淝河)가 막힌 지 오래되어, 수세가 가득히 차서 성과 담이 무너지게 되었더니, 여러 부처와 세존(世尊)과 여래(如來)와 보살과 명칭가곡(名稱歌曲)을 보내시와, 고을[州]에 이르니, 홀연히 밤에 인마(人馬)의 달리는 소리가 들리는지라, 곧 일어나서 보니, 아무 형적도 없고, 날이 밝아지매, 다만 한 하수가 보이며, 그 하수에는 돛대 하나 통할 만하였는데, 물 형세가 약하여지니, 거민(居民)들은 다 편안히 살며, 생업을 즐길 수가 있게 되었으니, 이것은 다 황상의 지극한 어짐과 성한 덕이 밝아서 그 정성에 감응된 까닭이라 할 것이며, 실로 국가 만만년의 태평한 경사요, 천하의 인민들이 다 같이 무궁한 복을 힘입을 것이다. 또 총병관(摠兵官) 정이 장군(征夷將軍) 풍성후(豊成侯) 이빈(李彬)이 아뢰기를, 「교지(交趾) 신안부(新安府) 정안주(靖安州) 신안현(新安縣) 대원산(大圓山)에 하늘에서 상서로운 코끼리를 낳았[生]으니, 그 모양이 구슬 같기도 하고, 그 성질은 옥처럼 아름답기도 하여, 깨끗하고 빛나서, 절하고 꿇어앉으며, 나가고 물러감이 안적순량(安適馴良)하였다.」 하고, 또 순천부(順天府)에서 아뢰기를, 「뜰앞 홰나무 위에서는 흰 까마귀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데, 눈같은 흰 깃과 서리같은 흰 털이 하나도 섞인 것이 없다.」 하니, 옛 사적에 상고해 보면, 이것이 다 황상의 지극한 덕과 큰 효성으로 천지와 종묘에 감격한 소치이니, 진실로 높은 상서이며, 천만년에 드물게 볼 수 있는 것이라.’ 하 였습니다."

하고, 청(聽)이 또 계하기를,

"왜적금주위(金州衛)를 범해서 도적질하니, 도독(都督) 유강(劉江)이 복병(伏兵)으로 유인하고 수륙으로 협공하여, 사로잡은 것이 1백 10여 명이요, 목벤 것이 7백 여 급(級)이매, 적선 10여 척을 빼앗아 수레 5량(輛)에는 수급(首級)을 싣고, 50량에는 포로를 실어서 다 북경에 보내었는데, 이런 광경을 이 노상에서 직접 보고 왔나이다."

하였다. 상왕이 이에 지인(知印) 이호신(李好信)을 보내어 유정현에게 선지를 내리기를,

"대마도를 다시 토벌하는 것을 중지하게 하고, 장수들로 하여금 전라, 경상도의 요해처에 보내어, 엄하게 방비하여, 적이 통과하는 것을 기다렸다가 추격하여 잡게 하라."

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4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2책 325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군정(軍政) / 사상-불교(佛敎) / 과학-생물(生物)

  • [註 030]
    천화(天花) : 천상에서 내리는 묘한 꽃.

○千秋使通事金聽回自北京啓: "禮部咨呈: ‘欽惟皇上修建普度大齋, 薦皇考太祖高皇帝、皇妣孝慈高皇后在天之靈, 下爲天下蒼生祈福及普度一切冥靈, 至孝純誠, 格于天地, 神明協應, 屢現嘉禎, 天花薦瑞, 圓光燭霄, 甘露下垂, 醴泉騰湧。 又浙江海塘堤岸, 連年被潮水衝激, 漂蕩廬舍。 欽蒙遣官諭祭東海之神, 祭畢, 沙塗忽漲四十餘里, 闊三十餘丈, 潮勢低緩, 民獲安居。 又壽州城外淝河壅塞年久, 水勢瀰漫, 衝激城垣, 欽蒙頒降諸佛、世尊、如來、菩薩, 名稱歌曲到州, 忽夜聞人馬馳聲, 隨卽起看, 但無形迹, 天明, 但見一河可通舟楫, 水勢退落, 居民咸獲安生樂業, 此皆皇上至仁盛德, 昭格感孚之所致, 實國家萬萬年太平之慶, 天下人民咸賴無窮之福。’ 又摠兵官征夷將軍豐城侯 李彬奏: ‘交趾 新安府 靖安州 新安縣 大圓山, 天生瑞象, 瓊姿玉質, 瑩潔光明, 拜跪進退, 安適馴良。’ 又順天府奏: ‘庭前槐樹上, 産育白烏, 雪羽霜毛, 純然不雜。’ 考稽載籍, 斯皆本於皇上至德大孝, 感格天地、宗廟所致, 誠爲上瑞千萬歲之罕遇也。"

又啓: "倭賊金州衛, 都督劉江設伏以誘之, 水陸夾攻, 生擒百十餘人, 斬七百餘級, 奪賊船十餘艘。 以車五兩載首級, 五十兩載俘, 悉送于京。 於路上目見而來。"

上王乃遣知印李好信, 宣旨於柳廷顯, 罷再征對馬之擧, 令(詣)〔諸〕 將於全羅慶尙道要害處, 嚴備以待, 賊過追捕。


  • 【태백산사고본】 2책 4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2책 325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군정(軍政) / 사상-불교(佛敎) / 과학-생물(生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