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1년 태상왕의 존호를 올리다
〈세종 3년(1421년) 9월〉 12일[壬申]에 태상왕(太上王)의 존호(尊號)를 올리었다. 그 옥책문(玉冊文)은 이러하였다.
"국왕(國王) 신(臣) 【휘(諱).】 은 계수(稽首) 재배(再拜)하며 삼가 책문(冊文)을 받들어 상언(上言)합니다. 공손히, 성덕(聖德)이 지극히 높으므로 추숭(推崇)하려 한들 더할 수가 없고, 신공(神功)이 지극히 크므로 보효(報效)555) 하려 한들 무엇으로 베풀겠습니까? 오직 휘칭(徽稱)만이 성대하고 아름다운 공덕을 거의 밝게 하는 것입니다. 공손히 생각하건대, 상왕 전하(上王殿下)는 나라를 이루는 계책을 세우시고, 사직(社稷)을 안정시키는 기틀을 결행하시어, 어버이를 사랑하고 형(兄)을 공경하다가 생민(生民)을 위하여 극위(極位)에 오르셨습니다. 교린(交隣)하고 사대(事大)하여 세상의 도리를 돌이켜서 평화로운 시대에 이르게 하였고, 제사를 지내는 데 신령이 살아 있는 것같이 정성을 다하시고, 정사(政事)를 베푸는 데 무고(無告)한 무리를 먼저 하시었습니다. 하늘과 땅이 덮어 주고 실어 주는 듯이 하니, 온갖 동물·식물들이 모두 요(堯)임금 같은 인정(仁政)속에 자라나고, 일월(日月)이 바르고 밝으니, 사도(邪道)와 정도(正道)가 순(舜)임금 같은 슬기 안에 저절로 나타났습니다. 종사(宗社)의 부탁(付托)을 이어받은 것을 생각하여 항상 걱정하고 부지런함이 절실한데, 비록 책례(冊禮)를 이미 베풀었으나 오히려 신의 마음에 부끄러움이 있어 이에 존호(尊號)를 더하는 호(號)를 올려 아름다움이 돌아가는 의례(儀禮)를 폅니다. 신은 대원(大願)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책보(冊寶)를 만들어 존호(尊號)를, ‘성덕 신공 태상왕(聖德神功太上王)’이라 올립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태상왕(太上王) 전하는 아울러 길러 주시는 자애(慈愛)를 베풀고 너그럽게 용납하는 도량을 보이어서 여망(輿望)을 굽어 따르소서. 일곱 자의 큰 이름을 굽어 받으시고 하늘이 주는 아름다운 복(福)을 성하게 맞아서 길이 만년의 성수(聖壽)를 누리소서. 신(臣) 【휘(諱).】 은 진실로 기뻐하고 진실로 기뻐하면서 계수(稽首) 재배(再拜)하고 상언(上言)합니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36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2책 248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어문학-문학(文學)
- [註 555]보효(報效) : 은혜에 보답함.
○〔今上三年辛丑九月〕 壬申, 上太上王尊號, 其玉冊文曰:
國王臣諱稽首再拜, 謹奉冊上言。 恭以聖德極尊, 推崇無上; 神功至大, 報效何施? 唯有徽稱, 庶昭盛美。 恭惟, 上王殿下建開邦之策, 決定社之機。 愛親敬兄, 爲生民而立極; 交隣事大, 回世道以底平。 修祀盡如在之誠; 發政先無告之類。 乾坤覆載, 動植咸囿於堯仁; 日月貞明, 邪正自形於舜智。 念承付托, 常切憂勤。 雖冊禮之已陳, 尙臣心之有慊。 爰上加尊之號, 用申歸美之儀。 臣不勝大願, 謹奉冊寶, 上尊號曰聖德神功太上王。 伏惟, 太上王殿下垂竝育之慈, 擴優容之度。 曲從輿望, 俯受七字之鴻名; 茂迓天休, 永享萬年之聖壽。 臣諱誠懽誠抃, 稽首再拜上言。
- 【태백산사고본】 16책 36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2책 248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