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 34권, 태종 17년 8월 12일 을미 3번째기사
1417년 명 영락(永樂) 15년
김빈길의 아들 김하가 휼양전 문제로 상서하다
김빈길(金贇吉)의 아들 김하(金何)가 상서(上書)하였는데, 대략은 이러하였다.
"신이 나이 어렸을 때부터 처부(妻父) 장합(張合)과 함께 살아 왔는데, 아비의 과전(科田)을 휼양전(恤養田)622) 으로 먹었습니다. 신의 나이 이미 18세가 되어 상은(上恩)을 입어 8품직을 받았는데, 호조(戶曹)에서 직(職)에 준하여 과전을 주고 남은 전지를 다른 사람에게 허락하려 하니, 걱정이 심합니다. 신의 나이 20세가 되지 못하였으니, 빌건대, 주어서 휼양하게 하소서. 만일 휼양하는 것이 공사(公事)에 해가 된다면 처부는 다만 과전 5결(結)을 받았으니, 빌건대, 처부의 과전에 옮겨 주소서."
대언(代言) 하연(河演)이 아뢰니, 임금이,
"전제(田制)는 허물어뜨릴 수 없다. 만일 김빈길(金贇吉)이 국가에 공이 있다면 그 자손을 먹여 주어도 해로울 것이 없지마는, 처부(妻父)에게 옮겨 준다는 말은 이것이 무슨 법인가? 경 등은 어째서 시비를 살피지 않고 아뢰는가?"
하고, 인하여 승정원(承政院)에 명하여 휼양(恤養)하는 편부(便否)를 의논하게 하였다.
조말생(趙末生)이 아뢰기를,
"입법(立法)하는 일은 억설(臆說)로 아뢸 수 없으니, 청컨대, 주장관(主掌官)에 내리어 의논하소서."
하니, 명하여 육조(六曹)에 내리어 의논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34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2책 182면
- 【분류】농업-전제(田制) / 인사(人事)
- [註 622]휼양전(恤養田) : 나라에서 나이 어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지급하던 토지.