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이 막 돌아온 수군을 돌려 다시 대마도 치는 것이 득책이 아님을 고하다
우의정 이원이 상왕에게 계하기를,
"지금 대마도를 치러 갔던 수군이 돌아와서 해안에 머물러 있으니, 또 명하여 대마도에 다시 가서 맞아 치라는 계책을 득책(得策)이라 할 수 있으나, 군사들의 예기(銳氣)가 이미 쇠하고 선박의 장비가 또한 파손되었고, 더구나 천후가 점점 바람이 높으니, 멀리 불측한 험지를 건너가다가 혹 생각치 않은 변이 있으면, 뉘우쳐도 따를 수 없을 터이니, 바람이 평온해지기를 기다려 군사를 정제(整齊)하여, 다시 쳐도 늦지 않습니다."
하니, 상왕이 그렇게 여겨 박은에게 의논했는데, 은이 먼저 정한 계책을 고집하고 이 시기를 놓치는 것이 불가하다 하니, 상왕이 다시 은에게 묻기를,
"옛적에 주공(周公)이 완고한 백성에게 일러서 깨우치기를 여러번 했다. 성인의 덕으로도 오히려 이와 같이 했으니, 조그마한 작은 섬놈들이 은혜를 저버리고 죽을 죄를 범한지라, 내가 글로써 이르는 말로 알아듣도록 타일러 주고서, 그래도 오히려 마음을 고치지 아니하거든, 군사를 동원하여 다시 치는 것이 무엇이 덕에 해가 될 것인가."
하였으나, 은이 또한 고집하여 듣지 아니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4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2책 325면
- 【분류】외교-왜(倭) / 군사-군정(軍政) / 군사-전쟁(戰爭)
○右議政李原啓上王曰: "今征對馬島舟師回泊于岸, 又命復至對馬島迎擊之策, 可謂得矣。 然士卒銳氣旣衰, 舟(揖)〔楫〕 機械又弊, 加以天漸風高, 遠涉不測之險, 倘有不虞, 悔不可追。 更待風和, 整軍復征, 未爲晩也。" 上王深以爲然, 議諸朴訔, 訔堅執前策, 以爲不可失機。 上王復問於訔曰: "昔周公告諭頑民, 至再至三, 以聖人之德, 尙且如此。 今蕞爾小島, 背恩干誅, 予以文告之辭開諭, 猶不悛心, 擧兵復加, 何損於德?" 訔亦執不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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