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절 표문에 절할 때의 임금의 복장에 대해 논의하다
하성절사(賀聖節使) 이지숭(李之崇)이 길을 떠났다. 임금은 처음에 편복으로 성절(聖節)을 축하하는 표(表)에 절하는 예를 행하고자 하므로, 지신사 원숙이 이미 각 관원에게 선고하였는데, 좌대언 김익정(金益精)이 뒤에 당도하여, 우대언 이수(李隨)에게 말하기를,
"공은 사랑을 받은 적이 가장 오래되어 여러 신하와 같지 않고, 또 예방(禮房)이 되었으니, 지금 고명(顧命)을 새로 받은 뒤에 있어 표에 절하는 예식을 편복으로 거행할 수 없는 것인즉, 전하를 위하여 어찌 아뢰지 않는가."
하니, 원숙은 말하기를,
"대단한 관계도 아닌데, 반드시 주청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하였다. 김익정은 말하기를,
"대국을 섬기는 예에 대하여 어찌 대단한 이해가 없다고 하는가."
하니, 좌부대언 윤회는 이수더러 이르기를,
"옛날 모용황(慕容皝)이 연왕(燕王)이 되자, 장사(長史) 유상(劉翔)을 진(晉)나라에 보내어 조회하니, 진나라 황제는 유상을 인견하고 하문하기를, ‘모용 진군(慕容鎭軍)이 평안하냐. ’고 하니, 유상은 아뢰기를, ‘신을 보내는 날에 조복(朝服)을 입고 주장(奏狀)에 절을 했습니다.’ 하였다. 그래서 역사가는 그 말대답을 잘 했다고 칭찬하였다. 지금 전하께서 평안하신데, 어찌 편복으로 표에 절해서 될 일이냐."
고 이수가 드디어 아뢰니, 임금은 곧 면복을 입고 표에 절하는 것을 의식과 같이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3권 12장 B면【국편영인본】 2책 301면
- 【분류】외교-명(明) / 역사-고사(故事)
○賀聖節使李之崇發行。 上初欲以便服拜表, 知申事元肅已宣告百官矣, 左代言金益精後至, 謂右代言李隨曰: "公受知最舊, 不與群臣同, 且爲禮房。 今當新受誥命之後, 拜表之禮, 不可以便服行事, 盍爲殿下請之?" 肅曰: "此無大得失, 不必請之。" 益精曰: "事大之禮, 何得言無大得失乎?" 左副代言尹淮謂隨曰: "昔慕容皝之爲燕王也, 遣長史劉翔朝于晋, 晋帝引見翔, 宣問慕容鎭軍平安, 翔曰: ‘臣受遣之日, 朝服拜章。’ 史氏稱其善於辭命。 今殿下平安, 豈可以便服拜表乎?" 隨乃入啓, 上卽以冕服拜表如儀。
- 【태백산사고본】 2책 3권 12장 B면【국편영인본】 2책 30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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